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NEXT 10년, 7대 SEED⑥] '공장 잘 짓는 K바이오' 다음은 신약…삼바·셀트리온·유한·SK 승부

재계 / 주영래 기자 / 2026-08-25 10: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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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 84.5만ℓ 생산능력 확보…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넘어 신약으로
렉라자·세노바메이트가 보여준 가능성…AI바이오가 'K블록버스터' 만들지가 관건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한국 바이오산업은 이미 세계 시장에서 두 개의 성공 공식을 만들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규모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에서,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에서 존재감을 확보했다. 여기에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송도에 대규모 생산기지를 구축하며 추격에 나섰고 유한양행과 SK바이오팜은 국산 신약의 글로벌 사업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정부가 첨단바이오를 미래성장동력 '7대 SEED'에 포함시키면서 이제 질문은 '얼마나 잘 만드느냐'를 넘어 '세계가 사는 신약을 한국이 만들 수 있느냐'로 바뀌고 있다.
 

▲ 한국 바이오산업이 정부의 7대 SEED산업에 포함됐다. [사진=AI]

정부는 2030년까지 암 특화 인공지능(AI) 모델과 AI·로봇 기반 자율실험실, 바이오파운드리 등 AI바이오 인프라를 구축하고 2035년에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제품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바이오, '세계의 바이오 공장'에서 CRDMO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 규모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2025년 18만ℓ 규모 5공장을 가동하면서 송도 생산능력을 78만5000ℓ로 늘렸고, 올해 3월 미국 메릴랜드주 록빌의 6만ℓ 규모 생산시설 인수를 완료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생산능력은 총 84만5000ℓ로 확대됐다.

사업 영역도 항체의약품 생산에 머물지 않는다. 항체약물접합체(ADC)와 오가노이드,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차세대 모달리티로 영역을 넓히며 연구부터 개발·생산까지 연결하는 CRDMO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바이오파운드리와 AI 기반 신약개발이 확대되면 단순 생산을 넘어 개발 초기부터 글로벌 제약사를 고객으로 확보하는 경쟁력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롯데바이오, 송도 12만ℓ로 추격

후발주자인 롯데바이오로직스도 CDMO 시장 추격에 나섰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6월 인천 송도 바이오 캠퍼스 1공장의 주요 건설을 마치고 사용승인을 받았다. 송도 1공장은 1만5000ℓ 규모 배양기 8기를 갖춘 총 12만ℓ 규모 시설로,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뉴욕 시러큐스의 4만ℓ 생산시설과 송도를 연결하는 '듀얼 사이트' 전략도 추진한다. 송도 1공장이 가동되면 양국 생산능력은 총 16만ℓ로 확대된다.

장기적으로는 송도에 12만ℓ 규모 공장 3곳을 구축해 36만ℓ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시러큐스까지 더하면 총 40만ℓ 규모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CDMO 선두를 달리고 있다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송도와 미국을 잇는 생산망을 앞세워 추격하는 구도다.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넘어 신약으로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를 통해 한국 기업도 의약품을 직접 개발·생산하고 세계 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이제 승부처를 신약으로 넓히고 있다. ADC와 다중항체, 신규항체·융합단백질, 펩타이드, 마이크로바이옴 등으로 신약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바이오시밀러 이후의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신약은 바이오시밀러보다 실패 위험이 높지만 성공할 경우 시장 독점력과 수익성은 훨씬 크다. 기존 글로벌 개발·생산·판매망을 신약 사업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은 셀트리온의 강점이다.

◆유한양행·SK바이오팜, '국산 신약도 세계에서 팔린다'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이미 의미 있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유한양행의 폐암 치료제 렉라자는 글로벌 시장에 진입하며 국산 신약의 사업화 가능성을 보여줬고,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를 미국에서 직접 판매하는 모델을 구축했다.

두 사례는 단순 기술수출을 넘어 한국에서 시작한 신약이 글로벌 시장에서 실제 처방과 매출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미약품 등도 비만·대사질환과 항암 분야에서 차세대 파이프라인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 AI 붙인다고 신약이 저절로 나오진 않는다

정부가 첨단바이오 SEED에서 제시한 AI와 자율실험실은 신약개발의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도구다.

하지만 AI가 후보물질을 찾았다고 곧바로 의약품이 되는 것은 아니다. 비임상 독성시험과 임상 1~3상, 허가까지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고 실패 위험도 높다.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임상 후기 단계에서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을 이전하는 것도 대규모 자본과 글로벌 임상 경험, 해외 판매망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 정책도 후보물질 숫자를 늘리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AI 후보 발굴에서 비임상, 임상, 허가, 생산, 글로벌 판매까지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롯데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고,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에서 신약으로 영역을 넓힌다면 유한양행과 SK바이오팜은 한국산 신약이 세계 시장에서 장기간 매출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잘 만드는 바이오',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의 세계화'를 만들었다면 이제 필요한 것은 세 번째 성공 공식이다. 연 매출 수조원을 올리는 한국산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이다.

여섯 번째 SEED의 성패는 생산시설 규모나 특허 건수보다 제2, 제3의 렉라자와 세노바메이트를 얼마나 많이 만들어내느냐에서 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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