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에만 1조3560억원…전년 동기대비 2.38배 급증
[메가경제=송현섭 기자]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인해 은행권에서도 가계와 기업을 막론하고 연체율이 오르면서 대출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은 올해 상반기 총 2조2130억원의 부실채권을 상각하거나 매각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9907억원의 2.23배에 달하는 규모로 지난해 전체 2조 2713억원와 비슷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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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 장기화로 인해 은행권에서도 가계와 기업을 막론하고 연체율이 오르면서 대출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서울 시내 전경 [사진=연합뉴스] |
특히 올해 2분기 5대 은행은 6월 1조 2646억을 포함해 1조 3560억원에 이르는 부실채권을 대거 상각하거나 매각했다. 지난해 2분기 5709억원에 비해 2.38배나 급증하고 올해 1분기 8570억원보다는 58% 늘어난 수준이다.
올해 들어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면서 5대 시중은행들이 여신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통상적으로 은행은 3개월이상 연체될 경우 고정이하 등급으로 대출 채권을 분류하고 별도 관리하다가 자금회수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판단될 경우 부실자산을 털어낸다.
아예 상각(write-off)하거나 자산유동화 전문회사에 매각하는 방법이 동원되는데 담보 없는 신용대출 채권에 대해 상각 처리가 많이 이뤄진다. 부실화된 대출 채권 매각은 주로 주택담보대출 채권에 쓰이는 방법이다.
실제로 5대 은행의 부실채권 규모는 감소하면서 연체율이나 NPL비율은 낮아졌다. 6월말 기준 5대 은행에서 1개월이상 원리금을 연체한 단순 평균 대출 연체율은 0.29%로 나타났는데 가계대출 연체율이 0.25%, 기업대출은 0.32%였다.
직전 달인 5월말 기준 가계 0.29% 기업 0.37% 등 평균 대출 연체율 0.33% 수준보다 0.04%P 낮아진 것이다. NPL비율은 5월말 0.30%에서 6월말 0.25%로 한 달새 0.05%P 하락했다.
새로운 부실채권의 증감을 확인할 수 있는 신규 연체율은 0.09%로 변동이 없었다. 다만 1년 전에 비해 5대 은행의 건전성 지표는 급격하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말 0.17%이던 평균연체율이 0.12%P 내려갔고 0.22%였던 신규 연체율은 0.05%P 하락했다.
1년 전 0.22%이던 NPL비율은 0.03%P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올 하반기에도 연체율이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모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높았던 시기에 비해 전반적인 은행경영 환경이 악화됐다”며 “부동산 침체와 경기 부진으로 가계와 기업의 연체율이 동반 상승하고 있어 올 하반기 경영수지를 낙관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올해초까지 실시한 대규모 인력감축을 비롯해 비대면 온라인 뱅킹을 강화하는 등 선행 구조조정과 사업모델 전환으로 일부 수익구조를 개선하기는 했다”면서도 “전반적인 대출 채권 부실화가 현재 가장 큰 걱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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