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 등 민감한 시기에 부담, 입찰방식만 논의될 듯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15년 가까이 이어져 온 해양 방산 국산화의 핵심,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업체 선정이 또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방위사업청은 당초 17일 오후 2시 방위사업추진위원회(이하 방추위) 분과위원회를 열 예정이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회의에서 KDDX 사업자를 선정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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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차기 구축함(KDDX)은 또 연기될 것인가. [사진=연합뉴스] |
그러나 메가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사업자 선정은 원점에서 다시 출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 매체는 방사청이 방추위 분과위원회 회의에서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방식을 수의계약으로 결정하고, A업체를 단독 사업자로 선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게다가 후속함 5척을 A사와 B사에 각각 2척, 3척씩 배분하는 ‘종합 발주’ 계획도 함께 논의될 것이라고 구체적인 근거를 들어 신빙성을 더했다. 보도 직후 방사청과 HD현대, 한화오션 등 관련 업계는 문의 폭주에 시달렸다.
사실 방산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A사 쪽으로 무게의 추가 기울고 있는 것은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였다.
지난달 25일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과천 방사청 청사에서 ‘함정 수출사업 원팀 구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원팀’을 구성하며 K-방산 수출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해외 수주전에서 A사는 수상함 수출사업을, B사는 잠수함 수출사업을 주관하고 다른 분야에서는 상대 기업을 지원하는 협정을 맺었다.
이 협정이 KDDX의 사업결정권자인 방사청이 중재한 것임을 감안하면, 수상함이 핵심인 KDDX 사업은 A사의 차지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이 같은 근거는 방사청이 “상대적으로 강점이 있는 분야에 집중하여 A사가 수상함 수출사업을, B사가 수중함 수출사업을 주관한다”라고 명시한 부분에서 드러난다. 방사청 스스로가 함정 건조 기술력에 있어 A사가 B사 보다 우위에 있다고 인정한 셈이다.
해군 측은 이 일로 인해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해군 소식통은 “탄핵재판 등 정치ㆍ사회적으로 민감한 시기와 맞물려 여러 추측이 오가고 있다”며 “곧 방사청이 반박자료를 내겠지만, 이런 분위기에서 KDDX 사업을 결정할 수 있겠냐고”고 반문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분과위는 사업방식을 정하는 것 마무리될 것 같다"고 전했다.
방사청 사업 방식에는 수의계약과 경쟁입찰이 있다.
현재 A사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으나 분과위 심사를 앞두고 대내외적 대응을 극도로 자제했기에,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것으로 취재 결과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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