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법무 및 외부 전무가 조사 착수, "과정 밝힐 수 없어"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르노코리아가 야심 차게 출시한 신차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가 정식 출시를 앞두고 된서리를 맞고 있다. 관련 홍보영상에서 한국 남성에 대한 혐오를 뜻하는 ‘집게손’ 모양처럼 보이는 동작이 삽입됐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직원에 대한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1일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르노코리아는 인사부의 주도로 조사위원회를 꾸렸다. 이는 르노코리아의 공식 신차 ‘그랑 콜레오스’ 홍보 영상에서 특정 직원이 ‘집게손’을 반복해 노출한 것을 두고 그 진위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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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코리아가 부산벡스코에서 세계 최초 공개한 '그랑 콜레오스'. [사진=연합뉴스] |
문제 된 영상은 지난달 27일 업로드 된 것으로 이 영상은 썸네일 이미지부터 엄지와 검지로 물건을 잡는 손동작을 하고 있다. 이 ‘집게손’은 극단적 페미니즘 진영에서 남성 비하 표현으로 사용되는데, 문제의 영상에서는 남성 직원이 운전하는 장면에서 갑자기 집게손 동작을 하는 등 장면이 담겼다.
결국 르노코리아는 해당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렸다. 논란 당사자인 직원도 “특정 손 모양이 문제가 되는 혐오의 행동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정작 제가 제작한 영상에서 표현한 손 모양이 그런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을 미처 인식하지 못했다. 앞으로는 주의 깊게 행동하겠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르노코리아의 다른 영상에서도 같은 직원이 비슷한 손 모양이 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논란이 된 손동작은 남성혐오 인터넷 커뮤니티인 메갈리아·워마드에서 한국 남성의 특정 신체 부위가 작다는 조롱성 메시지를 담아 사이트 로고에 쓴 것에서 비롯됐다. 이후에도 일부 SNS와 여초커뮤니티에서 밈으로 유행했다.
소비자 A,씨는 “메이플스토리라는 유명 게임을 통해 ‘집게손’이 갖는 의미를 모를 리가 없다”며 “이번 사안은 페미니즘에 대한 호불호가 아닌 혐오문화에서 파생된 밈이 실제로 사용됐냐이다”고 지적했다. 또 소비자는 “메이플스토리처럼 홍보 영상에 일베나 메갈의 손동작 밈을 굳이 콘텐트에 집어넣는 의도를 모르겠다”며 르노코리아에 대한 반감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해 11월23일 업로드된 넥슨의 메이플스토리라는 유명 게임 홍보영상에서 남성혐오를 의미하는 손동작이 사용되었다는 의혹이 퍼졌다. 이 영상에는 전체 캐릭터 모션(motion)과 맞지 않은 어색한 손동작이 대거 발견됐고, 문제의 영상이 특정 스튜디오 업체에서 집중적으로 제작됐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게이머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이보다 앞서 지난 2021년 5월에는 GS25가 홍보 포스터에서 문제의 '집게손' 등장으로 인해 커다란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GS25 불매운동으로까지 확산되자 결국 이 회사는 해당 포스터에서 문제되는 부분을 삭제하고 사과와 진상조사에 나서는 등 일대 혼란을 겪어야 했다.
넥슨코리아는 홈페이지에 사과글을 올렸지만, 한동안 곤혹을 치러야 했다. 실제 르노코리아도 온라인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불매운동 조짐이 일고 있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도 이번 사안의 중대성을 인지하고 있었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메가경제와의 통화에서 “현재 사안 당사자에 대한 인사, 법무 등 내부구성원과 외부 전문가들이 포함된 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며 “자세한 진행 과정은 현재 조사중인 관계로 답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 같은 회사 측의 대처에도 르노코리아의 기업 이미지에 타격은 피해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코리아가 ‘집게손’의 의미를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채 홍보 영상을 제작하고 공개했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감 부족과 남성혐오 문제애 대한 무관심을 보여주는 행위이며, 결과적으로 남녀 성비 대결 논란을 부추긴 결과로 남았다”고 꼬집었다.
한편 ‘그랑 콜레오스’는 르노코리아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로가 지난달 27일 2024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전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당시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사장이 자신감을 갖고 극찬한 르노 브랜드의 최고급 SUV 모델이다.
스테판 드블레즈 사장은 신차 출시 관련 자료에서 “125년 역사의 르노는 매일을 함께하는 차라는 브랜드의 DNA를 기반으로 일상에서의 혁신을 추구해 왔다. "그랑 콜레오스는 이러한 르노의 DNA를 바탕으로 탄생한 차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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