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가 급락 반도체 고전, 수요 대응 유의미한 감산 돌입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삼성전자가 7일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IFRS) 기준으로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63조원, 영업이익 6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이 1조 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5900억 원) 이후 14년 만의 일로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충분한 물량을 확보했다며 감산 입장을 이날 처음으로 공식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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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서울 서초동 본사. [사진=삼성전자] |
삼성전자는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23년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77조 7815억원 대비 1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14조 1214억원 대비 95.8%나 급감했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도 매출 70조 4646억원, 영업이익 4조 3061억원보다 각각 10.6%, 86.1%씩 줄었다.
삼성전자 1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증권사 3개월 추정치 평균(콘센서스) 64조 2012억원, 영업이익 1조 1억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반도체 수요 둔화에 따른 출하 부진과 가격 하락이 시장의 예상보다 더 심각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올해 초만 해도 1조∼2조원대 영업이익을 예상했으나,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올해 1월 당시 전망보다 반도체 업황은 더 나빠진 상태다. 이날 삼성전자는 사업부별 구체적인 실적은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영업이익에서 60~70% 비중을 차지해왔던 반도체(DS) 사업부문에서 1분기 4조원 이상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침체는 2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실적 악화는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는 매크로 상황과 고객 구매심리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다수 고객사의 재무 건전화 목적 재고 조정이 지속됐고, 시스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SDC)도 경기 부진과 비수기 영향 등으로 실적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메모리 반도체 감산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이 회사는 그간 '인위적 감산'은 없다고 선을 그어 왔지만 이를 철회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설명 자료에서 "이미 진행 중인 미래를 위한 라인 운영 최적화와 엔지니어링 런(시험 생산) 비중 확대 외에 추가로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난이도가 높은 선단 공정과 DDR5·LPDDR5 전환 등에 따른 생산 비트 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 제약을 대비해 안정적인 공급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으나 특정 메모리 제품은 향후 수요 변동에 대응 가능한 물량을 확보했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판단이다.
세계 1위 메모리 업체인 삼성전자가 감산에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업계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진정되고 업황 반등도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감산 결정에도 불구 설비 투자 등은 계획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단기 생산 계획은 하향 조정했으나 중장기적으로 견조한 수요가 전망되는 바, 필수 클린룸 확보를 위한 인프라 투자는 지속하고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 비중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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