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말 연결기준 PF 보증 규모 3조6000억원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들이 롯데건설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부담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데다 분양 성과와 수익 창출력 저하, 계열사인 롯데그룹의 재무 불확실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18일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건설의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한 단계 낮췄다고 밝혔다. 기업어음과 단기사채 신용등급도 기존 'A2+'에서 'A2'로 각각 하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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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신용평가사들은 "롯데건설이 PF 보증 규모를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미착공 사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우발채무 리스크를 여전히 안고 있으며, 분양실적 부진과 낮아진 수익성이 신용도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기업회생 절차 중인 홈플러스 관련 PF 사업이 핵심적인 하향 요인으로 꼽혔다. 롯데건설은 홈플러스의 전국 13개 점포를 개발하는 사업에 약 1조 원 규모의 후순위 PF 보증을 제공하고 있는데, 임대차 계약 해지와 같은 변동 요인에 따라 대규모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지적됐다.
실제로 지난 3월 말 기준 롯데건설의 도급사업 PF 우발채무는 약 3조1000억 원으로 2022년 말(5조7000억 원) 대비 축소됐지만, 여전히 과중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이 가운데 홈플러스 관련 우발채무는 약 8155억 원으로 전체 미착공 PF 부담(1조9000억 원)의 42.2%를 차지하고 있다.
한신평과 나신평은 롯데건설이 보증을 제공한 도급사업 PF 중 상당수가 수도권 외곽과 지방의 입지 여건이 열위한 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미분양 상황도 이어지고 있어 실질적인 손실로 전이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홈플러스 개발사업과 지방 도급사업장의 부진이 향후 롯데건설의 재무안정성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롯데건설의 수익성은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이후 영업이익이 해마다 감소하면서 올해 1분기에는 사실상 제자리 수준에 그쳤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건설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021년 4,937억 원에서 2023년 2,595억 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고, 지난해에는 1695억원으로 더 감소했다. 특히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38억원에 불과하며,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8.7%에서 0.2%까지 추락했다.
다만 향후 자금 흐름 개선의 여지는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둔촌주공, 청담삼익, 잠실미성크로바 등 롯데건설이 참여 중인 대형 정비사업들이 2025년 준공 및 입주를 앞두고 있어, 이들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운전자본 부담 완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기업평가는 “홈플러스와의 계약 지속 여부, 임대료 조정 협상, 추가 신용보강 가능성 등을 면밀히 주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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