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피해 속출, 금감원은 전산사고 강력 경고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올해 상반기에만 증권사 전산사고가 58건 발생한 가운데, 리테일 강자로 꼽히는 키움증권(대표 엄주성)이 잇따라 사고의 중심에 서면서 금융당국의 경고와 소비자 만족도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동시에 안게 됐다.
지난 3월 한국거래소 거래 시스템 오류로 주식매매거래가 약 7분간 멈춰선 데 이어, 키움증권에서는 2거래일 연속 매매체결 지연과 중단 사태가 발생했다. 4월 3일과 4일에도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국면에서 주문 처리가 지연돼 투자자 피해가 속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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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주성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진=키움증권] |
금융감독원은 지난 25일 서울 본원에서 열린 ‘자본시장 거래 안전성 제고’ 워크숍에서 전산사고가 반복될 경우 자본시장법상 인허가 취소까지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금감원은 사고 발생 빈도가 높은 증권사를 고위험사로 분류하고 전담 검사역을 배정해 경영진 면담과 현장검사, 엄정 제재까지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사고 여파는 소비자 만족도에도 반영됐다. 한국소비자원이 22일 발표한 ‘증권사 앱 만족도’ 조사에서 키움증권은 종합 3.43점(5점 만점)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2021년 조사 당시 3위(3.61점)에서 0.18점 떨어진 것으로, 조사 대상 증권사 중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특히 서비스 이용 시 체감 만족도를 반영하는 ‘서비스체험’ 부문에서는 0.36점이나 급락하며 전 부문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민원 건수 역시 급증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증권사 분쟁 가운데 소 제기 건수가 가장 많은 곳은 키움증권으로 519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8건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키움증권은 국내 리테일 시장 점유율 강자로 꼽히지만, 급격히 늘어난 거래량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전산 안정성 관리에 취약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을 받는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사고를 피치 못한 일이라 주장하지만 사전 대응과 훈련 부족이 드러났다"며 "신속 대응이 미흡해 피해와 평판 하락을 자초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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