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시진핑과 첫 통화 "北 완전한 비핵화 실현 협력" 당부...習 "한중관계 안정화해야"

국제 / 류수근 기자 / 2022-03-26 01:07:00
시진핑과 25분간 첫 통화…“수교 30주년 새로운 한중관계 이루자”
“고위급 전략소통 활성화…이른시일 내 만남 위해 긴밀 소통”
尹 "北 ICBM 도발 우려 커...상호존중 정신으로 한중관계 진전"
習 "한국과 세계공급망 안정 위해 적극 노력 해나가길 원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5일 오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첫 전화통화를 하며 한반도 안보 상황과 관련해 의견을 나눴다.

당선인 측에 따르면 윤 당선인과 시 주석은 이날 오후 5시30분부터 25분간 통화했다. 시 주석이 한국의 대통령 당선인과 통화한 것은 처음이고 이례적인 일이다.

한미동맹 강화를 강조해온 윤 당선인의 후보 시절 공약에 비춰 한국 새 정부 출범 후 대 중국 정책의 변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중국 측은 미리 윤 당선인과의 소통 기회를 가질 필요를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5일 오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첫 통화를 하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실현과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양국이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로써 윤 당선인은 이달 10일 당선 이후 보름여 만에 미국, 일본, 중국 정상과 모두 통화를 하게 됐다.

윤 당선인은 이날 시 주석과 첫 통화에서 북한의 전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관련, “북한의 심각한 도발로 인해 한반도 및 역내 긴장이 급격히 고조돼 국민적 우려가 크다”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실현과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양국이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북한이 전날 발사한 ICBM으로 향후 한반도 정세가 급격히 긴장될 수 있는 만큼 첫 통화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 당선인 측은 북한 ICBM 발사 상황에 대한 시 주석의 발언 내용은 별도로 밝히지 않았다.


윤 당선인과 시 주석은 올해 수교 30주년을 맞아 새로운 한중관계 발전을 이뤄 나가자는데 뜻을 같이했다. 특히, 윤 당선인 취임 후 이른 시일 내 두 사람의 만남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긴밀히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

윤 당선인은 앞으로 ‘상호 존중과 협력의 정신’으로 한중 관계를 진전시켜 나가기 위해 시 주석과 함께 노력해 나가길 희망한다는 뜻도 전했다.
 

▲ 윤석열 당선인 주요국 정상 통화 경과. [그래픽=연합뉴스]

이에 시 주석은 한중 양국을 ‘이사 갈 수 없는 가까운 이웃’으로 표현하며, 양국관계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발전을 촉진함으로써 양국과 두 나라 국민들에게 혜택을 가져다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중국 관영 통신인 신화사에 따르면, 시 주석은 윤 당선인에게 “중한관계의 발전은 양국과 양국 국민의 근본 이익에 부합하고, 지역의 평화와 발전을 촉진시켰다”며 “올해 중한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상호 존중, 정치적 신뢰 강화, 민간 우호 증진을 통해 양국관계를 안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또 “국제사회가 많은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 양국은 지역의 평화와 세계 번영을 촉진하는 데 책임이 있다”며 “중국은 한국과 함께 국제 및 지역 협력을 강화하고, 세계공급망 안정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해나가기를 원한다”고 희망했다.

 

시 주석은 이날 통화에서 대체로 우호와 협력을 강조하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와 같은 민감한 현안을 직접 거론하는 것을 피했다.

하지만 ‘한중간 정치적 상호 신뢰 강화’, ‘한중관계 안정화’ 등을 거론한 대목은 주목할 만하다. 다분히 사드 추가 배치와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협의체) 단계적 가입 등 윤 당선인의 한미동맹 강화 기조를 은근히 견제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 주석이 ‘세계공급망 안정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희망한 대목은 반도체 등 핵심 산업 영역의 전세계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미국의 시도에 동참하지 말고 서로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협력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당선인과 시 주석은 이날 통화에서 양국의 고위급 전략적 소통을 활성화해 한중관계 현안을 잘 관리해 나가자는 데도 공감했다. 향후 한중관계가 재설정되는 과정에서 갈등 사안이 돌출될 가능성 등을 고려한 언급으로 보인다.

아울러 두 사람은 공급망, 보건, 기후변화, 미세먼지 등 환경,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윤 당선인과 시 주석은 또 양 국민 간 마음의 거리를 줄여 나가는 것이 양국관계 발전의 중요한 기반이라는 데도 공감하고 이를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지난 11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통해 윤 당선인에게 축전을 전했던 시 주석은 이날 통화에서도 거듭 당선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윤 당선인은 감사의 뜻을 표하고, 이달 열린 중국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축하한다고 화답했다. <연합뉴스·외신 종합>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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