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파트너스 제안엔 힘 실어…주총, 거버넌스 재편 '분수령' 부상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고려아연은 한국ESG기준원(KCGS)이 오는 24일 예정된 자사의 정기주주총회(주총)를 앞두고 최윤범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고 17일 밝혔다.
국내서 가장 오래 공신력 있는 의결권 자문 기구로 꼽히는 KCGS는 최 회장의 재선임 반대 사유로 ‘회사가치 훼손 및 주주권익 침해’를 명확히 해 최 회장 주도로 이뤄진 비효율적 투자 집행과 이로 인한 재무적·법적 리스크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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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각 사] |
이는 글로벌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의 최 회장 재선임 반대 권고에 이은 것으로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기관들이 잇따라 현 경영진에 제동을 건 것이다.
KCGS는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와 관련해 본업과 무관한 사모펀드에 약 5669억원을 투자해 사실상 단독 LP(유한책임출자자)로 참여한 점을 지목했는데 이는 경영진과의 사적 친분 의혹 및 시세조종 사건 연루 등 내부통제 부재에 따른 전형적인 대리인 문제를 야기했다고 평가했다.
또 자본잠식 상태였던 미국 이그니오홀딩스를 5820억원이라는 거액에 인수하면서도 부실한 실사와 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미흡했던 점을 꼬집었다.
특히 이러한 투자 건들로 인해 금융감독원이 회계처리기준 위반 동기를 ‘고의’로 보고 감리를 진행 중인 상황은 향후 대표이사 해임 권고 등 심각한 사법 리스크로 이어져 기업 가치를 위협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KCGS는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최 회장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추진한 행위들이 통상적인 범위를 넘어섰고, 이로 인해 전체 주주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우려가 크다는 점도 지적했다.
특히 2조5000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 결의는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를 희석하고 경영권 방어의 부담을 주주에게 전가하려 한 결정이었으며, 이런 결정에 대해 사전적인 감시 및 견제를 해야 할 이사회 역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게 KCGS의 주장이다.
특히 이번 권고에서 주목되는 대목은 감사위원에 대한 평가라는 게 영풍 측의 설명이다.
한국ESG기준원은 회사가 추천한 감사위원 김보영 사외이사의 재선임 안건과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이민호 재선임 안건에 대해서도 모두 반대를 권고했다.
김보영, 이민호 후보 모두 과거 주주가치 희석 위험이 큰 유상증자 안건에 찬성해 감시의무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물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민호 후보의 경우 감사위원으로 재직하는 동안 대규모 투자 집행과 재무제표 작성 과정의 오류를 사전에 통제하지 못해 고려아연의 심각한 리스크를 초래한 책임이 있다고 한국ESG기준원은 명시했다.
KCGS는 일시적인 경영 공백 우려보다 이사회의 독립성을 확보해 상호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장기적인 기업가치 및 주주권익 제고에 부합한다며, 현 경영진 중심의 이사회 구조에 대한 전면적인 쇄신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KCGS는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MBK가 거버넌스 개선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제안한 고려아연 발행주식 액면분할, 신주 발행 시 이사의 총주주 충실의무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 등 대부분 제안에 찬성을 권고했다.
특히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 비등기 명예회장에게 대표이사와 동일한 4배수 퇴직금 기준을 적용한 문제 역시 지적해 관련 규정 개정안에도 찬성을 권고했다.
KCGS는 비등기 명예회장이 현 경영진에 준하는 보수를 수령해 임원퇴직금 규정까지 적용하는 구조는 권한과 법적 책임의 불일치라는 지배구조의 문제가 있고 재무적 관점에서도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ISS에 이어 KCGS에서도 같은 문제로 최 회장의 재선임을 반대한 것은 사실상 시장 전반에 최 회장과 고려아연의 거버넌스 리스크가 중대하다는 컨센서스가 형성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총은 국제적 거버넌스 기준은 물론 국내에서도 높아진 거버넌스 기준이 실현될 수 있는지 테스트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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