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레이다] 단기 부동자금 1800조 어디로

칼럼 / 송현섭 / 2024-04-19 15:12:17
시중 과잉유동성으로 '자산버블' 우려 확산
파킹계좌로 뭉칫돈 쏠려, 경기 활성화 저해

[메가경제=송현섭 기자] 경기침체와 적절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우리나라 단기 부동자금이 무려 1800조원에 달하고 가계부문에서 보유한 현금자산 역시 2424조5802억원 이르고 있다.


더욱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원을 찾는 최근 투자 트렌드에 따라 뭉칫돈이 파킹계좌로만 몰리는 현상이 계속 이어지는 상황이다. 경제의 활력을 가늠할 수 있는 자금의 흐름이 금융권 내에서만 맴돌고 있는 셈이다.
 

▲시중 유동성 관련 자료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단기 부동자금은 저축·정기예금, 고객 예탁금을 포함해 금융사에 적립된 1년미만 수신성 자금을 통틀어 말한다. 단기간 예치되기 때문에 투자자의 유동성 유지 측면에서는 좋을지 모르나 금리 격차나 환율 변동이 있을 때 다른 금융사나 투자처로 빠져나갈 수 있는 핫머니다.

역대 최고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단기 부동자금 규모는 불투명한 경기전망과 성장 잠재력을 가진 유망산업이 사실상 없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풍부한 유동성이 안전자산과 대체투자로만 쏠리고 장기 금융투자나 기업의 설비투자로는 이어지지 못해 안타깝다.

요즘에는 유가증권시장이든 부동산시장이든 관망세가 그야말로 대세라는 것이 한 금융권 관계자의 전언이다. 물론 통화량을 조절하는 한국은행조차 1년여 넘게 기준금리를 3.5%로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다는 것도 과잉유동성을 부추기는 요인이기도 하다.

이 와중에 최근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1400원대를 찍는 변화가 감지됐다. 수많은 대내외 변수가 있으나 일단 미국 달러의 강세 기조와 저평가된 원화 가치가 환율 급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미일 당국의 구두개입으로 환율이 급격하게 하락했는데 시장 메커니즘에 따라 적정 환율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지 가늠되지는 않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며 환율 안정화를 위한 충분한 재원과 수단을 갖고 있다고 발언했다.

무엇보다 떨어진 환율과 내국인이든 외국인 투자자금의 흐름에 큰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이번 환율 급변동이 근본적인 경제 펀더멘털에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금통위 회의에서 올해 하반기로 예상됐던 금리 인하에 부정적인 전망이 나온 것이다.

‘금리를 내려야 할 시그널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한은의 견해는 경기부양과 부진한 경제성장률에도 그대로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외적으로만 보면 미국 FRB도 오는 6월에서 금리 인하시기를 미루는 마당에 먼저 기준금리를 내릴 필요가 없다는 논리로 보인다.

시중에 풀린 대규모 유동성, 특히 단기 부동자금은 필연적으로 자산버블을 만들어내고 추후 버블의 붕괴는 또 다른 위기를 촉발하게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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