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에 꽂힌 편의점…"입지 강점" vs "해외 긍정·국내 '머물 이유'"

유통·MICE / 김민준 기자 / 2026-10-19 10:5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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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 폐주유소 체류형 점포 실험…객수·객단가 동반 상승
이마트24, 캄보디아 주유소망 활용…장기 50개점 확대
도로변 접근성·넓은 부지 강점…차별화 콘텐츠가 성패 좌우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편의점 업계가 주유소를 새로운 출점 거점으로 활용하며 국내외에서 점포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마트24는 캄보디아 현지 주유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점포를 늘리고 있으며, CU는 국내 폐주유소를 편의점으로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점포 모델을 시험하고 있다.

 

다만, 차량 접근성과 넓은 부지 등 주유소의 입지적 장점만으로는 기존 편의점과 차별화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국내에서는 생활권 곳곳에 편의점이 촘촘하게 자리 잡은 만큼, 단순 판매 공간을 넘어 휴식과 체류 기능을 결합해 소비자가 일부러 찾을 만한 ‘머물 이유’를 만드는 것이 주유소형 편의점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 편의점 업계가 주유소를 새로운 출점 거점으로 활용하며 국내외 점포 확대에 나서고 있다. [사진=AI]

 

19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주유소가 새로운 편의점 출점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마트24는 캄보디아 현지 에너지기업의 주유소 네트워크를 활용해 출점 지역을 넓히고 있으며, CU는 폐주유소를 편의점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출점 지역을 넓히고 있다.

 

주유소라는 공간을 활용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이마트24는 현지 파트너를 통한 출점 확대에, CU는 기존 시설의 재활용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 이마트24, BVM 주유소 네트워크 활용…CU, 폐주유소 재활용해 편의점 전환

 

우선 이마트24는 캄보디아 현지 에너지기업 BVM페트롤리엄(BVM Petroleum)과 협력해 주유소 결합형 편의점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7월 BVM과 주유소 네트워크 내 입점에 관한 독점 운영권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첫 점포인 ‘이마트24 BVM Kour Srov점’을 지난달 27일 열었다. 약 58평 규모인 이 점포는 프놈펜 남부 지역을 연결하는 국도 2호선 인근 BVM 주유소에 자리하고 있다.

 

이마트24는 BVM의 주유소 네트워크와 자사의 상품·편의점 운영 역량을 결합해 고객 접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연내 주유소 결합형 점포 2개를 추가로 열고, 장기적으로는 50개점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캄보디아 전체 운영 점포도 당시 42개에서 연내 7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구체적인 출점 시기와 규모는 현지 여건에 맞춰 단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캄보디아의 도로망과 교통 인프라가 확충되면 주요 이동 경로를 중심으로 주유와 쇼핑, 휴식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BVM의 주유소 네트워크 확대와 연계해 이러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입지를 검토할 계획이며, 주유소 이용 수요와 주변 상권, 접근성, 매장 조성 여건, 초기 점포의 운영 결과 등을 살펴 향후 출점에 반영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CU는 폐주유소를 편의점으로 리모델링한 ‘CU Re:fuel’을 지난 8월 선보였다. 특히 기존 시설을 활용해 개발 비용과 시간을 줄였다.

 

첫 점포인 소흘IC점은 약 130평 부지에 38평 규모로 조성됐다. 운전자와 기사, 인근 주민 등을 겨냥해 매장 1층은 일반 편의점 상품과 벌크 상품을 구성하고, 2층에는 휴게 공간과 즉석 라면 조리 공간등을 마련했다. 에너지 드링크와 건강기능식품 등 이동 중 수요가 높은 상품 구매용 ‘셀프 POS’도 설치했다.

 

운영 결과, 소흘IC점의 객수와 객단가가 지속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U에 따르면 개점 후 2주(8월 3~16일)간 인근의 일반 점포 대비 약 20% 높은 객단가를 기록했다. 개점 후 3~4주가 되는 8월 24일~9월 6일 기간 기준 개점 후 1~2주 대비 매출액은 18.5% 증가했으며, 객수는 14.8% 늘고 객단가는 7.3% 올랐다. 즉석라면 매출은 55.2%, 도시락 매출은 49.5% 증가했다.

 

폐주유소를 재활용한 편의점인 ‘CU Re:fuel’의 가능성을 확인한 CU는 소흘IC점에 이어 2호점 검토에 들어갔다. CU는 입지와 상권, 부지 활용도가 높은 곳을 중심으로 추가 출점을 추진할 계획이며, 구체적인 후보지와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 주유소 품은 편의점…입지는 강점, ‘머물 이유’는 숙제

 

편의점 업계가 국내외를 떠나 주유소에 주목하는 이유에는 주유소의 입지에 있다. 주유소는 대체로 큰 도로변에 자리 잡고 있어 차량 접근성이 좋고 넓은 부지와 높은 층고를 갖춰 편의점으로 활용하기에도 유리하다. 또 주유소가 들어섰다는 사실 자체가 일정 수준 이상의 차량 통행량을 갖춘 입지임을 의미한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유소는 이동 중 잠시 들러 주유와 쇼핑, 휴식을 함께 해결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도심을 넘어 외곽지역과 주요 이동 경로로 고객 접점을 넓힐 수 있어 새로운 출점 기반을 확보할 수 있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유소 이용 고객의 방문이 편의점 이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으며, 주변 생활권 고객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도심형 점포와 달리 주유소 결합형 점포는 차량으로 이동하거나 주유를 위해 방문하는 고객의 이용 수요까지 고려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관건은 이 같은 입지적 강점이 실제 소비자의 방문과 구매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이미 생활권 곳곳에 편의점이 자리 잡은 국내에서는 단순히 도로변에 점포를 내는 것만으로는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국내의 경우 높은 인구밀도와 촘촘한 상권 때문에 소비자들이 생활용품을 구매하기 위해 자동차를 이용해 주유소를 활용한 편의점을 찾을 유인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다만, CU가 추진하는 폐주유소 활용 모델처럼 단순 판매 공간을 넘어 체류형 공간으로 구성할 경우 가능성이 달라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편의점 매장과 함께 라면 조리 공간, 휴식 좌석 등을 마련해 운전자들이 이동 중 잠시 머무를 수 있도록 한다면 일반 도심형 편의점과 다른 이용 목적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핵심 경쟁력으로 ‘머물 이유’를 꼽았다. 단순히 폐주유소에 편의점 간판을 다는 수준이 아니라 소비자가 일부러 찾아가거나 이동 중 들르고 싶어 할 만한 공간적 매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폐주유소를 활용한 편의점은 지역의 자연환경이나 경관, 지역 고유의 감성을 살린 공간 설계와 카페형 휴게시설 등을 결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소비자가 ‘그곳에 한번 가보고 싶다’고 느낄 정도의 차별화된 인테리어나 콘텐츠가 있어야 점포 자체가 목적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소비자들의 공간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소규모 시설이라도 어설프게 꾸미기보다는 명확한 콘셉트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연이나 지역 감성을 살리더라도 낡고 촌스러운 형태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깔끔하고 세련된 공간 구성과 결합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폐주유소를 편의점으로 바꾼다는 아이디어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단순히 점포 하나를 추가하는 수준에 그쳐서는 성공하기 어렵다”며 “공간 자체에 소비자가 머물고 싶어 할 만한 요소와 지역적 특색, 세련된 디자인이 함께 담겨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마트24가 캄보디아에서 주유소와 편의점을 결합하는 전략에 대해서는 국내보다 상대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캄보디아는 소득 수준이 점진적으로 높아지는 과정에 있고, 이에 따라 보다 깔끔하고 표준화된 현대식 유통채널에 대한 수요도 함께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지 소비자들의 소득 증가와 함께 한국형 편의점의 상품 구성과 운영 시스템에 대한 선호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마트24가 기존 도심형 점포를 확대하는 동시에 주유소 네트워크를 활용한 점포까지 병행 출점할 경우 접근 가능한 소비자층을 넓힐 수 있다는 평가다. 주유소 결합형 점포가 캄보디아 시장에서 최적의 방식인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지만, 현지 유통 인프라와 소득 수준, 기존 상권 등을 분석해 출점한다면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캄보디아처럼 소득 수준이 높아지는 시장에서는 한국의 선진화된 유통 시스템 자체가 경쟁력이 될 수 있다”며 “편의점이 현지에 안착하면 한국산 식품과 생활용품 등 다양한 상품의 판매 통로로도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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