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 등 초기 고위험 개발단계 지원 3000억원 ‘생산적금융펀드’엔 2000억원 투입
주민참여형 REC 가중치 연계로 수용성 확보…초기 ‘데스밸리’ 메우는 모험자본 공급
[메가경제=박성태 기자] 신한은행이 발전소 인근 주민들의 재생에너지 발전사업 지분 참여를 지원하고 대규모 에너지 프로젝트의 초기 개발 단계를 뒷받침하기 위해 총 2500억원 규모의 자금 공급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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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한은행, 주민수익공유펀드 및 생산적금융펀드 투자로 에너지 사업 지원 확대 [이미지=신한은행 제공] |
신한은행(은행장 정상혁)은 지난 27일 지역주민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참여 문턱을 낮추기 위해 신한자산운용이 조성하는 1700억원 규모의 ‘주민수익공유펀드’에 500억원을 투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이와 별도로 에너지 분야 전반의 초기 개발을 지원하는 3000억원 규모의 ‘생산적금융펀드’에도 2000억원을 출자했다.
주민수익공유펀드는 발전소 인근 지역주민들이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지분이나 채권 형태로 참여할 때 필요한 초기 투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돕는 특화 금융상품이다.
자본금이 발전사업 법인 자체에만 투입되던 기존 신재생 펀드와 달리, 주민 개개인이 주주나 대주단으로 참여해 향후 발생하는 전력 판매 수익을 정기적으로 배당받을 수 있도록 주민 투자금 조달을 직접 지원하는 구조다.
주민참여형 발전사업은 개발 이익을 지역사회와 공유함으로써 신재생 발전소 건립 과정에서 반복되던 주민 반발과 입지 갈등을 완화하는 핵심 수단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어촌·농촌 지역주민들이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 달하는 참여 자금을 단번에 마련하기 어려워 제도 활성화에 제약이 따랐다.
신한은행의 이번 출자는 주민들의 자금 조달 장벽을 낮춰 실질적인 지분 참여를 유도하고, 발전 수익이 지역 내 소비와 재투자로 환류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마중물 역할을 맡는다.
동시에 신한은행은 신한라이프와 공동으로 3000억원 규모의 ‘생산적금융펀드’를 결성하고 2000억원을 투입했다. 운용은 신한자산운용이 전담해 그룹 내 은행·보험·운용사의 자금력과 대체투자 전문성을 결합했다.
생산적금융펀드는 사업 인허가, 환경영향평가, 계통 연계 등 착공 전 초기 단계의 위험 부담이 커 기존 상업금융 참여가 어려웠던 개발 초기 프로젝트에 집중 투자하도록 설계됐다. 대규모 자본과 5년 이상의 긴 개발 기간이 소요되는 해상풍력과 대형 태양광 프로젝트가 착공 단계(본 PF)에 진입하기 전 겪는 초기 유동성 공백을 해소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고시에 따르면, 총사업비의 일정 비율 이상을 주민이 지분이나 채권으로 출자할 경우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최대 0.2까지 추가 부여하고 있다. 사업 시행사 입장에서는 주민 참여율을 높여 REC 추가 가중치를 확보해야 프로젝트의 경제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고금리 기조와 담보 부족으로 주민들이 대출을 받기 어려워 제 3자 금융기관이 편법 명의를 동원하거나 참여 비율을 형식적으로 맞추는 '무늬만 주민참여' 부작용이 지적돼 왔다.
신한금융그룹이 조성한 전용 펀드는 공공적 성격의 저리 자금 조달 창구를 제도화함으로써, 주민들이 법적 기준에 부합하는 정당한 지분을 확보하도록 돕고 향후 계통한계가격(SMP)과 REC 매갈 수익을 투명하게 정산받는 안전판을 제공한다는 분석이다.
이번 2000억원 규모의 생산적금융펀드 출자는 국내 시중은행의 자산 운용 전략이 단순 주택담보대출이나 완공된 인프라의 선순위 대출 중심에서 벗어나 실물 산업의 위험을 선제적으로 분담하는 모험자본 공급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해상풍력을 비롯한 대규모 청정에너지 프로젝트는 주민 수용성 확보와 해양수산부·환경부의 인허가 절차가 복잡해 본 공사 착공 전 단계에서 사업이 좌초되는 이른바 '데스밸리(죽음의 계곡)'가 빈번히 발생한다. 기존 상업은행들은 원리금 회수 불확실성을 이유로 시공사 지급보증이 붙는 본 PF 전까지 대출을 기피해 왔다.
신한은행이 초기 개발 단계부터 에쿼티(지분)와 중순위 대출로 진입하는 펀드를 구성함에 따라,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던 민간 신재생 개발사들의 금융 조달 숨통이 트이고 국내 에너지 전환 인프라의 착공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금융이 산업 현장에 필요한 생산적 자금을 적기에 공급해 실물경제의 체질을 개선하고, 그 결실이 지역사회에 안착해야 한다는 원칙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에너지 전환 사업의 성장에 필요한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동시에 발전 성과를 지역주민과 실질적으로 공유하는 생산적 금융의 실천 모델”이라며 “앞으로도 각 사업 현장의 자금 수요와 지역사회의 특성을 결합한 금융 솔루션을 지속해서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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