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주영래 기자] 국내 연구진이 울릉도에서 기존과 유전적으로 구별되는 새로운 한타바이러스 유전형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 이로써 국내 고유 생태계에 기반한 바이러스 감시 체계의 중요성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송진원 교수 연구팀(박경민 박사, 이재연 연구원, 김종우 연구원)은 울릉도에 서식하는 울도땃쥐(Crocidura utsuryoensis)에서 신종 한타바이러스를 발견하고, 이를 ‘울릉바이러스(Ulleung virus)’로 명명했다고 11일 밝혔다.
한타바이러스는 설치류나 땃쥐류가 주요 매개체로, 인간에게 감염될 경우 신증후군출혈열(HFRS)을 유발하는 병원성 바이러스로 분류된다. 국내 치명률은 약 1% 수준으로 알려져 있으며, 바이러스 유전자형에 따라 감염 경로 및 병원성이 상이할 수 있다.
![]() |
▲ 울릉도 땃쥐에서 한타바이러스가 발견됐다. |
연구팀은 2009년 울릉도 현지에서 확보한 울도땃쥐 62개체를 분석한 결과, 64.5%(40개체)에서 해당 바이러스 감염을 확인했다. 특히 차세대염기서열분석법(NGS)을 통해 울릉바이러스의 전장 유전체를 세계 최초로 분석·규명함으로써 과학적 완결성을 확보했다.
이어진 계통유전학적 분석 결과, 이번에 확인된 울릉바이러스는 제주도 및 한반도 내륙 지역에서 보고된 ‘제주바이러스(Orthohantavirus jejuense)’와 명확히 구별되는 독립된 유전형임이 드러났다.
송진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내 바이러스 생태계 연구에서 의미 있는 성과”라며 “울릉바이러스의 병원성과 인간 감염 여부에 대한 추가적인 병리학·역학적 검증이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 7월 호에 「대한민국 울릉도에서 울도땃쥐가 보유한 울릉바이러스의 발견 및 유전체 특성 분석」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해당 연구는 한국형 생물자원 기반 감염병 예방 및 통제 전략 수립에도 실질적인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