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정상회의] 캠프데이비드 원칙‧공약‧정신 채택…'위기시 3자 협의 공약' 3국 협력 새 단계 격상 (종합)

정치 / 류수근 기자 / 2023-08-21 00:30:14
3국 정상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서 '3자 협의 공약'도출
역내 위협요인 생기면 협의, 약속 등 표현 없어 동맹과 거리
불가역적 한미일 안보공조 제도화…3국 협력 최고 수준 '공고화'
북한 사이버위협 대응협의체 창설…북한인권 증진 위한 협력 강화
공동성명서 중국 첫 명시…한미일 결속 맞물려 북중러 더 뭉칠 수도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한미일 협력과 공조를 제도화한 틀이 만들어지면서 3국 협력의 '새로운 시대'(New Era)를 맞이하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인근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한미일 협력의 지속력 있는 지침이 될 ‘캠프 데이비드 원칙’, 3국의 공동 위협에 대한 공조 방안을 담은 '한미일 간 협의에 대한 공약', 한미일 3국 협력의 비전과 그 이행 방안을 담은 ‘캠프 데이비드 정신: 한미일 정상회의 공동성명’ 등 3건의 문서를 채택했다.

세 정상은 3건의 문서 채택과 함께 ”한미일 관계의 새로운 장이 시작되었음“을 선언했다.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 공동기자회견에 입장하고 있다. [캠프 데이비드=연합뉴스]


3건의 문서에는 안보, 경제, 기술 등 여러 방면에서 포괄적이고 불가역적인 협력 체제를 구축하는 내용이 담겼다.

역사인식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갈등과 대중(對中), 대북(對北) 기조의 차이로 인해 그동안 한미일 3각 공조에는 한계가 뚜렷했으나 3국 정상은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3국 안보 공조의 기존 한계를 넘어서려는 의지를 분명하게 나타냈다.

'캠프 데이비드 원칙(Camp David Principles)'은 캠프 데이비드 원칙은 중국 견제에 방점이 찍힌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하에서 북한, 중국, 러시아 등 역내 권위주의 국가들에 맞서 강화 중인 한미일의 ‘가치연대’를 분명히 했다.
 

▲ 한미일 채택 3국 협력 문건 주요 내용. [그래픽=연합뉴스]


우선 ”우리의 파트너십은 공동의 가치, 상호 존중, 그리고 우리 3국과 지역, 세계의 번영을 증진하겠다는 단합된 약속의 토대에 기반해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한미일은 인도·태평양 국가로서 국제법, 공동의 규범, 그리고 공동의 가치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계속해서 증진해 나갈 것"이라며 "우리는 힘에 의한 또는 강압에 의한 그 어떠한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도 강력히 반대한다”고 천명했다.


이어 “우리 3국 안보 협력의 목적은 역내 평화와 안정을 촉진하고 증진하는 것이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칙에는 또 “역내 공약에는 아세안 중심성과 결속, 그리고 아세안 주도 지역 구조에 대한 우리의 확고한 지지가 포함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도-태평양에 대한 아세안의 관점의 이행과 주류화를 촉진하기 위해 아세안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며 “태평양도서국 및 역내 주도적 협의체인 태평양도서국포럼과 태평양 방식에 따라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캠프 데이비드 원칙에서는 또 “우리는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공약을 함께 견지한다”며 “우리는 북한과의 전제조건 없는 대화에 대한 입장을 지속 견지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는 국제 사회의 안보와 번영에 필수 요소로서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재확인한다”며 “대만에 대한 우리의 기본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인식하며, 양안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주요 결과. [그래픽=연합뉴스]


‘한미일 간 협의에 대한 공약’(Commitment to Consult Among Japan, the Republic of Korea, and the United States)에는 지역적 도전, 도발, 위협에 맞선 정부 대응을 조율하기 위한 3자 협의 약속이 담겼다.

이와 함께 3자 협의를 위한 정보 공유 및 메시지 동조화, 대응조치 조율 등도 '공약'에 포함됐다.

특히, 이 문건은 위기 시 3국이 서로 협의할 것을 약속하면서도 기존 한미·미일 동맹은 그대로 유지하고 새로운 의무·권리 관계를 창설하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이 공약은 “3국 정상은 공동의 이익과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적 도전, 도발, 그리고 위협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을 조율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3자 차원에서 서로 신속하게 협의하도록 할 것”이라며 “이러한 협의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메시지를 동조화하며, 대응조치를 조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3국은 자국의 안보 이익 또는 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할 자유를 보유한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이 공약은 한미 상호방위조약과 미일 상호협력 및 안전보장조약에서 비롯되는 공약들을 대체하거나 침해하지 않는다”며 “이 협의에 대한 공약은 국제법 또는 국내법 하에서 권리 또는 의무를 창설하는 것을 의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같은 공약은 비록 문서 내용이 구속력을 가진 ‘의무’는 아니더라도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인 한일이 대만해협 충돌, 한반도 유사시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는 ‘지역적 도전· 도발·위협’ 등에 대한 정책 조율을 '공약'한 것이어서 정치적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한미일 3자 안보 협력 수준이 획기적으로 격상되면서 ‘신냉전’으로까지 불리는 한미일 대(對) 북중러 간 인도·태평양 지역 대치 구도는 더욱 선명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 대통령, 바이든 미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캠프 데이비드=연합뉴스]

‘캠프 데이비드 정신: 한미일 정상회의 공동성명’(The Spirit of Camp David: Joint Statement of Japan, the Republic of Korea, and the United States)에서는 “지정학적 경쟁, 기후위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 그리고 핵 도발이 우리를 시험하는 역사적 기로”라고 현 시대를 진단한 뒤, “우리는 모든 영역과 인도-태평양 지역과 그 너머에 걸쳐 3국 협력을 확대하고 공동의 목표를 새로운 지평으로 높이기로 약속한다”고 천명했다.

이를 위해 세 정상은 “한미동맹과 미일동맹 간 전략적 공조를 강화하고, 3국 안보 협력을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한미일 협력은 단지 우리 국민들 만을 위해 구축된 파트너십이 아닌, 인도-태평양 전체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공동의 이익과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적 도전, 도발, 그리고 위협에 대한 우리의 대응을 조율하기 위해 서로 신속하게 협의한다는 3국 정부의 공약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공동성명에서 세 정상은 한미일 정상회의 정례화와 함께 3국의 외교장관, 국방장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포함한 각 급의 인사들이 각 분야에서 매년 만나 3국 간 협력 방안을 긴밀히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 첫 3국 재무장관회의 개최와 상무‧산업 장관의 연례적 협의도 새롭게 출범시킬 예정이다.

또, 3국의 인도-태평양에 대한 접근법의 이행을 조율하고 협력이 가능한 새로운 분야를 지속적으로 식별하기 위해 연례 3자 인도-태평양 대화도 발족한다고 밝혔다.

세 정상은 “우리는 지역 안보를 수호하고, 인도-태평양에 대한 관여를 강화하며, 공동의 번영을 증진하고자 하는 결연한 의지를 갖고 있다”며 “아세안 중심성 및 결속과 함께, 아세안이 주도하는 지역 구조에 대한 지지”와 “태평양도서국들에 대한 지지”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사이버안보 및 건전한 금융질서 분야에서 역량 구축 노력과 새로이 출범한 한미일 해양안보협력 프레임워크 등을 통해 아세안과 태평양도서국 대상 지역 역량 강화 노력들이 상호 보완적이며, 우리의 소중한 파트너 국가들에게 최대한 이로울 수 있도록 동 역량 강화 노력들을 조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3국 정상은 또한, 이번 정상회의에서 3국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주도로 운영 중인 경제안보 대화와 함께, 개발정책 공조를 위한 협의체도 창설하기로 했다. 아울러 한미일 미래세대 간 유대를 강화하기 위한 한미일 청소년 정상회의도 개최하기로 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의 로렐 로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의를 하고 있다. [캠프 데이비드=연합뉴스]

세 정상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고도화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공동의 대응 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실질적인 협력 방안도 협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3국 간 방어훈련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연간 계획에 따라 한미일 훈련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세 정상은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공약을 재확인한다”며 “북한이 핵ㆍ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탄도 미사일 발사 등 도발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는 한편 가상화폐 절취 등을 의미하는 ‘불법 사이버 활동에 대한 우려’ 등도 명시했다.

세 정상은 북한의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고 사이버 활동을 통한 제재 회피를 차단하기 위해 국제 사회와의 공조를 포함, 3국 간 협력을 추진해 나가기 위해 3자 실무그룹을 신설하기로 했다. 

 

3국 안보실 주도로 북한의 악성 사이버 활동에 집중적, 체계적으로 대응할 권한과 실행력을 갖춘 핵심 기관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한미일 정상은 “북한과의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재개한다는 입장을 지속 견지한다”며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와 한국의 북한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에 대한 지지도 공식 표명했다.

또, 북한 내 인권 증진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 납북자, 억류자, 국군포로 문제의 즉각적 해결을 위한 의지도 확인했다.미국은 대한민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이 철통같으며, 모든 범주의 미국의 역량으로 뒷받침되고 있음도 분명히 재확인했다.

아울러 세 정상은 한미일 3국의 국민경제와 직결된 경제안보 분야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글로벌 공급망 안정, 에너지 안보를 위한 3국 간 협력을 강화하고, 해외 공급망 리스크에 대한 조기경보시스템을 함께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

연구기관 간 공동 연구개발과 인적교류 확대 등 한미일 3국의 첨단기술 분야의 협력 역시 확대된다.

3국 정상은 개발한 첨단 기술이 해외로 불법 유출되거나 탈취되지 않도록 기술 보호 조치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고, 국제 평화와 안보를 잠재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군사 또는 이중용도 역량에 우리 기술이 전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수출통제에 대한 3국 협력도 지속 강화하기로 했다.

기술 보호 조치에 대한 협력과 동시에, 3국 국립연구소 간 새로운 협력을 추진하고, 특히 과학, 기술, 공학 및 수학(STEM) 분야에서 3국 간 공동 연구·개발 및 인력 교류 확대 등을 통해 공동의 과학·기술 혁신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더해 개방형 무선접속망(RAN) 관련 3국 간 협력 확대, 우주 안보 협력에 관한 3국 간 대화 증진 등을 위해서도 노력하기로 했다.

세 정상은 또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협상의 성공적인 타결을 향한 협력을 지속해 나가고, 다자개발은행들이 공동의 지구적 도전 과제에 보다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진화시키기 위한 야심찬 의제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한미일이 협력 수준이 높아지면서 북중러와의 대립 구도는 선명해졌다. 특히, 한미일 3국 공동성명에서 처음 ‘중국’을 명시하면서 중국을 ‘규칙 기반 국제질서’에 대한 도전 세력으로 사실상 규정했다.

세 정상은 먼저 “우리는 역내 평화와 번영을 약화시키는 규칙 기반 국제질서에 부합하지 않는 행동에 대한 우려를 공유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우리가 목격한 남중국해에서의 중국에 의한 불법적 해상 영유권 주장을 뒷받침하는 위험하고 공격적인 행동과 관련해 각국이 대외 발표한 입장을 상기한다”며 “인도-태평양 수역에서의 어떤 일방적 현상변경 시도에도 강하게 반대한다”고 천명했다.

세 정상은 “특히, 우리는 매립지역의 군사화, 해안경비대 및 해상 민병대 선박의 위험한 활용, 강압적인 행동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에 의한 남중국해에서의 불법적 해상 영유권 주장'을 곧바로 언급한 것이다.

이와 함께 중국이 자국 영토로 간주하는 대만 문제에 대해 “국제 사회의 안보와 번영에 필수 요소로서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재확인한다”며 “우리의 대만에 대한 기본 입장은 변함이 없으며, 양안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세 정상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과 관련해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 있어 단합한다”며 “국제질서의 근간을 뒤흔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당화될 수 없고 잔혹한 침략 전쟁에 대항해 우크라이나와 함께 한다는 우리의 의지를 재확인한다”고 명시했다 .

이어 “우리는 계속해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러시아에 대해 조율된 강력한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며 “우리는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 경감을 가속화해 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세 정상은 “우리는 한미일 관계의 새로운 장이 시작되었음을 선언한다”며 “우리는 비전을 공유하고, 우리 시대의 가장 어려운 도전 앞에 흔들림 없으며, 무엇보다도 한미일이 지금 그리고 앞으로 그러한 도전들에 함께 대처해 나갈 수 있다는 믿음을 함께 한다”고 공동성명을 끝맺었다. [자료출처=연합뉴스, 대통령실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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