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소식] 묻지마 살인의 이유는 묻지 말아야 할까?

문화 / 박종훈 / 2021-05-31 10:48:16
극단 '이유는있다' 창단 공연 눈길
▲사진 = 극단 이유는있다 제공

 

한 여인이 살해됐다. 일제히 사회면을 장식한 제목은 '묻지마 살인' 사건.

이는 현상을 가리키는 적확한 표현일까? 사회적 약자와 성별에 대한 혐오가 팽배한 요즈음 세태를 꼬집는 연극 한 편이 눈길을 끈다.

극단 '이유는있다'는 오는 2일부터 13일까지 대학로 스튜디오 76에서 창단공연 '이유는있다'를 선보인다.

소재가 된 '묻지마 살인'을 연극은 명백한 복수라고 말한다. 다만 그 복수의 대상이 개인인지, 사회인지 불분명할뿐이다.

피해자는 여성이다. 성별에 따른 혐오는 우리 사회만이 아니라, 이 세상 방방곡곡 유래깊다. 이와 같은 혐오의 감정 역시, 범죄인지 아닌지 여부가 불분명한 비뚤어진 희열감이다.

최근 우리 곁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을 연상시키는 이번 연극은 조반장 역을 맡은 배우 김정팔의 연극인생 30주년을 기념해 꾸린 프로젝트 극단이 선보이는 공연이어서 연극계는 주목하고 있다.

'한국의 잭 니콜슨'이란 별명의 김정팔 배우는 스크린과 브라운관, 무대를 넘나들며 지난 1991년부터 꾸준한 활동을 보여왔다.

극 중에서 조반장 김정팔 배우는 묻지 말아야 할 것을 묻는 독특한 취조로 사건의 실체를 외면하는 인간들의 근원적 이기심과 권력구조의 악덕을 목격하게 해 준다. 관객들은 약자와 여성에 대한 혐오감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극중 인물들을 통해 어쩌면 나 자신의 모습일지 모르는 마음의 범죄를 목격하게 된다.

노시홍, 정연심, 서민균, 최명경, 유종연 등 선배 연극인을 아끼는 마음에 기꺼이 함께 한 배우들을 만날 수 있으며, 극작 및 연출은 오재균이 맡았다.

평일 저녁 7시 30분, 토요일은 오후 3시와 6시, 일요일은 오후 4시에 막을 올린다.

 

[메가경제=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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