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발언 상생금융 노력 더 필요하다는 뜻 해석
[메가경제=송현섭 기자] 국내 주요 금융그룹이 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지적에 따라 소상공인과 서민들의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상생금융’ 정책을 보다 확대·강화할 예정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이자 캐시백’ 프로그램을 통해 1000억원대 상생금융 지원에 나선다고 밝혔고 KB·신한·우리·NH농협금융 등 다른 금융그룹도 조만간 동참할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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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금융그룹이 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지적에 따라 소상공인과 서민들의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상생금융’ 정책을 보다 확대·강화한다. 서울 전경 자료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
특히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6개 금융협회장단·한국거래소 이사장과 만나 금융권에 경제의 허리를 지탱하는 자영업자·소상공인 부담을 줄이기 위한 특단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와 금융권이 합심해 좀더 체감할 수 있는 지원책 마련에 지혜를 모으자”며 “금융권의 역대급 이자수익 증대는 국민에게는 역대급 부담 증대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가 끝나자마자 대출금리가 올라 언제쯤 사정이 나아질지 기약하기 어렵다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의 하소연에 귀 기울여주기를 간곡히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사들의 역대급 실적이 혁신의 성과보다는 금리상승에 따른 이익수익이라는 점을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또 “성장률 회복이 아직 더딘 가운데 높은 가계부채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금융사 입장에서 외형성장도 중요하겠으나 가계부채 관리라는 국가적 중요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따라서 5대 금융지주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상생금융 확대·강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조만간 본격 시행에 착수할 방침이다.
우리금융그룹 역시 저금리 대환대출을 늘리고 소상공인에 대한 이자 부담 면제를 포함한 적극적인 상생금융 방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일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주재로 모든 계열사 대표들과 열린 상생금융 긴급대책 회의에서 깊은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무엇보다 임 회장이 국민과 약속한 상생금융을 꼭 지켜야만 한다고 주문해 지난 3월 상생금융 계획에 대한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실행에도 만전을 다하겠다는 것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상황은 다른 금융그룹도 마찬가지로 하나금융의 선제적 대응과 같은 수준으로 상생을 확대하려는 분위기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정부와 금융당국에서 정부의 역할과 책임을 은행들에게 떠밀자 불만이 여전한 상황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금융사들이 국민경제에 대한 역할과 사회적 책임을 무시할 수 없으나 정부에서 일방적인 매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그동안 금융사와 종사자들이 감내하고 솔선한 선의가 왜곡되는 것은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고금리로 인한 서민과 소상공인의 부담을 모르는 바 아니나 민간기업으로 본연의 목적은 정부와 당국의 정책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며 “시장 메커니즘에 따라 시스템적으로 움직이는 금리를 금융사가 의도적으로 조작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한편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사회공헌 활동의 4분의 1가량인 휴면예금을 아예 제외할 것을 권고했다. 청구권이 사라졌으나 엄연히 고객이 맡긴 돈을 공익목적에 쓰는 것은 사회공헌으로 볼 수 있냐는 논란이 있고 CSR(사회공헌활동)실적 부풀리기에 남용될 소지도 있다는 논리다.
따라서 주요 시중은행을 포함한 금융권은 추가로 사회공헌활동 규모를 늘려야만 하는 상황까지 직면하게 됐다. 일단 상생금융 확대의 대의를 수용하고 서민과 소상공인을 위한 금융지원 실천에 나설 주요 금융그룹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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