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박제성 기자] 고려아연 최대주주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지난 15일 고려아연 이사회가 의결한 '해외 제련소 건설을 위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의 투자 안건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이는 주주가치 훼손 및 재무건정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라 판단한다"고 밝혔다.
영풍과 MBK는 최윤범 회장 측 이사진이 다수인 고려아연 이사회가 경영권 분쟁 국면에서 충분한 검토와 사회적 설명 절차 없이 대규모 해외 투자와 지배구조 변동 안건을 졸속 처리한 점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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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각 사] |
고려아연의 장기적 지속가능성과 주주 이익을 지키기 위해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즉시 법원에 제기할 계획이라는 뜻을 밝혔다.
먼저 영풍과 MBK는 고려아연이 제시한 프로젝트는 총 11조원 규모인데 대부분의 재무적 부담은 고려아연에 돌아가는 구조라는 점을 지적했다.
고려아연은 합작법인(JV) 및 제련소 건설을 추진하기 위해 현지 법인에 직접 출자하고, 현지 법인이 차입하는 7조 원 전액에 대해 연대보증에 나선다.
이를 합치면 8조원을 부담하는 것으로 영풍 측은 추정한다. 고려아연이 현지법인의 대규모 금융 거래를 보증하는 역할을 맡는데 사업성이 검증되지 않은 초기 단계에서 자사 재무 구조를 담보로 제공하는 것은 극도로 위험한 선택이라는 것이 영풍 측의 주장이다.
특히 7조원을 빌릴 경우 연 이자 부담만 3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향후 금리 변동·환율 변동·프로젝트 지연 등으로 수조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때 고스란히 고려아연과 기존 주주에게 귀속된다는 점도 영풍 측은 우려한다.
고려아연은 미국 정부와 기업들로부터 출자금 등을 모아 합작법인을 신설하고, 이 합작법인이 다시 고려아연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매우 이례적인 방식을 택했다는 점도 영풍은 지적했다.
영풍 관계자는 "이런 복잡한 우회 출자 구조는 자금 조달 목적이기보다는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우호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지배구조 개입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라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해당 합작 법인은 실질적 사업 리스크(위험) 없이 고려아연의 지분 약 10%를 확보해 배당과 의사결정 구조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영풍·MBK 파트너스 관계자는 "투명하지 않은 지분 이전 구조에 기존 주주를 희생시키는 방식의 유증은 경영상 필요성을 충족하지 못하며 주주 평등 원칙에 정면으로 맞서는 행위”라고 말했다.
또 "이번 유증은 주주의 신주인수권 침해와 더불어 회사에 현저한 손해를 발생시키는 위법 행위로 판단된다"면서 "법적 조치를 통해 이번 결정을 반드시 시정하고 고려아연이 최 회장의 사유물이 아닌 주주·협력업체·국가 산업 전체가 신뢰할 수 있는 기업으로 남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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