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디프 대학이 15개 프로젝트중 하나로 선정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과거의 지혜를 바탕으로 미래를 설계하다.”
영국의 유명 건축 전문지인 아키텍처 저널(Architecture Journal)과 Dezeen이 젊은 한국인 건축가 손재윤 씨를 집중 조명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올해 7월 카디프 대학을 졸업한 손 씨는 석탄 채굴 마을인 트레허버트에 'Greenery Hub' 프로젝트를 제안하며 지속 가능한 건축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의 프로젝트는 쇠퇴한 지역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동시에 건축 디자인의 미래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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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허버트 마을은 산업혁명 이후 석탄 채굴 중심의 마을로 변모하면서 자급자족의 삶을 잃어가던 곳이다. 손 씨의 Greenery Hub 프로젝트는 이러한 마을의 역사적 배경을 되짚어보고, 지속 가능한 식량 생산과 소비를 통해 마을의 정체성을 되찾고자 하는 시도이다.
그는 재생 에너지 활용, 물과 자원의 효율적 사용, 그리고 순환 경제 시스템 구축을 통해 환경과 사람이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마을을 만들고자 했다.
마을의 역사와 문화를 존중하고,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고 한다. 기존 부지에 있던 나무를 활용해 건물을 짓고, 지역 사업가들과 협력하여 건축 과정에 참여시킴으로써 마을의 정체성을 건물에 담고자 했다는 것.
프로젝트 핵심은 모듈형 건축방식이다. 이는 프리패브(Pre-fabrication) 건축의 하나로,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부품, 자재 등을 모듈 형태로 만들어 현장에서 조립하는 건축물의 생산 및 시공 방식을 말한다. 그러나 아직 생소한 개념이기 때문에 기술적인 어려움도 많고, 지역 주민 설득 등 해결해야할 현안이 많다는 비판도 있다.
그럼에도 단순히 건물을 짓는 것을 넘어,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건축가는 사회 문제에 대한 고민을 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협력하고 소통하는 능력도 중요하고 이번 프로젝트 안에서 이와 같은 기술 외적인 점을 오히려 강조하고 싶었다는 것.
젊은 건축가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열정은 기후 변화와 환경 문제가 심각해지는 가운데, 지속 가능한 건축이 미래 건축의 핵심 키워드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Dezeen이 카디프 대학이 조명한 15개의 프로젝트중 하나로 손 씨의 프로젝트를 선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손 씨는 영국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많은 의구심을 가졌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그는 남들과 조금 다른 접근을 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실험하며, 결국 자신만의 독창적인 건축 철학을 완성해냈다.
트레허버트 마을 프로젝트에서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 과정은 그에게 가장 큰 영감을 주었으며, 건축가로서의 보람을 느끼게 해주었다고 그는 강조한다.
지속 가능한 건축을 만드는 것은 기반을 다지는 것이라 생각하고 건물을 지어나가는 과정에서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법을 사용해 짓는 것도 물론 중요한 명제다.
다만 그는 건축은 사람이 사용하는 순간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고 그 건물이 허브 즉 사람들 간 소통의 장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배치해 문제를 해결할 큰 흐름의 타임라인을 구상하면 우리 사회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방향이라고 조심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손 씨는 현재 MIT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며 더 큰 포부를 품고 있다. 그는 MIT에서 건축이 사회 문제 해결의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싶어 한다.
그는 건물이 사람들 간의 소통의 장이 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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