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고려아연 싸움 MBK 갑톡튀 논란...국민연금 이사장, 국감이 두렵다

정치 / 이동훈 / 2024-09-24 10:21:52
연금기금 운영사로 MBK파트너스 선정 배경 도마 위
고려아연 사태 계기, 국민연금 투자 기준 논란 점화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국가경제 안보 문제로 확대되면서 국민연금이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국민연금이 MBK 파트너스를 위탁 운영사로 선정한 배경과 투자 결정 과정의 투명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국감을 앞두고 국민연금 측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 및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 경영진의 경영권 분쟁이 머니게임으로 확전될 조짐을 보이면서 국민연금이 또다시 캐스팅보트를 쥐게될 것이란 전망이다. 

 

▲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사진=연합뉴스]

 


재계 안팎에서는 기존 최대 주주인 영풍과 손잡은 MBK는 최소 33.1%, 고려아연은 현대차·한화·LG화학 등의 지지를 받는다는 점을 가정해 약 34%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결국 고려아연 경영권 향방은 국민연금과 의결권 없는 자사주를 뺀 약 23% 지분이 당장 눈앞의 경영권 분쟁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내다봤다.

국민연금은 고려아연 지분 7.83%(162만375주)를 보유하고 있다. 당일 기준 국민연금이 어느 편에 설지 확실하지 않지만, 국민연금은 지난 7월1일 최대 1조원 5500억원 규모 국내 사모투자(PEF) 위탁운용사로 MBK파트너스 등 4곳을 선정한 바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MBK에게 거액의 국민 세금을 맡긴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이하 연금행동) 등 시민단체들은 “MBK 파트너스는 ESG 관점에서 우려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홈플러스를 인수한 뒤, 실적 악화 속에 과도한 구조조정과 연이은 폐점으로 노동자와 자영업자 등 서민의 삶에 크나큰 고통을 주고 있으며, 치킨 프랜차이즈 BHC 인수 후에는 심각한 가맹업주 쥐어짜기가 이어진다는 비판이 따르기 때문이다.

 

또한 MBK 파트너스는 역외탈세 혐의로 국세청의 세무조사와 고액의 세금 추징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며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런 가운데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MBK파트너스가 참전하면서 , 중국 자본 논란을 의식한 김두겸 울산시장,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원 등 여야 의원들은 일제히 MBK파트너스와 국민연금을 힐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와중에 박희승, 김영진, 정준호, 한정애, 서영교 등 야당 소속 의원 11명은 국민연금의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 운용을 강제해야 한다는 내용의 일명 MBK방지법을 발의했다.

검찰은 고려아연 측의 고소를 접수하고 재계 저승사자인 공정거래조사부에 배당하는 등 수사에 착수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불공정 행위 여부 등을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심지어 오는 국정감사에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국감 증인으로 출두할 것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국민연금은 MBK파트너스 건으로 정치권과 언론 그리고 각종 투자기관들로부터 무수한 질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실제 국민연금은 메가경제와의 통화에서 “국감을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단 “국감으로 갔다고 해서 어떤 영향이 어떻게 갈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기는 어렵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이는 국감에서 MBK 파트너스 선정 과정에 대한 집중적인 질의가 예상되는 가운데, 미리 입장을 밝히는 것을 꺼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MBK파트너스 선정 건에 대해서는 “내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다양한 기준과 자격 요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MBK 파트너스를 선정했다”고 밝혔지만, 개별 투자 건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정부 소식통은 “국감에서는 국민연금의 MBK 파트너스 선정 과정뿐만 아니라, 고려아연과 영풍의 경영권 분쟁에 국민연금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행사하여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과, 이에 따른 시장의 영향력 등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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