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통과 시 노조 협상력 강화로 투자 지연 가능성 확대
[메가경제=정호 기자] 금호타이어가 글로벌 전기차 타이어 시장 공략의 핵심 전략으로 추진 중인 유럽 현지 공장 설립이 노조 반발, ‘노란봉투법’ 시행, 미국발 관세 리스크라는 삼중고에 직면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2027년까지 약 1조 원을 투입, 연간 600만 개 이상 생산 가능한 유럽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유럽은 전기차 전용 고부가가치 타이어 수요가 급증하며 전체 매출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전략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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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재가 발생한 금호타이어 광주 공장. [사진=연합] |
그러나 5월 발생한 광주 2공장 화재로 국내 생산이 차질을 빚는 가운데 노조는 “유럽 공장이 국내 고용 축소로 이어진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노조의 협상력은 시행을 앞둔 ‘노란봉투법’으로 한층 강화됐다. 파업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가 제한되면서 합법 파업 등 강경 투쟁 수단에 대한 사측의 대응 여지가 좁아졌다.
타이어업계 한 관계자는 “구조조정 성격이 있는 해외 공장 설립의 경우, 노란봉투법으로 노조 영향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정부의 중국산 타이어 고율 관세 부과로 아시아 생산거점의 미국 수출 경쟁력도 약화되는 상황이다. 금호타이어 역시 한국과 중국 공장 생산 물량이 관세 부담을 직격탄으로 맞고 있다. 계획대로 유럽 공장을 가동하지 못하면 관세와 물류비 상승으로 미국 시장에서도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증권업계에서는 “유럽과 미국 양대 시장에서의 생산거점 확보가 지연되면 금호타이어의 글로벌 전략이 전방위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금호타이어가 ▲광주공장 복구 ▲전기차 전용 라인 증설 ▲R&D 인력 확충 등을 포함한 ‘상생 패키지’로 노조와의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금호타이어 측은 “유럽 공장 설립은 광주공장 화재와 별개로 회사 성장 전략에 필수적인 과제”라며 “국내 고용 구조 조정 우려 해소를 위해 노조와 협의해 합리적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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