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18~24일 英·美·加순방 다자외교…英여왕 장례식 조문·유엔총회 연설·한미·한일정상회담

정치 / 류수근 기자 / 2022-09-16 01:52:42
영국·미국·캐나다 5박7일 순방 릴레이외교…김건희 여사 동행
"자유연대·경제안보·기여외교"…바이든에 ‘한국산 전기차 차별’ 제기할까
한일정상회담 ”흔쾌히 합의, 의제는 아직“…징용 논의 등 관계개선 주목
유엔서 ‘기여외교’ 연설·세일즈 외교도…캐나다와 광물 공급망 협력 등 논의

윤석열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과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주요국과 릴레이 정상외교를 펼친다.

특히 미국, 일본과 각각 양자 정상회담을 갖는다. 한일정상회담은 새 정부 들어 처음으로 개최될 예정이어서 강제징용 배상문제 등으로 좀처럼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양국 관계의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오는 18∼24일 진행되는 윤 대통령의 영국·미국·캐나다 순방 일정을 설명하면서 “유엔총회에서 한미 정상회담과 한일 정상회담을 하기로 합의해 놓고 시간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18일부터 5박 7일간 영국과 미국, 캐나다 3개국 순방에 나선다. 사진은 지난 6월 27일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연합뉴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미국, 일본과는 양자회담을 하기로 일찌감치 서로 합의해놓고 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빡빡한 일정이기 때문에 30분 남짓한 짧은 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함께 얼굴을 마주 보고 진행하는 회담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18일 아침에 출국해 같은 날 오후(이하 현지시간) 런던에 도착,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 ‘조문외교’를 필두로 5박7일의 순방 일정을 시작한다.

도착 날 저녁 찰스 3세 국왕 주최 리셉션에 참석할 예정이며, 리셉션장에서 찰스 3세 국왕을 직접 만나 깊은 위로의 뜻을 전달할 예정이다.

다음날인 19일에는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엄수되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을 대표해 영국 국민의 슬픔을 공유하고, 최고의 예우를 갖춰 고인에 대한 추모의 뜻을 다시 한번 표할 예정이다.

▲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관이 14일(현지시간) 런던 웨스트민스터 홀에 안치되고 있다. 여왕의 관은 이날부터 19일 국장이 엄수되기 전까지 나흘간 일반에 공개된다. [런던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방문 중에는 한국전 참전 기념비 헌화도 추진 중이다. 한국전에 참전한 영국군은 총 5만6000명으로, 미국에 이은 두 번째 규모였다. 런던 일정을 마친 윤 대통령은 19일 저녁 뉴욕에 도착해 유엔총회 일정에 들어간다.

윤 대통령은 유엔총회 일반토의 첫날인 20일 낮 10번째 순서로 연설할 계획이다. 기조연설을 마친 뒤에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면담한다.

이번 유엔총회는 윤 대통령의 유엔 정상외교 데뷔무대이기도 하다.이번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미국, 일본과 오는 20∼21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했으며 구체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이후 캐나다에서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 양자 회담도 한다.

한일정상회담이 열리면 지난 5월 취임한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첫 단독회담이 된다.

양국 정상회담은 지난 2019년 12월 중국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이후 2년 9개월만이다.

▲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앞서 6월 말 스페인 마드리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처음 대면하고 한미일 3국 정상회담, AP4(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정상회담 등을 함께했다. 그러나 별도의 양자 회담은 하지 못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서로 이번에 만나는 것이 좋겠다고 흔쾌히 합의가 됐다”며 “만나서 어떤 얘기를 나눌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상회담 성사 배경엔 양국 모두의 관계개선 의지가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한·일 간 최대 난제인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해 양국의 외교적 협의가 가속하는 상황이어서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과거에는 자국 강제징용 가해 기업의 자산 현금화를 어떻게 피할 수 있을지에 관심을 가졌다면 최근에는 조속한 해결이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한국과 진지하게 의견을 교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한일은 4차례 민관협의회 개최를 통해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국의 국내적 노력이 궤도에 올랐고 박진 외교부 장관의 7월 방일을 비롯한 외교장관 간 회담 등 외교당국 간 소통도 잇따라 진행됐다.

다만 배상 해법이 어느 정도 가시화하면서 이번 회담이 성사된 것인지, 또는 이번 회담을 계기로 해법이 가시화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양국이 정상간 만남에 “흔쾌히” 합의했다고 밝혔으나,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이날 “(기시다) 총리 뉴욕 방문의 구체적인 일정은 현시점에서는 전혀 결정되지 않았다”며 명확한 확인을 거부했다.

개최 자체에는 의견 접근을 이뤘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다는 설명으로 풀이된다. 통상 정상회담 개최는 확정되면 양국이 동시 발표하는 것이 외교 관례다.

▲ 윤석열 대통령 해외순방 주요일정. [그래픽=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도 별도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한미정상회담도 한일과 마찬가지로 약 30분 남짓한 시간이 배정됐다.한미정상회담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방한에 따라 지난 5월 21일 서울에서 양국 정상이 만난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바이든과 만남에서 한미간 최대 현안으로 부상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문제, 즉 ‘한국산 전기차 차별’을 해결할 돌파구가 마련될지 최대 관심사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 “지난 정상회담 이후 실무 차원에서 관계 부처들이 발전시켜온 이행방안을 구체화하고 중요한 문제는 한미 정상이 다시 식별해 공감을 이루는 회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새로운 북핵 해법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국제 사회의 공감대를 끌어내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보편적 가치의 확산이라는 측면에서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된 대북 접근법인 '담대한 구상'의 실행을 예고한 바 있다.한미·한일 정상회담 외에도 저명한 경제계·학계 인사들과의 만남도 추진 중이며, 우리 동포들과의 만남도 있을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21일엔 미국 자연사박물관에서 개최되는 바이든 대통령 주최 리셉션에 참석한다.

세계 경제의 중심지인 뉴욕에서 투자 유치, 우리 기업들의 미국 시장 진출 지원을 위한 다양한 경제 행사도 계획 중이다.

윤 대통령은 이어 22~23일엔 마지막 순방국인 캐나다를 방문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23일 오타와에서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 자리에선 내년 수교 60주년을 맞이해 한·캐나다 양국 간에 전략적 파트너십을 한층 심화할 수 있는 실질적 방안들에 대한 논의를 펼칠 방침이다.

트뤼도 총리와는 지난 6월 나토 정상회의 계기 첫 정상회담을 한 바 있다.

캐나다 트뤼도 총리와의 양자 회담에서도 글로벌 공급망 구축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는 2차 전지나 전기차 생산에 필수적인 핵심 전략 광물의 주요 생산국이자 인공지능(AI) 기술 선진국으로, 앞으로 협력 확대가 요구된다는 점에서다.21일에는 바이든 대통령 주재로 미 자연사 박물관에서 열리는 리셉션에 참석해 각국 정상들과 교류한다.

이밖에 재계·학계 인사들과의 만남, 현지 동포 간담회, 한미 스타트업 행사, 북미지역 투자자 라운드테이블 등의 일정을 소화하며 세일즈 외교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이때 현지에서는 한류 공연과 중소기업 판로 확대, 판촉전을 연계한 K-브랜드 엑스포 및 케이콘(KCON) 행사도 열린다.

윤 대통령은 이번 해외 순방의 초점을 자유 민주주의 가치 연대의 강화로 설정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 컨셉트를 ‘자유연대, 경제안보, 기여외교’ 3가지로 축약해 소개했다.김 1차장은 “국내에서 강조했던 자유를 국제사회에서 폭넓게 연대하고 경제안보를 확충하면서 전방위 분야에 걸쳐 한국의 기여를 확대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순방에는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동행한다.

지난 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이은 두 번째 부부 동반 순방으로, 김 여사는 영부인으로서 각국 정상 배우자들과 외교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김 여사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 참석과 관련, “부부가 함께 예의를 갖춰 추모의 뜻을 보내는 것이 훨씬 더 의미 있겠다 생각해서 동행하는 것”이라며 “나머지, 캐나다에서 여사의 별도 일정은 현재로서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미·일 외에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식과 찰스 3세 신임 국왕 주재 리셉션, 유엔총회와 바이든 대통령 주재 리셉션 등을 통해 각국 정상과 다각도로 연쇄 접촉할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정책브리핑·연합뉴스 종합>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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