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킨텍스서 열린 '선생님 대잔치' 블루아카이브 2.5주년 페스티벌

게임 / 정호 기자 / 2024-05-20 09:57:42
밴드공연·굿즈샵·코스프레 눈이 즐겁고, 두손 가득 채워도 더 있고 싶다
유저 1만명만 선별·155명 도우미….원활한 행사 분위기에 만족도 높아

[메가경제=정호 기자] 27도를 기록한 초여름을 앞두고 무더웠던 날씨보다 일산 킨텍스는 더욱 열기로 가득차 있었다. 서블컬처 게임의 새로운 붐을 일으킨 '블루 아카이브'의 축제를 찾은 유저들의 열기 때문이다. 하루종일 돌아다녀도 게임 내 캐릭터를 재현한 구조물부터 달팽이관을 간지럽히는 게임 OST로 행사장은 활기로 가득했다. 유저들의 얼굴에는 힘든 기색보다는 웃는 표정이 가득했다.

 

'선생님'들이 블루 아카이브 2.5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킨텍스에서 북새통을 이뤘다. 선생님은 게임 내에서 주인공(플레이어)를 일컫는 말로 블루아카이브의 팬층을 가리킨다. 블루 아카이브 2.5주년 페스티벌은 18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됐으며 앞선 티켓팅은 8분만에 마감된 바 있다. 이벤트를 통해 당첨된 추가 1000명까지 합해서 양일간 1만1000명의 관객이 행사장을 방문했다. 선생님들은 이번 행사를 위해 서울은 물론 천안, 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몰려들었다. 

 

▲ <블루 아카이브 2.5주년 페스티벌 메인 스테이지.사진=정호 기자>

 

넥슨은 양일간 행사 진행 도우미·경호 인력 등 총 155명을 동원해 진행에 차질이 없도록 만반을 기했다. 넥슨은 이번 행사에서 굿즈를 되파는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클린 예매 캠페인'을 첫 도입했다. 계정 레벨 60 이상인 유저에게만 별도 멤버십을 발급해 티켓팅 참여 기회를 제공했다. 예매자가 취소한 표는 이벤트를 통해 새주인에게 돌아갔다.

 

행사 기간 이전에 굿즈 상품의 트레이싱(모방작품)이 발각돼 2차 창작 상품 판매 기회를 박탈하기도 하는 등에 다른 문제 상황도 대비했다. 

 

메가경제가 지난 18일 첫날 행사 현장을 찾은 날에는 선별된 인원만 입장하는 특성상 질서정연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 킨텍스 2관 9홀 전체에서 진행되는 행사를 관람하거나 캐릭터 코스프레를 한 유저들이 줄을 이뤘다. 정오 기준 대기 시간은 약 20~30분 정도 소요됐다. 

 

▲ <행사장 내부는 질서정연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사진=정호 기자>

 

행사장 내부 모습 또한 주요 부스를 제외하고 이동할 때 제약이 적었다. 마련된 프로그램은 ▲블루아카이브의 공식 굿즈를 판매하는 '샬레 팝업스토어' ▲유저들이 직접 제작한 2차 창작 굿즈를 판매하는 '키보토스 마켓' ▲콘서트장처럼 메인스테이지에서 게임 내 OST를 연주하고 감상할 수 있는 '사운드 아카이브' ▲클럽처럼 디제잉을 보며 유저들이 한 데 어울리는 'DJ 공연' ▲미니농구와 배구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는 '젤리즈 게임존' ▲캐릭터들과 찍은 사진을 즉석에서 인화해 소장할 수 있는 '포토부스 체험존' ▲다양한 블루 아카이브의 전시물을 구성한 '동아리 포토존' 등이 있다. 

 

맘스터치 피자와 쿠키를 판매하는 매점 또한 운영되고 있었다. 바로 앞에 마련된 쉼터에서는 유저들이 바닥에 앉아 삼삼오오 모여 앉아 취식을 하며 담소를 나누었다. 피자를 먹던 20대 초반 유저 신모 씨는 "경상남도 거제도에서 밤 11시에 일산으로 도착해 아침 일찍 입장했다"며 "행사장은 키보토스(게임 내 도시인 '학원도시연방')가 현세에 강림한 듯 재현도가 높아 놀랐다"고 말했다. 

 

나무 밴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던 40대 주부는 같이 온 자녀가 잔뜩 신났다고 설명했다. 주부 이모 씨는 “요즘 아이가 고3 수험생이 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평소 좋아하는 게임 행사에 같이 와 즐기는 모습을 보니 보람차다”고 밝혔다. 

 

▲ <메인 굿즈들의 구성은 아크릴 스탠드부터 티셔츠, 점퍼 등 다양했다.사진=정호 기자>

 

메인 스테이지에서는 유저들이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공연에 열광하며 야광봉을 흔들며 환호하고 있었다. 메인 스테이지 옆 공식 굿즈몰에서는 모자와 점퍼, 티셔츠 등 의류를 구매하려는 관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종이가방이 넘칠 정도로 가방에 굿즈를 잔뜩 채워가던 30대 관객 유모 씨는 "이번 행사를 대비해 친구들 2명과 구매 품목을 준비한 뒤 마켓으로 바로 왔다"며 "친구들과 나눌 굿즈가 벌써 40만원어치라며 퀄리티도 높아 '어른의 힘'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유저들의 연령층은 10대에서 40대까지로 다양했다. 특히 대구에서 찾아왔다는 중학교 3학년 윤모 군은 "모임에서 만난 형하고 이번 행사에 오기 위해 3달 전부터 용돈을 모았다"며 "하지만 무척 마음에 드는 제품이 넘쳐나 아쉬운 생각도 든다"는 평을 남겼다.

 

▲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관객들로 가득찬 2차 창작존.사진=정호 기자>

 

맞은편에서는 유저들이 직접 그린 만화책부터 피규어, 무선 충전기, 라이터 등을 판매하는 2차 창작존이 마련돼 있었다. 여기서도 유저들이 한 개라도 물건을 더 구입하기 위해 단체로 몰려 들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작가들은 한달에서 세달까지 준비기간을 거쳐 판매 물품을 마련했다. 20대 작가 이모씨는 "앞서 예약을 받아 작품을 마련했고 50개 정도는 현장 판매를 했다"며 "근데 10분도 되지 않아 준비된 물건이 동이 나고 말았다"고 말했다. 

 

블루아카이브에서는 100여개의 가까운 여성 캐릭터가 등장한다. 유저들은 이 캐릭터들을 수집하고 육성하는 데 재미를 느낀다. 행사장에서는 이 캐릭터들의 모습을 본 뜬 의상을 입고 재현한 유저들도 찾아볼 수 있었다. '신칸센' 등 팀을 이뤄 참석하는 이들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다. 

 

▲ <코스프레를 통해 게임 내 캐릭터를 재현한 유저들.사진=정호 기자>
▲<코스프레를 진행한 유저들과 기념 촬영을 하는 관람객의 모습.사진=정호 기자>

 

직접 제작한 구조물까지 활용해 코스프레를 한 20대 남성 김모 씨는 "플라스틱과 폐배수관, 미니건 등을 활용해 의상을 제작했다"며 "2주 정도 꼬박 열심히 제작한 소품을 보고 즐거워 하는 다른 관객들을 보면 고생한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게임 캐릭터 와카모 코스프레를 한 30대 남성 신모씨는 "2개월 동안 다이어트를 하고 중국에서 3개월에 걸쳐 작품 제작을 의뢰하는 등 많은 공을 들인만큼 이번 행사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행사에 대한 반응은 만족과 불만이 갈리기도 했다. 친구와 함께 행사장을 찾은 20대 중반 여성 윤모 씨는 "이번 행사는 도우미들도 많고 미니게임 존 등이 잘 마련돼 즐길 거리가 풍부해 만족한다"며 "2년 전부터 친구와 함께 해왔기에 블루아카이브에 대한 애정이 강한 만큼 천안에서까지 이번 행사에 온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 <게임존에서 배구 게임으로 자웅을 겨루는 유저들.사진=정호 기자>

 

친구와 함께 부산에서 찾아왔다던 유저 차모 씨는 "블루아카아브의 국내 유저만 11만명이 넘어가는 데 그중에서 1만명만 오는 게 아쉽다"며 "다음에는 더욱 많은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행사로 발전하길 바란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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