화이자 코로나 백신 "예방효과 90%" 기대 훌쩍..."장기간 안전성·효능 입증 과제"

건강·의학 / 류수근 기자 / 2020-11-10 14:14:48
외부 전문가 패널 중간결과 발표서 기대이상 효능
11월 중 FDA 긴급승인 신청글로벌 증시 급등
'바이든 랠리'까지 겹쳐 다우 장중 최고가 신기록
팬데믹 타격 여행주 등 폭등...코로나 수혜주 IT는 큰 폭 하락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함께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중간 결과가 발표됐다.

이에 미국과 유럽 증시를 크게 밀어올렸고 항공·레저 등 우리나라 주식시장도 관련주들이 급등하는 등 긍정적인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코로나19 타격으로 부진했던 여러 업종이 백신 개발 가속을 계기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화이자는 9일(현지시간) 3상 임상시험 참가자 중 코로나19에 감염된 94명을 분석한 결과 자사 백신이 코로나19 예방에 90% 이상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는 독립적인 외부 전문가 패널인 '데이터 감시위원회'가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3상 시험에 관해 내놓은 중간 결과다.
 

▲ 화이자 로고와 코로나19 백신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여기에는 미국과 해외 5개국에서 총 4만3538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3상 시험에서 초기에 발생한 94명의 확진자를 분석한 내용이 담겼다.

최종 수치는 달라질 수 있겠지만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효험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이목을 집중시킨다. 이 소식에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5% 폭등 출발하는 등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들썩였다.

CNBC방송은 그동안 과학자들이 최소 75% 이상의 효과를 가진 코로나19 백신을 기대해왔다고 전했다. 앞서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도 50∼60% 정도만 효과적인 백신도 그런대로 괜찮다고 밝힌 바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독감 백신은 감염 위험을 40∼60% 낮춰준다. 비록 중간 결과이기는 하지만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이 90% 이상의 효과를 갖는다면 일반 독감 백신의 두 배에 가까운 효험이다. 이는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이 홍역 백신(93% 효과)만큼 예방 효과가 강력하다는 뜻이어서 전문가들도 놀라고 있다.

그간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임상시험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코로나19 백신을 투여하고, 나머지 그룹에는 플라시보(가짜 약)를 투여했다.

그 결과 두 실험군을 통틀어 현재까지 94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이 중 백신을 접종한 참가자 비중은 10% 미만에 그쳤다는 것이다. 임상시험에서 나온 확진자의 90% 이상이 플라시보를 투여한 실험군서 발생했다는 뜻이다.

▲ 백신 개발 임상시험 단계. [그래픽= 연합뉴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감염률 신기록이 세워지고 병원 수용능력이 한계에 가까워지고 경제 재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 세계가 백신을 가장 필요로 할 때 우리가 백신 개발에서 중요한 이정표에 도달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또 "전세계에 이 글로벌 보건 위기를 끝내는 데 도움을 줄 돌파구를 제공하는 데 한 걸음 가까워졌다"며 몇 주 안에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에 관한 추가 데이터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불라 CEO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우리가 터널 끝에서 마침내 빛을 볼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100년간 가장 중대한 의학적 발전이 될 거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지난 7월 27일 시작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3상 시험은 총 164명의 확진자가 나올 때까지 진행될 방침이다.

화이자는 백신 안전에 관한 데이터를 점검한 뒤 11월 셋째주 미 식품의약국(FDA)에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할 방침이며, 현재까지 심각한 안전 우려는 관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올해 말까지 1500만∼2천만명에게 접종할 수 있는 분량(2회 투여 기준)의 백신을 제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내년에는 13억회 투여분을 만들어낼 전망이다.


이대로 백신이 완성될 경우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처음 발병한 지 12∼18개월만으로 세계 백신 개발사에서 최단 기록을 새로 쓰게 된다. 지금까지 최단기간에 개발된 백신은 지난 1967년에 4년여 만에 승인된 볼거리 백신이라고 CNBC는 전했다.

 

주말 사이에 나온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당선 확정 소식에다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의 기대이상 효과 소식은 글로벌 증시에 큰 호재로 작용했다.
 

▲ 페이스 마스크를 쓴 한 여성이 9일(현지시간) 뉴욕 증권거래소 부근을 겆고 있다. [사진= UPI/연합뉴스]

9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34.57포인트(2.95%) 급등한 2만9157.9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전장보다 41.06포인트(1.17%) 오른 3,550.50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코로나 수혜주가 많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81.45포인트(1.53%) 하락한 1만1713.78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장중 한때 전장 대비 1600포인트 이상 폭등한 2만9933.83까지 고점을 높이며, 장중 가격 기준 신기록을 썼다. S&P500 지수와 나스닥도 장중 기준 신고점을 기록했다.

뉴욕증시보다 먼저 개장한 유럽 주요국 증시도 이날 장중에 전해진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백신 희소식에 일제히 폭등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7.57% 급등한 5,336.32로,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4.94% 오른 1만3095.97로 각각 장을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도 4.67% 상승한 6186.29로 장을 끝냈고,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50 지수는 3407.91로 6.36% 상승 마감했다.

하지만 백신의 장기간 안전성과 효험이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화이자 백신의 중간 결과에 너무 들떠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특히 백신의 효능이 얼마나 유지될지는 미지수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지적했다.

기대를 뛰어넘은 예방률을 보였다는 화이자 백신이 보완해야할 점들도 있다.

우선 이번 자료는 실험보고서나 학술지 논문이 아닌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돼 신뢰성을 확보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또 백신이 얼마나 지속할지 노인과 어린이에게 효과 있을지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향후 부작용 여부도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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