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러 제재 강화, 중국 석유화학업계 '발목'
유가 급등했지만, 국내 석유화학 'OPM 개선' 기대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미국의 대러시아 석유 수출 제재에 따른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란 예상이 대두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동안 중국 석유화학업체들은 저렴한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해 원가 절감 효과를 누렸지만, 미국의 강력한 제재로 인해 이러한 혜택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러시아산 원유 투입 비중이 전무한 실정으로 러시아 제재로 인한 유가 하락은 국내 정유업계와 석유화학업계에 시황 개선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에 원유 수입 금지 제재를 가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그림자 함대’라는 대형 유조선들을 이용해 중국과 인도로 수출용 원유 90%를 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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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러시아 석유 수입이 줄어들면서 국내 석유화학업계에 훈풍이 기대된다.[사진=픽사베이/ 재구성=메가경제] |
그림자 함대는 선박의 국적과 소유주를 숨기고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끄는 등 감시를 피하며 운행한다. 이러한 그림자 함대의 활약으로 중국과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의 주요 수입국이 되었다. 중국은 이 시기 덤핑 판매를 앞세운 밀어내기 수출로 글로벌 경제에 충격을 안겼다.
중국 석유화학 업체들도 배럴당 평균 10~20 달러 가량의 저렴한 러시아산 원유를 받아 쓰며 반사이익을 봤다.
반면 우리나라 석유화학 업체는 값싼 러시아산 원료 수입 길이 막히면서 지난 3년여간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됐다. 한국은 러·우 전쟁 직전까지 러시아산 납사(석유화학 기초연료)를 수입하는 1위 국가였다. 러시아 납사는 다른 지역 대비 톤당 30~40달러 저렴했다.
한국 대신 중국은 이 막대한 러시아산 납사를 쓸어담았고, 값싼 석유와 노동력을 더해 연간 1000만톤 수준이던 에틸렌 생산량을 2023년에는 5174만톤으로 늘렸다. 그리고 2024년 세계적인 석유화학제품 수출국으로 올라섰다.
동시에 한국 석유화학제품의 중국 수출 비중은 50%에서 2024년 30%대로 추락했다. NCC 평균 가동률도 70% 근접 수준까지 떨어졌다. 70%는 공장 가동을 위한 마지노선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도 반등 기회가 맞을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은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로 러시아 주요 석유 업체와 유조선, 이른바 ‘그림자 함대’ 선박 등에 대한 대규모 제재를 발표했다.
현재 중국은 제재 시행 시점과 적용 범위 등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산 원유를 실은 유조선들이 중국 근해에 머무르는 등 이미 제재의 여파가 나타나고 있으며, 중국 국내 디젤 가격 상승, 항만 운영 업체의 주의 당부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 유가가 급등하는 등 원유 시장이 불안정해지고 있다. 그러나 3월부터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정제마진 및 OPM(영업이익률)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1월 10일부터 미국이 러시아의 공식 유조선 및 그림자 함대를 2차 제재하며 중국 기업들의 수입 감소가 포착되고 있다”며 “중국은 납사의 90% 이상을 자국 정유사로부터 조달하지만, 3월부터 중국은 원료 및 연료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있기에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OPM +1~2%p의 개선될 가능성”을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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