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일상 뒤흔든 카카오 먹통 사태...정부·정치권도 '플랫폼 공룡' 정조준

전기전자·IT / 이석호 / 2022-10-17 01:06:04
데이터센터 화재로 멈춘 국민 일상...거대 플랫폼 종속 우려
문어발식 확장, 스톡옵션 먹튀, 쪼개기 상장 등 논란 쌓여

'온라인 플랫폼 공룡' 카카오가 비틀거리고 있다.

메신저, 금융, 교통, 콘텐츠 등 일상생활에 깊숙이 자리잡은 카카오의 서비스가 데이터센터 화재로 일제히 중단되자 특정 플랫폼에 대한 국민의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불안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특히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대한 지적에 이어 경영진의 '스톡옵션 먹튀' 사태와 '쪼개기 상장' 이슈 등 기존의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카카오에 대한 비난이 들불처럼 번지는 중이다.


 
▲ 15일 오후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 판교 캠퍼스 A동에서 소방관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화재는 지난 15일 오후 3시 19분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에 있는 판교데이터센터(IDC)의 지하 3층 전기실에 불이 나면서 발생했다.

이후 데이터센터에 있는 서버의 전원이 차단되면서 카카오톡, 포털사이트 다음, 카카오 T, 카카오페이 등 카카오의 서비스 대다수가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화재가 난 데이터센터에 서버를 둔 네이버와 SK 관계사의 일부 서비스에서도 장애가 발생했지만 빠르게 복구됐다. 

 

문제는 카카오의 서비스가 화재가 완전 진압된 후에도 완전 복구 시점이 늦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카카오 측은 16일 저녁 "분산된 데이터센터에 이중화된 데이터와 시스템 기반으로 복구 처리 작업을 시작해 오전 1시 31분부터 순차적으로 카카오톡 메시지 수발신 기능 등을 복구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 "16일 오후 5시를 기준으로 파일 전송을 제외한 카카오톡 메시지 수발신, 다음, 카카오T 택시, 카카오내비, 카카오웹툰 등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화재 사고가 발생한 지 이틀째인 지금 대부분의 서비스는 복구가 됐지만 일부 서비스는 아직 정상화가 되지 않고 있다.

 

▲ 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진=연합뉴스]


이번 사태로 국민 대다수가 업무와 일상에서 이용하는 카카오톡을 비롯해 카카오페이(금융), 카카오T(교통), 카카오페이지(콘텐츠) 등 다양한 영역에 침투하고 있는 '플랫폼 공룡' 카카오의 존재감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히 이용자가 불편을 겪는 점을 넘어서 카카오 서비스에 생계가 달린 다수의 자영업자와 택시·대리기사 등도 큰 피해를 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카카오는 16일 비생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이번 장애에 대한 보상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신고 접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피해 규모도 커질 것으로 보여 어느 정도까지 보상이 이뤄질지가 관건이다. 

 

이날 저녁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카카오가 무한 책임을 진다는 자세로 신속한 피해보상에 나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단기간에 거대 플랫폼이 된 카카오에 국민 일상이 지나치게 종속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꽃배달, 미용실 등 소상공인 사업 영역에 카카오 간판을 걸고 뛰어들어 손쉽게 골목 상권을 침해한다는 논란으로 국정감사 증인대에 서기도 했다. 

 

이와 함께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카카오에 대한 혐오 감정도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불거졌던 경영진의 스톡옵션 먹튀 논란 이후 올해 내내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최근 고점 대비 85% 넘게 하락하기도 해 주식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카카오에 대한 혐오 감정을 부채질했다.

 

▲ (왼쪽부터) 허은아, 박성중(이상 국민의힘), 정청래, 조경태, 조승래, 윤영찬(이상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정부와 국회에서도 이번 사태를 엄중히 바라보고 있다.


이날 대통령실은 "네트워크망 교란은 민생에 상당한 피해를 줄 뿐 아니라 유사시 국가 안보에도 치명적 문제를 야기한다"고 우려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도 "카카오, 네이버 등의 디지털 부가 서비스 중단으로 국민이 겪는 불편과 피해에 대해 매우 무겁게 느끼고 있다"며 "책임 있고 신속한 서비스 복구를 하도록 정부 부처도 노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도 신속한 대응을 주문했다.

올해 국정감사가 진행 중인 국회에서도 카카오에 대한 질타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날 화재 현장 조사에 나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오는 24일 종합감사에 국정감사 증인으로 카카오, 네이버, SK(주) C&C의 경영진을 채택하는 데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사태로 온라인 플랫폼의 취약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며 "안정성, 보안성 등 온라인 플랫폼의 취약점을 점검하고 보완할 필요성이 다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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