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4차례 탄도미사일 도발] 유엔 안보리 회의 열흘만에 또 개최...미국 요청

정치 / 류수근 기자 / 2022-01-20 02:35:11
현지시간 20일 오후 열려…주유엔 미국대사 "북한에 대한 압력 높여나갈 것"
중국은 북한 미사일 발사 안보리 제재에 신중론...“대화 노력해야”
미중 갈등에 쌓여가는 악조건들...임기 4개월 남은 문대통령 돌파구 막막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을 논의하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10일만에 또 소집될 것으로 알려져 그 결과가 주목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은 18일(현지시간)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안보리 회의 소집을 요청했다고 AFP 통신이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통신은 이번 미국의 안보리 회의 요청에 영국, 프랑스, 아일랜드, 멕시코, 알바니아가 동참했다고 전했다.

 

 

▲ 지난 11일 북한에서 발사한 극초음속미사일이 비행하는 모습을 조선중앙TV가 12일 보도했다. 발사 장소는 자강도로 알려졌다. [조선중앙TV 화면=연합뉴스]

익명을 요청한 한 외교관은 AFP 통신에, 미국의 이번 요청에 따라 20일 비공개로 안보리 회의가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회의는 한국시간으로 21일 새벽에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 요청은 북한이 지난 17일 ‘북한판 에이태큼스’(KN-24)로 보이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쏘아 올리는 등 올해 초부터 잇따라 도발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 발사와 관련한 최근 상황에 대해 안보리 이사국들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을 비롯한 주요 안보리 이사국들과 긴밀히 소통 중”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안보리 상임이사국 중 하나인 중국은 북한의 최근 연쇄 탄도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유엔 안보리 회의 개최를 앞두고 안보리 이사국들의 신중한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지금 말할 수 있는 것은 안보리가 이른바 대북 제재 결의 초안을 토론할 계획이 없다는 것”이라며 “안보리 구성원들이 대국적인 견지에서 장기적으로 내다보며 현재 정세를 신중하게 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7일 오전 평양시 순안비행장 일대에서 동북쪽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지난 14일 세 번째 발사에 이어 사흘 만에 올해 들어 네 번째 무력시위였다. 이 단거리탄도미사일은 ‘북한판 에이태킴스(ATACMS)’로 불리는 KN-24로 파악됐다.

이에 앞서 북한은 지난 5일과 11일 자강도 일대에서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주장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 북한 새해 미사일 발사 일지. [그래픽=연합뉴스]

합참은 11일 엿새만의 두 번째 무력시위와 관련해 자강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됐다며 “비행거리는 700km 이상, 최대고도는 약 60km, 최대속도는 마하 10 내외”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5일에 발사한 탄도미사일보다 진전된 것으로 평가했다.

11일은 미국, 일본, 유럽 등 국제사회가 북한의 5일 발사에 대한 유엔 안보리 비공개회의를 개최한 당일이어서 더욱 북한의 의도가 주목을 받았다.

북한은 사흘 후인 14일에는 평안북도 의주 일대 철로 위 열차에서 KN-23(북한판 이스칸데르·북한 전술유도탄 지칭) 2발을 발사했다. 열차에서의 발사는 작년 9월 15일 같은 방식으로 쏜 이후 두 번째였다.
북한이 네 차례에 걸쳐 발사한 미사일들은 모두 남측을 겨냥한 새 무기들로, 연초부터 종류와 발사방식을 바꿔가며 대남 무력시위를 벌인 모양새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올해 두 번째 미사일 발사 후 미국의 요구에 따라 비공개로 안보리 회의를 열었다. 그런 만큼 이번에 예정대로 안보리 회의가 열리면 열흘 만에 재소집되는 것이다.

뉴욕시간으로 20일 오후 3시까지 15개 안보리 이사국 중 반대하는 곳이 없으면 추가 지정이 이뤄진다. 이의제기 시한이 안보리 회의 개최 시점과 비슷하게 맞물려 더욱 눈길을 끈다.

미국은 북한이 새해 들어 두 차례(5일·11일)에 걸쳐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하자 지난 12일(현지시간) 독자적 대북 제재 카드를 꺼내들기도 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당시 북한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에 관여한 북한 국적 6명과 러시아인 1명, 러시아 단체 1곳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통상 동계훈련 막바지인 2∼3월께 합동타격훈련의 일환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번처럼 연초부터 연이어 무력 시위에 나선 건 이례적이다. 그만큼 북한이 노리는 목적에 관심이 쏠린다.

외교부에 따르면,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19일 전화 통화를 통해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 상황을 공유하면서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인 관리와 북한과의 조속한 대화 재개를 위한 모든 방안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국무부는 따로 자료를 내고 “셔먼 부장관이 북한의 최근 복수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여러 건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규탄했다”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계속된 공동의 노력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새해 벽두 북한의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독자제재와 함께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에 제재 대상 추가를 제안해놓은 상황이다.

일련의 상황과 관련해 한미는 지난 15일 외교장관 통화를 진행한 바 있다.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와 맞물려 5일과 11일엔 북핵 수석대표 통화를 갖고, 12일에는 차관보 통화 등 고위급 협의를 밀도있게 진행해오고 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18일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한에 대한 압력을 계속 높여나갈 것(will continue to ramp up the pressure)”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국제사회 움직임에 아랑곳하지 않고 잇따라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의 움직임과 비판 강도도 강해지고 있다. 새해 벽두 연달아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노림수가 무엇이든지 간에 한반도 교착 국면은 더욱 길어지고 짙어지고 있다.

이제 임기 4개월이 채 남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으로서는 임기 끝까지 종전선언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려 하고 있지만 악조건만 쌓여가고 있는 형국이다. 조 바이든 정부 들어 더욱 첨예화하는 미중 갈등에다 북한의 거듭된 탄도미사일 도발까지 겹치며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갑갑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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