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북 8월호] 정부, 석달 연속 "경기둔화 우려" 진단..."물가상승 지속에 경제심리 악화"

숫자경제 / 류수근 기자 / 2022-08-21 04:09:05
“향후 수출회복세 제약 우려”...“글로벌 경기 하방 위험 확대”도 유지

정부가 최근 경제 상황과 관련해 석달 연속 경기둔화가 우려된다는 비슷한 진단을 내놨다.

기획재정부는 19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고용과 대면서비스업 회복으로 내수가 완만한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면서도 “대외여건 악화 등으로 높은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경제 심리도 일부 영향을 받는 가운데 향후 수출회복세 제약 등 경기둔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지난 6월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 과정에서 처음으로 경기둔화 우려를 밝힌 데 이어 3개월째 비슷한 진단이 내려졌다.
 

▲ 기획재정부는 19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에서 최근 경제 상황을 두고 경기 둔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CG=연합뉴스]

6월호에선 “대외여건 악화 등으로 높은 물가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투자부진 및 수출회복세 약화 등 경기둔화가 우려된다”고 했고, 7월호에서도 “대외여건 악화 지속 등으로 물가상승세가 확대되고 향후 수출회복세 제약 등 경기둔화가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고용과 대면서비스업 회복으로 내수가 완만한 개선을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물가 상승세가 소비 등을 제약하고 미국 등의 성장 둔화가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비슷한 분석을 내놓은 것이다.

▲ 물가 추이. [기획재정부 제공]

다만 8월 그린북에는 지난달에 없었던 ’경제심리‘ 관련 언급이 추가됐다. 최근 소비자심리지수(CCSI)와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5월부터 석 달째 동반하락한 것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더 커졌다고 볼 수 있다.

기재부는 그린북을 통해 대외적 상황과 관련 “글로벌 경기 하방 위험 확대”라는 진단도 넉달째 유지했다. 5~7월에 ”더욱 확대“에서 8월에는 ”지속 확대“로 바뀌었을 뿐이다.

7월 물가는 상승폭을 확대했다.

▲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기획재정부 제공]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농축수산물의 오름세 확대와 함께 외식 등 개인서비스 상승세가 지속되며 1년 전보다 6.3% 올라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폭염・장마철 등 생육조건 악화에 따라 채소・과실 중심으로 농산물 가격이 상승하면서 농축수산물 가격의 상승폭이 커졌다. 여기에다 최근 집중호우로 농산물 작황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다만 글로벌 경기둔화 가능성이 확대되며 국제 원유가격이 하락하면서 석유류 가격 오름세가 다소 둔화하면서 물가 상승세가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기대를 키웠다. 지난 7월 두바이유의 평균 가격은 배럴당 103.1달러로 6월(113.3달러)보다 떨어졌다.

▲ 국제유가 추이. [기획재정부 제공]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수출이 재개되면서 국제 곡물 가격이 하락세를 보인 점도 물가 상승세가 정점에 달했을 긍정적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

밀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수출협상 타결에 따른 공급여건 완화 기대로, 옥수수는 미국 작황호조로, 콩은 중국 수요 위축 우려 등으로 하락했다. 석유류・농산물 등 공급측 변동요인을 제거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7월에 1년 전보다 4.5% 상승했다.

▲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제외 지수)와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 [기획재정부 제공]

체감지표인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7.9%가 오르며 1년 전보다 상승폭을 확대했고, 신선식품지수는 신선채소·과실 가격강세로 큰 폭으로 상승해 13.0%나 올랐다. 정부는 추석이 지난 뒤 9월, 늦어도 10월 즈음에는 물가 상승세가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6월 소매판매는 내구재(-2.3%), 준내구재(-0.9%), 비내구재(-0.3%) 소비가 모두 줄어들면서
전월보다 0.9% 감소해 4개월 연속 위축됐다. 소매판매의 4개월 연속 감소는 1997년 10월∼1998년 1월 이후 24년 5개월 만이다.

▲ 7월 소매판매 관련 통계. [기획재정부 제공]

정부는 7월 소매판매의 경우 백화점 매출액, 카드 국내 승인액 증가 등은 긍정적 요인이지만 소비자심리지수 하락 등은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7월 백화점 매출액은 1년 전보다 26.0%, 카드 국내 승인액은 15.5% 각각 증가했다.

7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6,0으로 한 달 전보다 10.4포인트 하락했다. 2020년 9월(80.9) 이후 처음으로 90을 밑돌았다. CCSI가 100보다 낮으면 장기평균(2003∼2021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80으로 6월보다 2포인트가 낮아졌다. BSI가 100 이상이면 경기가 호전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더 많고, 100 미만이면 악화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더 많다는 뜻이다.

▲ 7월 수출 현황. [기획재정부 제공]

7월 수출은 1년 전보다 9.2% 증가해 6월(5.3%)에 이어 두 달 연속 한 자릿수 증가율에 머물렀다.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의 수출증가율(26.5%→24.5%→18.4%→13.0%)을 봐도 수출증가 둔화세가 확연하다.

미국 경제가 두 개 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하고, 중국 경제가 코로나 재확산 등으로 산업생산・소매판매 등 회복이 지연되는 등 대외 여건의 악화는 수출에 부정적이다.

▲ 미국경제 현황. [기획재정부 제공]
▲ 중국경제 현황. [기획재정부 제공]

7월 수출은 605억7천만 달러, 수입은 653억7억 달러로 수출입차는 48억 달러 적자였다. 적자폭은 6월(24억9천만 달러)보다 더 커졌다.

정부는 최근 반도체 가격의 단가도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 이런 부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6월 전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6% 늘며 두 달째 증가세를 보였다. 전월보다 서비스업 생산(–0.3%)은 감소했으나 광공업생산(1.9%)이 전산업 생산의 증가를 견인했다.

반도체 수급 차질 문제의 완화로 반도체(4.2%), 자동차(7.4%) 등의 생산이 늘어난 결과다.

▲ 6월 제조업 평균가동률. [기획재정부 제공]

6월 제조업 출하는 전월보다 3.1% 줄었으나 재고는 5.6% 증가해 제조업 재고율(출하량에 대한 재고의 비율)은 124.6%로 전월보다 10.3%포인트 상승했다.

6월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보다 0.3% 감소했다.

▲ 서비스업 관련 통계. [기획재정부 제공]

7월 서비스업의 경우, 차량연료 판매량, 고속도로 통행량 증가 등은 긍정적 요인이지만 소상공인 체감경기지수 하락 등은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상공인 체감경기지수는 올해 4월(76.4)과 5월(74.7)에는 70을 웃돌았으나 6월은 65.3으로 낮아졌고, 7월엔 53.8로 더 떨어졌다.

▲ 설비투자지수. [기획재정부 제공]

6월 설비투자도 반도체 장비가 일부 들어오면서 전월보다 4.1% 증가했다.

기재부는 설비투자조정압력 축소 등은 향후 설비투자에 부정적 요인이지만 기계수주 증가, 평균가동률 상승 등은 긍정적 요인으로 전망했다.

7월 고용은 취업자 수 증가세를 지속했다. 반면 취업자 수 증가폭은 약화했다.

▲ 취업자수와 취업자증감 추이. [기획재정부 제공]

7월 취업자는 1년 전보다 82만6천명 늘었다. 다만 지난 5월(93만5천명)과 6월(84만1천명)보다 증가폭은 줄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2.9%로 1년 전보다 1.6%포인트 상승했다.

기재부는 “선제적 물가관리 등 민생안정과 대내외 리스크 점검 및 우리경제에 미칠 파급영향 최소화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변이바이러스 피해 대응과 경기회복 뒷받침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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