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풍제약 "계획해도 말할 입장 아냐"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최근 신풍제약 소액주주들 사이에는 창업자 2세인 장원준 전 대표의 실형 선고에 따른 리스크 해소를 위해 그를 포함해 특수관계인들이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해 폭락한 주가를 끌어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6일 메가경제가 취재과정에서 접촉한 소액주주들은 "내부 비자금 조성 혐의는 신풍제약의 경영 투명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면서 회사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며"이 과정에서 코로나 19 치료제 개발 실패는 회사 신약 개발 역량에 대한 불신을 키워 주가 폭락으로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게 만들었다"고 질타했다.
또한 이들은 "회사가 장 전 대표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해서라도 오너에 따른 리스크를 해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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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풍제약 소액주주들이 바닥까지 떨어진 회사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장원준 전 대표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방안을 회사측 건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신풍제약 역시 "2년전부터 이와 관련한 소액주주들의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고 메가경제에 밝혔다.
지난 1월 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1심 판결에서 비자금을 조성·횡령한 혐의로 장 전 대표에게 징역 2년6개월 실형을 선고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12월 16일 이 회사의 노 모 전무는 업무상 횡령 및 배임혐의로 검찰에 구속 기속됐다.
이들은 2008~2017년 신풍제약 창업자인 고 장용택 전 회장과 공모해 납품업체와 가짜로 거래를 하거나 납품가를 부풀려 차액을 돌려받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는다. 이를 숨기고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해 외부감사법을 위반한 혐의도 있다.
재판부는 “장 전 사장은 횡령과정에서 신풍제약의 자금으로 배임 행위를 저질러 기업 경영과 거래 청렴성을 크게 훼손했다”며 “그로 인해 발생한 신풍제약의 기업신뢰도 하락 결과 또한 쉽게 회복될 수 없다”고 밝혔다.
단 재판부는 장 전 대표의 경우 부친인 고 장용택 전 회장이 사망한 후인 2016년 3월부터 범행에 가담했다고 보고 8억여원 비자금 조성액만 유죄로 판단했다. 반면 범행을 자백한 노 전 전무에 대해서는 혐의액 전체를 유죄로 인정했다.
2011년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신풍제약이 2009년과 2010년 회계처리 과정에서 판매대금을 판매촉진 리베이트로 사용한 사실을 회계처리하지 않고 107억원의 매출채권을 과대계상 하는 등 회계처리 오류에 고의성이 있다고 봤다. 증선위는 그러면서 과징금 2620만원을 부과하고 감사인 지정 2년, 대표이사 해임 권고, 검찰 통보 등의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이에 따라 2009년 3월 대표이사직에 올라 2세 경영을 하던 장 전 대표는 2011년 5월 대표이사를 2년만에 사임했다.
그러나 장 전 대표는 2016년 대구광역시에 부동산 임대회사인 송암사를 설립하고 보유했던 신풍제약 주식을 현물출자하고 대주주 역할을 했다. 이어 신풍제약의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 대주주의 권한을 더욱 강화했다.
재판부는 장 전 대표가 과거 분식회계와 리베이트 사건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으나 해외사업을 총괄하면서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2020년 코로나팬데믹 이후 신풍제약이 피라맥스가 코로나19 치료제로 효과가 있다는 풍문을 교묘하게 악용해 순차적으로 임상실험을 진행하며 주가를 띄운 뒤 대주주와 친인척 주식을 고가에 내다 팔아 차익을 얻었다고 보고 있다.
신풍제약 주가는 코로나팬데믹 기간 동안 날개를 달았다. 약물 재창출을 통해 코로나치료제 개발 방침을 발효하면서 기업가치 상승기대에 주가도 급등세를 탔다.
지난 2020년 3월만 해도 1만 원을 밑돌았던 신풍제약 주가는 코로나 치료제개발 호재에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인데 따라 시가총액이 한때 10조원을 넘어 전체 코스피 상장기업 중 30위권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치료제 개발이 지지부진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는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지난 2021년 1월에는 주가는 결국 10만원대 밑으로 주저앉더니 2024년 3월 6일 오전 11시 기준 1만 1910원 대로 떨어졌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일련의 과정에 주목, 신풍제약주가 코로나 치료제 개발 재료로 부침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일부 임직원들이 내부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한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사건의 중심에 대주주 장 전 대표가 자리잡고 있을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있다. 당시 장 전 대표는 신풍제약의 주가가 크게 오르자 2021년 200만주를 8만원대에 처분해 1600억원을 넘는 거액을 벌어들였다. 투자자들은 신풍제약 대주주의 자기주식 매각으로 주가가 하락했다며 항의했다.
코로나치료제 개발로 주가가 급변동하는 와중에 신풍제약의 실적은 오히려 급격한 수익성 악화로 경영난 수렁에 빠져 있다. 지난 2020년 1978억원이던 매출액(이하 연결기준)은 2021년 1892억원으로 줄었다.같은 기간 영업이익 78억원에서 영업손실 143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영업이익률 또한 3.97%에서 마이너스 7.56%로 반전했다.
2022년 매출액은 2093억원으로 2021년보다 10% 이상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340억원으로 오히려 더 커졌다. 영업이익률은 –16.25%로 낮아졌다. 2023년 상반기 영업손실(213억원)도 2배 이상 증가했다. 연구개발비 급증이 주요원인으로 꼽히지만 부실경영이 복합된 결과다.
소액주주 일부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장원준 전 대표가 완전히 경영에서 손을 떼고 이를 위해 신풍제약이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소액주주는 "장원준 전 대표의 경영권 문제를 해결하고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투자자들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경영진과 오너가와의 대승적인 차원에서의 대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촉구했다.
신풍제약 측도 이와 같은 소액주주들의 의견에 어느 정도 수긍하는 입장이다.
신풍제약 관계자는 "우리가 자사주를 매입을 미리 사전에 계획을 하더라도 어느 루트로든 말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리고 현재로서는 알고 있는 바도 없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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