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으로 주가 변동성 커질 수 있어 유의해야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오는 31일부터 국내 주식시장에서 공매도가 전면 재개된다. 증권가에서는 공매도로 단기 변동성은 높아질 수 있지만 외국인들과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이 늘며 장기적으로는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공매도는 갖고 있지 않은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나중에 주식을 사서 갚는 투자 기법이다. 특정 종목의 주가가 앞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할 때 현재 주가와 미래 주가의 차이를 이용해 수익을 내는 거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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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
대신증권에 따르면 2009년 공매도 재개 당일 코스피 수익률은 1.38%였지만 3개월 뒤엔 14.7%로 올랐다. 지난 2011년에 같은 기간 -4.94%에서 10%로 올랐고, 2021년엔 -0.66%에서 2.84% 상승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단기 등락은 불가피하지만 3개월 수익률은 모두 플러스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현재 낮은 코스피 밸류에이션과 가격 이점을 감안할 때 공매도 재개 시 수급 변화에 의한 단기 등락은 있겠지만 외국인 순매수를 중심으로 코스피가 추가로 레벨업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특히 대형주에게는 더 유리한 환경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과거 공매도 재개 사례에서 주가와 외국인 수급은 당시 매크로(거시경제) 환경이나 기업 실적에 동조화되는 모습이었다"며 "올해 상반기 기업 실적과 환율 수준을 감안하면 공매도 재개 이후에도 외국인 수급은 양호할 전망이다. 외국인 수급에 민감하고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대형주가 유리한 환경"이라고 밝혔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 공매도 재개 이후 1개월간 평균적으로 코스피(2.2%)가 코스닥(-0.9%) 대비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코스닥은 유가증권시장 대비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고 공매도 타깃이 될 수 있는 바이오, 이차전지 종목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는 공매도 재개 이후 펀더멘털이 견조한 대형주가 상대적인 우위를 보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공매도 재개로 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돌아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국계 펀드는 주식 투자 시 보유 주식의 가격 하락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공매도를 활용한다. 이를 통해 롱숏(매수와 매도를 동시에 취하는 기법) 전략을 취한다. 공매도 금지 조치가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 투자를 꺼리는 요인으로 지목돼왔다. 여기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도 기대된다. 작년 6월 MSCI는 한국의 공매도 금지 정책이 외국인의 투자 접근성을 제한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맥쿼리증권 리서치팀은 최근 발간한 '공매도 재개 이후 알파 찾기'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공매도 재개는) 중립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전 공매도 재개 사례들을 살펴보면 시장은 초반 약세를 보인 뒤 초과수익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매도가 재개되면 주가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공매도가 재개될 경우 쏟아지는 매도 물량이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공매도를 하지 않으려는 투자자도 매도에 동참하면서 단기적인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조선, 방산 등과 같은 펀더멘털 측면에서 견조한 기존 주도주는 공매도에 따른 단기 변동성 장세를 거친 이후에 매수 대응 전략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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