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한미 항모훈련 끝나자 4곳서 다종 SRBM 8발 발사...尹 "한미확장억제·연합방위태세 강화" 지시

국방 / 류수근 기자 / 2022-06-06 01:50:56
尹정부 세번째·올해 18번째 무력시위...尹 "안보 태세 시험이자 도전"
평양·개천·동창리·함흥 등서 발사...준비 마친 7차 핵실험 시기에 촉각
비행 110~670㎞ 고도 25~90㎞ 속도 마하 3~6...신형전술유도무기 등 다종 추정
안보실장 주재 80분 NSC상임위…"한반도 긴장고조 행위 北 강력규탄"
尹 "北, 핵·미사일 위협으로 아무것도 못 얻어...대화·협력의 길로 나와야"

윤석열 대통령은 5일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동시다발 시험발사와 관련해 “상시 대비태세를 확고하게 유지할 것과 한·미 미사일 방어훈련을 포함한 한·미 확장억제력과 연합방위태세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지하의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국가안보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찾아 북한의 SRBM 발사 현황 및 대응방안에 대해 보고받고 “북한이 올해만 약 9일에 한번 꼴로 미사일 발사 도발을 감행했다”고 지적하며 이같이 지시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지하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국가안보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 임석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별도의 페이스북 글에서도 “북한이 여러 지점에서 다양한 형태의 탄도미사일을 연속 발사한 것은 정부 임기초 안보태세에 대한 시험이자 도전”이라며 “이에 맞서 우리 군에 상시 대비태세를 확고하게 유지할 것과 한미 미사일 방어훈련을 포함한 한미 확장억제력과 연합방위태세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이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 얻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하루빨리 깨닫고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올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NSC 상임위 참석자들은 북한의 SRBM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자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로서 이를 강력히 규탄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80분간 진행된 이날 NSC 상임위원회에는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박진 외교부 장관, 권영세 통일부 장관, 이종섭 국방부 장관, 김규현 국가정보원장, 국가안보실 김태효 제1차장 및 신인호 제2차장 등이 참석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한미가 항공모함을 동원한 연합훈련을 마친 지 하루만인 이날 오전 9시 8분께부터 9시 43분께까지 평양 순안, 평안남도 개천, 평안북도 동창리, 함경남도 함흥 일대 등 4곳에서 동해상으로 SRBM 8발을 35분간 발사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세 번째 도발이자, 올해 들어서만 18번째 무력 시위다. 지난달 25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SRBM 등 3발을 섞어 발사한 지 11일만에 더 큰 규모로 도발한 것이다.

북한은 지난달 24일까지 올해 들어서만 ICBM 6회를 포함해 평균 9일에 한 번꼴로 도발을 하며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7차 핵실험 준비를 대부분 마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시기 결정만 남긴 것으로 군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 올해 북한 무력도발 일지. [그래픽=연합뉴스]

북한이 8발의 탄도미사일을 한꺼번에 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미사일을 여러 곳에서 동시에 발사하면 원점 타격이나 요격이 쉽지 않다. 그런 만큼 이번 도발은 남한 등 여러 목표물에 대한 동시 타격능력을 과시하고 한미 미사일방어망을 무력화하려는 의도와 함께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반발 차원에서 벌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탄도미사일은 비행거리 약 110~670㎞, 고도 약 25~90㎞, 속도는 마하 3~6 등으로 탐지됐다. 탐지된 제원으로 보면,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북한판 에이태큼스’(KN-24), 신형전술유도무기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발사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중 신형전술유도무기는 지난 4월 북한이 “전술핵 운용의 효과성과 화력임무 다각화를 강화하는 데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며 시험발사 장면을 공개한 SRBM이다. 당시 시험발사 현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했다.
이번 도발은 한미 해군이 일본 오키나와 근방에서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를 동원한 연합훈련을 끝낸 지 하루 만에 벌인 무력 시위다. 북한은 그동안 한미 연합훈련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며 반발해왔다.

이번 한미 연합훈련은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진행됐으며, 한국 해군에선 환태평양훈련전단을, 미국 해군에선 항모 등으로 구성된 제5 항모강습단(CSG)을 각각 동원했다. 한미 양국이 연합훈련 차원에서 핵 추진 항모를 동원한 것은 2017년 11월 이후 4년 7개월 만이다.

앞서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 강화와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에 뜻을 모았고, 구체적으로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재가동,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한미연합훈련 확대 등에 합의했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연합뉴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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