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영체제 돌입, GM의존도 낮추고 고객다변화 필요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2차전지 소재 시장의 성장과 함께 주목받았던 포스코퓨처엠이 제너럴모터스(GM)에 대한 높은 의존도로 인한 위기에 내몰렸다. GM의 사업 변동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는 구조는 결국 ‘양날의 검’이 되어 포스코퓨처엠의 발목을 잡는 결과를 초래했다.
지난 3일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7억원으로 전년 대비 98%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2.3% 감소한 3조6999억원, 당기순손실은 2313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핵심 사업인 배터리소재사업이 매출 2조3399억원, 영업손실 369억원으로 부진했다. 양극재 사업은 리튬, 니켈 등 주요 원료 가격 하락으로 판매가가 크게 하락하며 매출은 전년 대비 30.4% 감소한 2조1856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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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퓨처엠의 포항 양극재 공장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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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퓨처엠은 “자산 가치의 건전성 제고 차원에서 사업 현황을 선제적으로 반영해 손상차손을 인식하는 등의 영향으로 이 같은 규모로 당기순손실이 났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 즉 ‘캐즘’의 영향이 현실화된 것으로 분석한다.
반면 일부에서는 GM에 대한 높은 의존이 현재와 같은 위기를 불러왔다고 지적한다. 포스코퓨처엠은 GM과의 협력을 통해 양극재 사업을 키워왔다. 양극재는 배터리 원가의 40% 비중을 차지해 용량과 출력 등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소재이며, 전구체는 양극재의 중간소재로 니켈·코발트·망간 등의 원료를 가공해 제조한다.
포스코퓨처엠의 양극재 매출은 GM에 대한 의존도가 30% 이상으로 높은 상황이다. 이러한 관계를 KB증권은 ‘GM이 좋으면 나도 좋아’라고 묘사했다.
이는 GM의 사업 변동에 따라 포스코퓨처엠의 실적도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포스코퓨처엠은 2022년 7월 GM과 합작사 ‘얼티엄캠’을 설립하고 약 6억3300만달러(약 8420억원)를 투자해 캐나다 퀘벡주 베캉쿠아에 연 3만t 규모 양극재 생산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중간소재인 전구체까지 현지 생산할 수 있는 컴플렉스 조성에 나설 계획이었다.
이에 발맞춰 GM은 2025년까지 북미에서 연간 100만대 전기차 생산체제, 이를 위한 4개의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미국에 설립해 160GWh의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었다. 합작사 얼티엄캠을 통해 GM의 전기차 모델인 Chevrolet, Cadillac, GMC, Buick and BrightDrop 등의 생산에 필요한 양극재를 공급받게 된다.
그러나 GM은 지난해 전기차의 생산과 판매량을 20만∼25만대 수준으로 하향 조정했다. 폴 제이콥슨 GM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같은해 6월 도이체방크 투자자 행사에서 이를 시인했다.
이에 자동차 전문매체 카스쿱스는 “포드에 이어 GM도 소비자가 전기차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전기차 전환 계획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있다. 전문 분야인 내연기관 트럭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GM은 지난해 7월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으로 미국에 짓고 있던 전기차 배터리 3공장 건설을 일시 중단했고, 9월에는 포스코퓨처엠과 추진하던 북미 양극재 공장의 완공 일자를 연기했다.
외신은 GM이 2025년까지 북미에서 전기차 100만대를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기존 목표 달성이 사실상 실패했고, 2035년까지의 전기차 전환 계획에도 제동이 걸렸다고 분석했다.
당시에도 업계는 “GM의 전기차 판매량이 감소하거나 재고 조정이 발생하면 포스코퓨처엠의 양극재 판매량은 급감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포스코퓨처엠의 올해 1분기 실적 역시 GM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GM의 재고 조정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다른 고객사들의 주문량 회복도 더딘 상황이다.
게다가 포스코퓨처엠과 GM의 합작공장은 캐나다에 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에 추가 피해를 받을 전망이다.
현재 포스코퓨처엠은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기로 했다. 핵심은 제조경쟁력 강화, 혁신적인 조업 역량 확보, 비핵심자산 매각 등 중단기 사업경쟁력 개선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양, 음극재 생산라인의 제조경쟁력 강화를 통해 수율 개선과 원가 절감을 이룰 계획이다. 또 비핵심자산 정리를 위해 연산 1만t 규모 구미 양극재 공장 매각도 추진한다. 특히 포스코퓨처엠은 현재 혼다 등 판매루트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엄기천 포스코퓨처엠 대표이사 사장은 “지금까지 운영해 오던 생산 프로세스를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고 혁신을 도모해 성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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