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계열사 모빌리티 '분식회계' 혐의 '설상가상'

통신·미디어 / 이동훈 / 2024-02-23 15:15:27
금감원 '가맹택시 사업 매출 3천억 부풀린 혐의' 분식회계 간주
남부지검 등 강경 수사 기조, 김범수 호 총선 전 최대 위기 설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금융당국이 카카오모빌리티의 분식회계 혐의를 잡아 제재수순에 들어가면서 카카오가 갈수록 '설상가상'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카카오가 문어발식 확장 과정에서 여러 논란을 일으켜 정부와 여론으로부터 비판을 받는 가운데 분식회계 마저 사실로 굳어져 가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총선전 카카오모빌리티 사법리스크가 지배사인 카카오를 향한 검찰 수사로까지 확대되면, 카카오가 알짜배기 계열사인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자격을 잃게 될 수 있기에 사안의 중대성은 더해진다.


23일 IT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22일 오후 카카오모빌리티의 분식회계 의혹 관련 감리 결과를 담은 조치 사전통지서를 발송했다. 특히 이례적으로 가장 높은 양정기준인 고의 1단계를 적용했다. 또한 금감원은 카카오모빌리티의 류긍선 대표와 이창민 전 최고재무책임자(CFO)에게도 해임 권고와 직무장지 6개월을 권고했다.  

 

▲ 카카오 판교 신사옥 '카카오 아지트'  [사진=메가경제] 


이를 두고 업계는 금감원이 카카오모빌리티의 분식회계 혐의를 입증할 뚜렷한 정황을 포착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조사 진행 중인 사안인 관계로 상세한 설명을 덧붙이진 않았으나 "감리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 검토 단계가 남아있는 만큼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메가경제에 전했다.

이번 조치안이 감리위원회를 통과해 확정되면 금감원은 회사에 과징금을 부과하고 회사와 대표를 검찰 고발 조치하게 된다. 
 

◆ 카카오모빌리티 분식회계 정황 포착, 불똥은 다시 카카오뱅크로

지난해 11월 금감원은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택시 사업에서 매출을 부풀린 혐의를 포착했다.

운수회사가 운임의 20%를 케이엠솔루션(카카오모빌리티 자회사)을 통해 카카오모빌리티에 수수료를 주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운임의 16~17%를 운수회사에 돌려준다. 금감원은 이 경우 운임의 3~4%만을 매출로 계상했어야 한다고 보지만, 카카오모빌리티는 20% 전체를 자사 매출로 계상했다고 한다.

금감원은 이렇게 부풀려진 매출이 지난해에만 30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같은 해 직영택시 등 다른 사업부문까지 포함된 총 매출액(연결기준) 7915억원의 절반에 육박한다. 운수회사에 돌려준 수수료 금액은 실질적으로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에 해당하지 않는데 이것이 매출로 잡혔다면 이는 분식회계로 볼 여지가 있다는 것이 금감원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분식회계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파장은 카카오와 그 핵심 계열사로 번질 전망이다. 분식회계 관련 수사는 해당 범죄가 발생한 계열사 뿐만 아니라 연결 회계 기준에 따라 해당 기업집단의 최상위까지 확대되기 때문이다.

만일 카카오모빌리티가 형사처벌을 받는다면, 불똥은 카카오에서 디지털금융업 1위 카카오뱅크로 튀게 된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뱅크는 모두 카카오의 계열사이다. 카카오뱅크 대주주인 카카오가 법원에서 처벌받을 경우 카카오뱅크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생긴다.

인터넷은행특례법에 따라 인터넷은행의 지분 10%를 넘게 보유한 산업자본은 최근 5년간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지분을 27.17% 보유한 최대 주주이다. 그렇기에 카카오가 벌금형 이상을 받게 되면 6개월 안에 카카오뱅크 지분 10%만 남기고 나머지 17.17%를 다른 회사에 넘기거나 공개매각 해야 한다.

지난 1월 21일 카카오는 멜론앱, 카카오톡앱 등을 이용해 정기결제형 음악감상전용이용권 등을 판매한 후 소비자가 '일반해지' 외에 이용권 구입금액에서 이미 이용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환급받을 수 있는 '중도해지'도 신청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고객들에게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며 시정명령과 과징금 9800만원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부과 받았다.

카카오는 이에 불복해 이달 초 서울고등법원에 공정위를 상대로 ‘시정 명령 및 과징금 납부 명령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업계는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공정위를 상대로 법정 공방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 카카오, 알짜배기 카카오뱅크 잃는다면

카카오의 2023년 별도기준 연간 매출은 2조6262억원, 영업이익은 5674억이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 7%, 영업이익은 5% 상승한 수치이다. 영업이익룰은 21.6%다. 
 

그러나 계열사들의 실적을 반영한 연결기준을 살펴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카카오 연결기준 지난해 연간 매출은 8조1058억원, 영업이익은 5019억원으로 집계된다. 매출은 전년 대비 14%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1%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2020년 10.9%, 2021년 9.7%, 2022년 8.2% 그리고 지난해 6.2%를 기록하면서 지속적으로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다.

따라서 개별적인 카카오의 실적은 좋지만 계열사들의 실적은 악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런 와중에도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순이익 3549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785억원으로 35.5% 늘어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의 종속기업은 아니지만,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의 27.17%를 보유하고 있다. 지배기업은 피투자회사의 지분율 20%~50%를 보유하고 있다면 관계 회사로 보아 연결재무재표에 작성해야 한다. 이 경우 지분법 회계처리 대상이 되는데, 영업외 손익에 대한 지분비율만큼 지분법 손익으로 반영된다.

카카오뱅크가 종속 기업은 아니지만 카카오 연결기준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 카카오가 카카오뱅크를 잃게 되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 검찰로 분식회계 넘어가면 '저승사자' 남부지검 담당

사건이 검찰로 송치되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에서 사건을 담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남부지검은 합동수사단은 윤석열 정부 들어 다시 부활하며 카카오그룹 관련 수수와 불법 공매도 투자은행(IB) 사건을 전담하면서 주가를 올리고 있다.


권찬혁 부장검사 (금융조사1부), 박건영 부장검사(금융조사2부), 이정렬 부장검사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 등 에디슨모터스 주가조작사건, 초록뱀그룹 전 회장 등의 횡령 횡령·배임에서 비롯된 주가조작 사건과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시세조종 및 폭락 사태 수사 과정에서 두각을 나타낸 스타검사들이 즐비한 곳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SM엔터 시세조종과 관련해서도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를 구속 기소한 전력이 있는 만큼 남부지검이 사건을 맡는다면 카카오모빌리티로서는 실형을 피하기 위한 적잖은 출혈이 예상된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분식회계 혐의가 밝혀지면, 카카오도 수사를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했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이미 검찰은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을 포함해 다른 주요 경영진들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남부지검이 총선을 앞두고 국민들이 어느 정도 납득할만한 수사결과를 내놓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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