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수직발사체계-Ⅱ 설치...SM-6미사일 등 탑재 예정
국내기술 첨단 통합소나체계 적용...해상작전헬기 ‘MH-60R 시호크’ 탑재
시험평가 거쳐 24년말 해군에 인도...이후 전력화 과정 뒤 실전 배치
해상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탐지하고 요격할 수 있는 차세대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이 그 위용을 과시하며 진수됐다.
해군과 방위사업청은 28일 오전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해군의 첫 8200t급 차세대 이지스구축함 1번함인 정조대왕함의 진수식을 거행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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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8일 오전 울산시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정조대왕함 진수식에서 안전항해 기원식을 마친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정조대왕함은 차세대 이지스구축함을 뜻하는 ‘광개토-Ⅲ 배치-Ⅱ(KDX-Ⅲ Batch-Ⅱ)' 1번함이자 해군의 4번째 이지스함이다.
이날 진수식에서는 지난 4월 함명제정위원회에서 선정된 명칭인 ’정조대왕함‘이 공식 부여됐다. 함정번호는 ‘DDG-995’이며 영문명은 ‘Jeongjo The Great’이다.
해군은 구축함의 함명으로 국민들로부터 영웅으로 추앙받는 역사적 인물이나 국난극복에 크게 기여한 호국인물을 선정하고 있다. 앞서 ‘광개토-Ⅲ Batch-Ⅰ’의 1번함은 ‘세종대왕함, 2번함은 ’율곡이이함‘, 3번함은 ’서애류성룡함‘으로 명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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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조대왕함 항해 이미지(CG). [방위사업청 제공] |
’광개토-Ⅲ‘는 이지스구축함 획득사업으로, ’배치(Batch)-Ⅰ‘은 세종대왕급 이지스구축함이며, 이번에 진수하는 정조대왕함은 ’배치-Ⅱ‘의 첫 번째 함정이다.
동급 이지스함은 앞으로 2척이 추가 건조된다. ‘배치(Batch)’는 동일한 군함 형태의 진화적 성능 향상 단계를 말한다.
해군의 첫 8200톤급 이지스구축함인 정조대왕함은 첨단과학기술 기반 해양강군 건설의 상징이자 국가전략자산으로서 해군의 전투역량을 한층 강화시킬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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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조대왕함 주요 장비 및 무장. [방위사업청 제공] |
정조대왕함은 세종대왕급(7600t급) 이지스함보다 600t가량 커졌을 뿐 아니라 탄도미사일 요격용 수직발사대 능력과 무장력, 스텔스 기능에서도 진일보했다는 평가다.
특히 최신 이지스 전투체계를 탑재하여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대한 탐지, 추적뿐만 아니라 요격 능력까지 깆춰 해상기반 기동형 ‘3축 체계’의 핵심전력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한국형 3축체계란 날로 고도화하는 북한 핵·미사일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북한의 미사일을 탐지·추적·타격하는 '킬 체인'(Kill Chain),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적 지휘부 시설을 궤멸하는 대량응징보복(KMPR)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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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개토-Ⅲ 배치-Ⅰ/ 배치-Ⅱ 제원 비교. [방위사업청 제공] |
정조대왕함은 기존 세종대왕급 이지스구축함에 비해 전투능력이 획기적으로 향상됐다는 게 해군의 설명이다.
길이 170m, 폭 21m에 함정의 중량이라고 할 수 있는 경하톤수는 약 8200톤으로 세종대왕급 이지스구축함에 비해 전체적인 크기는 커졌지만 적의 공격으로부터 함정을 보호하는 스텔스 성능은 강화됐다.
대공전에 있어서는 최신 이지스전투체계를 탑재해 탄도미사일에 대한 탐지·추적 능력이 향상됐다.
특히 한국형 수직발사체계-Ⅱ를 설치해 미 해군이 운용하는 SM-6 미사일 등 장거리 함대공유도탄과 함대지탄도유도탄을 탑재할 예정으로, 주요 전략표적에 대한 원거리 타격은 물론 탄도미사일에 대한 요격 능력도 갖추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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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200톤급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KDX-Ⅲ Batch-Ⅱ) 선도함'인 '정조대왕함' 전경. [현대중공업그룹 제공] |
대잠전의 경우 국내 기술로 개발한 첨단 통합소나체계를 탑재해 적 잠수함이나 어뢰 등 수중 위협에 대한 탐지능력이 크게 향상됐다. 또 장거리대잠어뢰와 경어뢰를 탑재해 적시 대잠공격 능력이 가능하다. 2024년부터 도입되는 MH-60R(시호크) 해상작전헬기 탑재도 가능해 강력한 대잠작전 능력을 보유하게 됐다.
추진체계의 경우 기존 가스터빈 엔진 4대에 추가적으로 하이브리드 전기 추진체계(HED) 2대를 탑재했다. 이에 따라 일반 항해 시에는 연료를 절감해 경제적 기동이 가능해졌다.
방극철 방위사업청 함정사업부장은 “정조대왕함은 최신 이지스 전투체계와 독자 개발한 통합소나체계 및 한국형수직발사체계-Ⅱ를 탑재해 탄도미사일 등 다양한 위협에 대응할 수 있어 향후 우리 해군의 핵심전력으로 국가안보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동길(소장) 해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장은 “해상기반 기동형 3축 체계의 핵심전력인 정조대왕함은 세종대왕함급 이지스구축함에 비해 향상된 성능을 바탕으로 해양영토를 굳건히 지키는 수호신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해군은 미래 위협과 전장 환경의 변화에 대비한 첨단과학기술 기반의 해양강군 건설에 더욱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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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오전 울산시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차세대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 진수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
이날 진수식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정부와 군 주요 직위자, 국회의원, 방산업계 관계자 등 각계 인사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의례, 사업경과 보고, 함명 선포, 기념사, 축사, 진수 및 안전항해 기원의식 순으로 진행됐다.
기독교의 세례식(명명식) 등에서 유래한 진수식의 하이라이트는 해군 관습에 따라 주빈의 부인이 함정에 연결된 진수줄을 자르는 퍼포먼스다. 이는 태어난 아기의 탯줄을 끊듯 새로 건조한 함정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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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28일 오전 울산시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차세대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 진수식에서 도끼로 진수줄을 자르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
정조대왕함 진수식 퍼포먼스는 주빈인 윤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맡아 함정에 연결된 줄을 도끼로 잘랐다. 이어 윤 대통령 내외, 정조대왕함장 등이 가위로 오색테이프를 절단해 샴페인을 선체에 깨뜨리는 안전항해 기원의식이 진행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진수식 축사에서 “우리는 첨단 기술이 집약된 세계 최고의 이지스구축함을 우리의 기술로 만들게 됐다”며 “국민들께서 바다에서 안전하게 경제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강력한 해양 안보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조대왕함은 국가 전략자산으로서 해군의 전투 역량을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며 “정부는 방위산업을 경제 성장을 선도하는 첨단 전략산업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 군은 제2의 창군 수준의 국방 혁신을 통해 과학기술 강군으로 도약할 것”이라면서 “신해양강국을 향한 우리의 꿈과 도전도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조선업과 방위산업 관계자들을 향해 "K-방산의 주역"이라며 "우리 조선산업은 올해 상반기 수주에서 다시 세계 1위가 되었고, 우리의 손으로 만든 최신예 군함을 세계 각국으로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방위산업을 경제 성장을 선도하는 첨단 전략산업으로 육성할 것"이라며 "세계적인 수준의 첨단 무기체계 개발이 방산 수출과 성장의 동력으로 이어지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조대왕함은 시험평가 기간을 거쳐 2024년 말 해군에 인도되고, 이후 전력화 과정을 마친 뒤 실전 배치된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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