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AI 전담조직 꾸린 '병협'…의료기기업계 "현장 적용성·책임 기준 필요"

제약·바이오 / 김민준 기자 / 2026-06-29 15:25:31
AI전략사업국 신설·디지털정보혁신위 개편…병원계 디지털 전환 지원
상급종합병원 넘어 중소병원 적용 관건…표준 연동·보안 인증 지원 필요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대한병원협회가 의료 인공지능(AI)과 디지털헬스케어 대응을 전담할 조직을 신설하며 병원계의 AI 전환 지원에 나섰다.

 

의료 AI가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환자 안전성을 높이는 보조 인프라로 주목받는 가운데, 병원 간 기술 격차 해소와 전자의무기록(EMR) 표준화, 의료데이터 연계 체계 구축이 의료체계 혁신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대한병원협회가 병원 디지털 전환 기반 마련에 나선다. [사진=챗GPT4]
 

29일 대한병원협회(이하 협회’)에 따르면 협회는 기존의 미래헬스케어위원회와 정보화추진위원회를 통합해 디지털정보혁신위원회로 개편하고, ‘AI전략사업국을 신설했다. AI전략사업국의 수장으로는 최금숙 국장을 선임했다.

 

이번 조직 개편은 AI와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의료환경에 선제적으로 병원들이 미래 의료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이뤄졌다.

 

협회는 정부가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 등을 통해 국내 의료체계에 필요한 의사인력을 추계하는 과정에서 AI와 디지털 의료기기의 도입·활용 근거가 함께 논의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 병원 규모나 재정 여건에 따라 AI 도입 격차가 벌어지지 않도록 회원병원의 디지털 전환 기반 마련에도 힘을 보탤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병원별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이 서로 호환되지 않아 환자가 병원을 옮길 때마다 진료자료를 별도로 복사해 제출해야 하는 불편을 줄이는 데도 초점을 맞춘다. 협회는 정부와 함께 통합 시스템 및 표준화된 의료데이터 연계 체계 마련을 추진할 계획이다.

 

의료기기업계에서는 이번 대한병원협회의 조직 개편과 관련해 병원계가 의료 AI를 개별 병원의 선택적 도입을 넘어, 의료체계 전반의 혁신 과제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두고 있다.

 

의료기관 간 AI 기술 격차 해소와 EMR 표준화, 의료데이터 연계 체계 구축 등은 의료 AI 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기반이기 때문이다.

 

특히 관련 기업들은 의료 AI를 의료진 대체 수단이 아니라 업무 부담을 줄이고 환자 안전성을 높이는 보조 인프라로 보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의료 AI가 환자 상태 확인, 진료기록 작성, 사전문진, 복약관리 등 반복 업무를 지원해 제한된 의료 인력이 보다 효율적으로 진료할 수 있도록 돕는 현실적 보완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은 AI 기반 스마트 병상 모니터링 시스템 씽크(thynC)’를 통해 입원 환자의 생체신호를 24시간 확인하고 이상 징후를 의료진에게 알림으로써 환자 상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음성인식 EMR 솔루션 ‘CL NOTE’를 연계해 진료기록 작성 부담까지 줄이고 있다.

 

의료 AI 확산 관건은 현장 적용성과 책임 기준

 

다만, 의료기기업계 일각에서는 의료 AI는 기술 자체의 우수성만으로 확산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만큼, 실제 의료진의 업무 흐름 병원 운영 환경 데이터 표준 제도적 보상체계와 함께 설계돼야 하며, 상급종합병원뿐 아니라 중소병원과 지역 의료기관에서도 활용 가능한 구조가 마련돼야 함을 지적했다.

 

이어 병원 규모에 따라 EMR 환경과 IT 인프라, 전담 인력, 예산 수준이 모두 달라 단일한 도입 방식만으로는 확산에 한계가 있으므로 의료기관별 여건에 맞춰 일부 병동이나 특정 진료과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하고, 이후 사용성과 효과가 확인되면 확대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라는 제언도 나왔다.

 

또한, 의료 AI는 환자 안전과 직접 연결되는 영역이기 때문에 정부와 함께 명확한 규제 기준과 책임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의료 AI를 의료진의 판단을 보조하는 도구로 보고 있으며, 최종 진단과 처방은 의료진의 전문적 판단 아래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업계 및 의료계의 시선이다.

 

AI 솔루션이 오진 또는 위험 신호 미탐지와 관련된 문제를 일으킬 경우에는 단순히 의료진에게만 책임을 전가하기보다는 솔루션의 허가 범위, 사용 목적, 제품 성능, 병원 내 운영 환경, 사용자 교육 여부, 사후관리 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제언도 제기됐다.

 

의료기기업계 한 관계자는 제조·개발사는 제품의 안전성, 성능, 설명자료, 업데이트 및 사후관리 책임을 져야 하며, 의료기관은 허가된 사용 목적에 맞는 운영 체계와 사용자 교육을 갖춰야 하고, 유통·사업화 파트너는 교육, 운영 지원, 사후관리 체계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의료 AI 규제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실제 의료현장 사용 데이터를 반영한 성능 검증 체계AI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성능 변경에 대한 합리적인 관리 기준신의료기술평가와 보험수가 등 시장 진입 제도의 예측 가능성데이터 활용과 개인정보 보호 사이의 균형 등이 꼽혔다.

 

이와 함께 정책적으로는 안전성과 유효성을 전제로 하되, 검증된 AI 솔루션이 의료현장에 빠르게 적용될 수 있도록 임상 실증, 수가 적용, 표준 연동, 보안 인증, 지역 의료기관 도입 지원 등이 함께 추진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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