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익명게시판선 "완성차에 타격 줘야" 강경론…'N% 성과급' 갈등 산업계 확산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현대차 노사간의 ‘순이익 30% 성과급’에 대한 임금협상 갈등이 격화되면서 노조가 현대차의 전기차 등 미래차 전환을 위한 경쟁력 강화에 상당한 발목을 잡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부분 파업이 현실화한 가운데 현대차 안팎에서는 완성차 생산과 고객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줘 사측을 압박해야 한다는 취지의 과격한 주장까지 한 온라인 사내 게시판에 등장해 노조가 사측 경영의 차질을 주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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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챗GPT4]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촉발된 이른바 ‘N% 성과급’ 요구가 자동차·조선·철강업계로 번지면서 기업의 성과 배분을 둘러싼 노사 갈등도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지난해 순이익의 30%를 성과급 재원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과 입장 차를 아직 좁히지 못하는 상황이다.
◆ 최영일 대표 "파업 피해는 모두의 몫"…하반기 실적 반전 앞두고 생산차질 우려
앞서 최영일 현대차 대표는 지난 10일 울산공장 임직원들에게 전한 담화문을 통해 파업 자제를 촉구했다.
최 대표는 파업으로 남는 것은 돌이킬 수 없는 생산 손실과 임금 피해, 고객과 국민의 따가운 시선뿐이라는 취지로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하반기 신차 출시 등을 통해 실적 반전을 모색해야 할 시점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파업은 노조의 선택이지만 피해와 손실은 우리 모두의 몫으로 남게 될 것”이라며 파업 철회를 호소했다.
노조는 결국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부분파업에 나섰으며 주간조와 야간조가 각각 하루 2시간씩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지난해 16시간의 부분파업으로 차량 7000여대, 약 3000억원 규모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 만큼 올해 역시 상당한 생산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 "고객 피해까지 줘야" 강경론 고개…노조 일부, 부품 공급망 '파업 급소' 삼나
특히 파업 수위를 둘러싸고 현장 내부에서는 사측을 압박하려면 단순한 출근·중식투쟁을 넘어 생산라인 자체에 실질적인 타격을 줘야 한다는 강경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현대차 관련 익명게시판에는 “부품팀을 최대한 이용해 완성차와 고객들에게 피해가 가도록 해야 한다”, “완성차에 타격을 줘야 현대차에서도 무섭게 볼 것 아니냐”는 취지의 글을 올라오기도 했다.
사실상 부품 공급망을 파업의 ‘급소’로 활용해 완성차 생산은 물론 차량을 기다리는 고객에게까지 피해가 확산돼야 한다며 사측을 압박하는 정쟁의 도구로 삼으려 한다는 게 업계의 비판이다.
다만 해당 게시글 작성자의 신원이나 노조 공식 입장 여부는 확인되지 않은 만큼 이를 현대차 노조 전체의 입장으로 확대 해석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노사 협상이 장기화할 경우 생산 차질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강경 목소리가 현장 일각에서 표출되고 있다는 점에서 갈등이 봉합되기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 업황은 제각각인데 요구는 '이익 몇 %'…정년·원청교섭까지 노사갈등 격화
현대차의 성과급 갈등은 개별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계에서 회사 실적과 연동해 이익의 일정 부분을 임직원에게 배분하는 성과급 제도가 주목받으면서 ‘N% 성과급’ 요구가 산업계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대표적인 완성차 기업인 한국GM 노조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배분할 것을 요구했고, 조선 기업에서는 HD현대중공업 노조가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 재원으로 지급해 달라는 요구를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업종별 경영환경과 수익 구조가 크게 다른 상황에서 특정 기업의 성과급 모델이 사실상 노조의 새로운 ‘협상 기준’으로 자리 잡을 경우 노사 갈등이 구조적으로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 거론된다.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와 미국발 관세 부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서 성과급 확대 요구가 나오고 있는 데다 정년 연장과 하청노조의 원청 직접교섭 문제까지 맞물리면서 올해 산업계 노사관계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 완성차·조선·철강업계 번진 '몫의 전쟁'…파업 장기화 땐 협력사·고객 피해 불가피
재계에서는 성과에 대한 합리적인 보상은 필요하지만 회사의 이익 규모나 투자 계획,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재원 등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N% 배분’ 요구가 확산할 경우 기업의 투자 여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업계는 경고한다.
특히 현대차가 중국 업체의 공세와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 속에서 미래차와 로보틱스 등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노사 갈등 장기화가 자칫 생산 경쟁력과 고객 신뢰까지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와 조선, 철강업계 노사가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전후해 협상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성과급을 둘러싼 ‘몫의 전쟁’이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파업 경쟁으로 번질 경우 피해는 노사에 그치지 않고 협력업체와 고객, 나아가 산업 경쟁력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노사 간 모범대응책을 실현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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