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메가경제 유지훈 기자] 29살의 나이에 오직 남편 하나만을 믿고 행복한 제2의 인생을 꿈꾸며 한국으로 갔던 딸이 3개월 만에 한 줌의 유골이 되어 고향으로 돌아왔다면 그 부모의 마음이 어떠할까?
5일 오후 방송되는 KBS 2TV '제보자들‘에서는 한국에서의 신혼생활 3개월만에 남편에게 살해돼 암매장당한 채 발견된 베트남 아내 사건을 국내와 베트남 현지 탐방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 양주경찰서는 지난달 26일 말다툼을 하다 흉기로 베트남인 아내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A(57)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사진 출처= KBS 2TV '제보자들']](https://megaeconomy.co.kr/news/data/20191205/p179566046649904_701.png)
A씨는 지난 16일 새벽 양주시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베트남인 아내 B(30)씨를 주방에 있던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A씨는 범행 직후 B씨의 시신을 차에 싣고 고향인 전북 완주로 이동해 들판에 암매장한 혐의도 받고 있다.
베트남에서 결혼한 이들 부부는 약 3개월 전 한국으로 들어와 생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부부는 평소 언어 소통이 잘 안 됐고, 경제적 문제로 최근 갈등이 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 당일에도 이러한 문제로 말다툼을 하다 결국 비극으로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은 우리 사회에 또 한 번 큰 충격을 안겼다. 지난 7월 전남 영암군에서 발생한 베트남 아내 무차별 폭행 사건도 잇었던 터라, 결혼이주여성의 안전망 구축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들이 쏟아졌다.
이날 ‘제보자들’에서는 ‘너무 빨리 꺾인 꿈, 베트남 아내의 코리안 드림’이라는 타이틀로 이 사건을 재조명한다.
지난 11월 20일 경기도의 한 장례식장. 한글과 베트남어로 이름이 쓰여 있는 베트남 여성의 빈소가 마련됐다. 그곳에는 딸의 청천벽력같은 비보를 전해듣고 한국을 찾은 그녀의 엄마도 있었다.
불과 3개월 전만 해도 한국 생활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풀어 공항을 떠나던 모습이 눈에 선하건만 딸은 한 줌의 유골이 되어 엄마 품에 안겨 고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녀의 집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약 15km 떨어진 곳에 있었다. 한국에서 돌아온 엄마 품에 있던 딸의 유골은 집 인근 시립 묘지에 안장되었고. 몸이 아파 한국에 오지 못했던 아빠는 딸의 제단을 지키고 있었다고 제작진은 전한다.
![[사진 출처= KBS 2TV '제보자들']](https://megaeconomy.co.kr/news/data/20191205/p179566046649904_688.png)
베트남 아내 B씨는 살해당하기 하루 전, 한국에서 만난 베트남 지인들에게 ‘내일 자신이 연락이 되지 않거든 나를 꼭 찾아달라는’ 부탁을 남겼다. 그런데 다음 날, 그 말은 ‘현실’이 되었다고 한다.
휴대전화가 꺼진 채 하루 종일 연락이 닿지 않던 그녀가 걱정 된 지인들은 경찰에 신고를 했고 단순 실종에서 ‘사건’으로 전환된 지 반나절 만에 전라도 한 지역의 감나무 밭에서 암매장 당한 채 발견됐다. 그곳은 그녀의 남편 A씨의 고향이었다.
베트남에는 ‘죽은 자에겐 마지막 순간만이 남는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한국서 겨우 3개월 동안 함께 산 남편에게 살해를 당한 베트남 아내의 마지막 순간은 어땠을까.
B씨의 부모는 ‘부디 앞으로 우리 딸처럼 황망한 죽음이 없기를... 그리고 한국이 차별 없는 공정한 수사를 해주기를...’ 바라고 또 바라고 있다고 한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지난 19일 성명을 내고 "정부는 거시적 관점에서 이주여성이 우리나라 사회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이주여성의 인권 보호와 안전망 구축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강구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국으로 온 이주여성’들에 대한 인권보호책이 발표되고 있지만 문제는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 것이냐는 지적이다.
여성가족부는 지난달 22일 제16차 사회관계장관회의 이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법무부,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경찰청 등 관계부처와 함께 '결혼이주여성 인권보호 내실화 방안'을 발표했다.
가정폭력 등으로 고통을 겪는 결혼이주여성이 경찰에 쉽게 피해 상황을 신고하도록 13개 언어를 지원하는 '112 다국어 신고앱'을 만들고, 결혼 전 이주여성과 배우자·가족 대상 교육을 강화하며, 이주여성이 한국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도록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는 게 골자였다.
이날 ‘제보자들’에서는 베트남 아내 B씨의 비극적인 죽음을 계기로 진정으로 ‘이주여성’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들어보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스토리헌터로는 김윤희 프로파일러가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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