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윤중현 기자]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이달 들어 불과 보름 사이 벌써 3조원 가까이 불었다.
금리가 빠른 속도로 떨어지면서, 돈을 빌려 주택이나 주식 등 자산을 사들이는 '레버리지(차입) 투자'의 불씨가 살아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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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여기에 7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시행에 앞서 미리 대출을 받아두려는 선수요도 겹쳐 다음 달까지 가계대출 증가세는 쉽게 꺾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7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시행에 앞서 미리 대출을 받아두려는 선수요도 겹쳐 다음 달까지 가계대출 증가세는 쉽게 꺾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이 이달 들어 15일까지 보름 만에 2조8979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5월 전체로는 약 5조8000억원의 증가가 예상된다. 지난달 증가액 4조5337억원보다 1조3000억원 가량 늘어난 규모로, 지난해 8월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지난해 하반기 금리 인상과 규제 강화로 감소세를 보이다 올해 1월에는 전월 대비 4762억원 감소했으나, 2월부터 증가세로 전환돼 3월 1조7992억원, 4월 4조5337억원 증가했다.
대출 유형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15일 기준 591조1678억원으로 4월 말 대비 1조7378억원 증가했으며, 신용대출도 103조5870억원으로 1조939억원 늘어 이미 4월 전체 증가액(8868억원)을 초과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급증세의 주요 원인으로 금리 하락을 지목하고 있다. KB국민은행 기준 신용대출 금리(3.57~4.57%)는 2021년 10월 말 이후 약 3년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와 고정금리도 각각 지난해 6월과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금리 부담이 크게 경감되면서 대출을 활용한 자산 투자 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금리 하락과 더불어 지난 2월 서울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 규제 완화 조치가 시행되면서 2~3월 ‘영끌’ 주택 거래가 급증했으며, 이러한 효과가 시차를 두고 현재의 가계대출 증가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특히 3월 주택 거래량이 많았던 영향이 2~3개월 후인 5월 가계대출 통계에 더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미국 관세정책 관련 불안으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빚투’(빚내서 투자) 현상도 확산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시중은행에서는 마이너스통장을 포함한 신용대출이 뚜렷하게 증가하는데, 주식이나 가상화폐 투자 자금 수요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금리 하락세가 지속되고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높은 상황에서, 7월에 예정된 3단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시행 전 선수요 효과까지 더해져 가계대출 증가세는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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