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약 AI 감시·내용증명…아모레퍼시픽 민·형사 대응
에이피알 인력 확충·LG생건 전담조직…기업 방어망 고도화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K-뷰티 위조상품과의 싸움이 단순한 ‘삭제 요청’ 단계를 넘어섰다. 정품과 구별하기 어려운 가품이 해외 플랫폼을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인공지능(AI) 감시부터 판매자 추적, 계정 제재, 민·형사 대응까지 방어망을 넓히고 있다.
가품을 찾아내는 기술과 대응 수단은 고도화됐지만, 실제 제조자와 판매자를 특정하고 유통망 전체를 끊어내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다. K-뷰티의 해외 확장이 빨라질수록 ‘짝퉁과의 추격전’도 장기전으로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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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뷰티 기업들이 AI와 모니터링을 활용해 위조상품 차단에 나서고 있다. [사진=AI] |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내외 주요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가 차단된 화장품 위조상품은 3만754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6270건보다 130.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8개월간 차단 건수만 지난해 연간 3만9295건의 95.5%에 달한다.
문제는 가품이 소비자가 쉽게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에이피알에 따르면 메디큐브 위조상품과 관련해 실제 가품 관련 소비자 문의가 유입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정품의 패키지와 용기, 상세페이지 이미지 등을 정교하게 모방해 일반 소비자가 외관만으로 정품 여부를 구분하기 어려운 사례도 확인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관계 당국의 단속을 통해 중국 광둥성 지역에서 메디큐브 제품의 위조상품이 적발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에이피알은 브랜드 차원에서 중요한 문제로 보고 있다. 가품이 소비자가 정품으로 오인해 구매할 가능성이 있을 뿐 아니라 제품 품질과 안전성에 대한 신뢰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피해 최소화를 위해 메디큐브 공식몰을 통해 가품 관련 소비자 피해 예방 안내 등을 진행했으며, 글로벌 사업이 확대되고 판매 국가와 유통채널이 다양해진 것을 고려해 현재 가품 단속 및 지식재산권 보호와 관련한 인력 채용을 진행하는 등 대응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가품 대응 방식도 기업별로 한층 구체화되고 있다. 동국제약은 센텔리안24 위조상품을 잡기 위해 AI 기반 감시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동국제약에 따르면 최근 K-뷰티의 인기와 함께 센텔리안24 브랜드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일부 유통채널에서 위조상품 유통 시도가 확인됐다. 현재까지 확인된 위조상품은 패키지 인쇄 상태와 용기 마감, 제품 텍스처 등에서 정품과 차이가 나타나는 사례 등이 있다.
이에 대해 동국제약은 AI 기반 위조상품 모니터링 솔루션과 사내 모니터링을 동시에 가동해 국내외 주요 유통 플랫폼을 상시 점검하고 있다. 의심 상품이 확인되면 각 플랫폼의 지식재산권 침해 신고 절차를 통해 해당 게시물 삭제와 판매자 계정 제재를 요청하는 방식이다.
단순 게시물 삭제에 그치지 않고 반복 판매자에 대해서는 대응 수위도 높이고 있다. 악의적이거나 상습적으로 위조상품을 판매하는 사업자의 경우 판매자 정보를 추적하고, 경고장이나 내용증명을 발송하는 등 법적 조치도 병행하고 있다. 위조상품 대응이 단순 모니터링을 넘어 실제 판매 주체를 추적하는 단계까지 확장된 셈이다.
소비자 피해 예방에도 힘쓰고 있다. 동국제약은 소비자가 가품을 정품으로 오인해 구매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공식 홈페이지와 유통채널을 통해 ‘정품·가품 구별 가이드’를 제작·배포하고 정식 유통경로 이용을 권장하고 있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화장품은 피부에 직접 바르는 제품인 만큼,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위조상품 사용 시 소비자의 건강과 피부 안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소비자 보호와 브랜드 신뢰도 제고를 최우선으로 두고 위조상품 유통 근절을 위한 관리와 대응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AI를 활용한 위조상품 감시는 다른 주요 화장품 기업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공식 판매처 인증 마크 제도를 운영하는 한편, 위조품 탐지 전문업체와 함께 AI 기반 실시간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국내외 주요 온라인 플랫폼과 협력 체계를 구축해 위조품 유통 현황을 점검하고 있으며, 위조품이 확인될 경우 신고·단속, 유통 및 국내 유입 차단, 민·형사상 법적 대응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소비자에게는 아모레몰을 비롯해 온라인 공식 판매처와 백화점·면세점 매장, 아모레 카운셀러 등 공식 유통채널에서 제품을 구매할 것을 안내하고 있으며, 비정상적으로 낮은 가격에 판매되는 제품은 위조품일 가능성이 있는 만큼 판매처와 제품 정보 확인을 당부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은 위조품으로 인한 고객 피해를 예방하고 브랜드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다각적인 대응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위조품 유통 근절 및 고객들이 안심하고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도 지식재산 관리를 전담하는 부서를 중심으로 국내외 온·오프라인 채널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위조상품을 적발·차단하고 있다. 세관과 지식재산처 등 정부기관뿐 아니라 국내외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들과도 협력해 가품 유통 차단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주요 화장품 기업들의 대응은 AI 감시와 전담 인력, 판매자 추적, 플랫폼 계정 제재 요청, 민·형사상 조치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개별 기업 차원에서 위조상품 유통망 전체를 차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국가와 플랫폼을 통해 위조상품이 유통될 수 있고, 실제 판매자와 제조 주체를 특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으며, 소비자가 외관만으로 정품여부를 구별할 수 없는 제품도 있다”면서 “소비자 피해 예방과 브랜드 신뢰 보호 측면에서도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플랫폼이 위조상품 신고 접수 시 판매 게시물을 신속하게 차단하고 동일 판매자나 반복적인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해서도 실효성 있는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대응체계가 필요하며, 해외 현지 단속기관과의 공조를 통해 위조상품 제조 단계부터 유통까지 차단하는 협력체계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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