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그림보다 담뱃값 인상이 더 효과적"
담배업계 '비상'…경고그림 교체에 재고·포장재 비용 눈덩이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건복지부가 담배의 건강 위해성을 보다 직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담뱃갑 경고그림과 문구를 전면 개편한다. 흡연으로 인한 질병 위험을 보다 직접적으로 전달해 금연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담배업계에서는 포장재 교체 따른 비용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경고그림보다 담뱃값 인상이 금연 정책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보건복지부는 22일 '담뱃갑포장지 경고그림등 표기내용' 고시를 개정하고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오는 12월 23일부터 새로운 건강경고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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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가 담뱃갑 경고 문구와 그림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챗GPT] |
담뱃갑 건강경고 제도는 흡연의 유해성을 시각적으로 알리고 비흡연자의 흡연 시작을 억제하기 위해 2016년 도입됐다. 정부는 경고 효과가 약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2년마다 경고그림과 문구를 교체하고 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경고 메시지의 직관성 강화다. 기존 '폐암으로 가는 길', '후두암으로 가는 길'과 같은 간접적 표현 대신 '흡연의 끝은 폐암', '흡연의 끝은 후두암' 등 결과를 직접 제시하는 문구를 사용한다.
경고 주제도 일부 조정됐다. 궐련 담배는 기존 성기능 장애 경고를 제외하고 신장암을 신규 도입했다. 구강암, 심장질환, 안질환, 말초혈관질환, 간접흡연 등 5개 분야의 경고그림도 새로운 이미지로 교체된다.
전자담배 규제도 강화된다. 액상형·궐련형 전자담배의 경고그림을 모두 교체하고, 기존 '니코틴 중독, 발암물질 노출!' 문구를 '니코틴 중독!'과 '암 발생 위험!'으로 분리해 위험성을 보다 명확하게 전달하도록 했다.
◆ 담배업계 "교체 비용 부담 적지 않아"
담배 제조사들은 2년마다 반복되는 경고그림 교체가 적지 않은 비용 부담으로 이어진다고 토로한다.
경고그림이 변경되면 포장재 디자인을 새로 제작해야 할 뿐 아니라 인쇄 설비 조정과 생산 라인 변경도 필요하다. 특히 브랜드와 제품군이 다양한 업체일수록 포장재 교체 비용과 재고 관리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유예기간 내 기존 포장재 재고를 소진하지 못할 경우 폐기 비용도 발생한다.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 역시 구제품과 신제품이 혼재되는 전환기에 재고 및 진열 관리 부담을 떠안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경고그림 교체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포장재 제작과 재고 처리 비용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며 "전자담배까지 전면 개편되면서 관련 비용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 "금연 효과 높이려면 가격 정책 병행해야"
보건의료계에서는 경고그림 강화만으로는 흡연율 감소 효과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담배세 인상을 가장 효과적인 금연 정책 중 하나로 꼽고 있다. 국제 연구에서도 담배 가격이 10% 오를 경우 흡연율이 평균 4~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내 담배 가격은 2015년 2000원 인상 이후 10년 가까이 유지되고 있다. 물가 상승분을 고려하면 실질 담배 가격은 오히려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경고그림은 흡연의 위험성을 인식시키는 데 의미가 있지만 실제 구매를 억제하는 효과는 제한적"이라며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담뱃세 인상 등 가격 정책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향후 경고그림 면적 확대와 무광고 표준담뱃갑(플레인 패키징) 도입 등 추가 규제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다만 담뱃값 인상은 물가와 조세 저항 등 민감한 사안인 만큼 본격적인 논의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한숙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새로운 건강경고를 통해 국민의 흡연 위험 인식이 높아지기를 기대한다"며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담배 규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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