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김기영 기자] 8월 조선업 수주가 고부가가치 선종을 앞세워 4개월 연속 1위를 기록하며 조선업계 고용도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다. 조선업의 선전은 연속되는 대내외 악재에 시달리는 한국 산업에 단비같은 소식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9일 발표한 ‘2019년 8월 수주 실적 및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 세계 선발발주 100만CGT 중 우리나라가 73.5만CGT를 수주했다. 전체 선박발주의 73.5%를 차지하는 수치다.
이로써 한국 조선업은 지난 5월 이후 4개월 연속 세계 1위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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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종별로는 LNG운반선 발주물량 3척 모두를 따낸 것을 비롯, LNG연료추진선 10척을 포함해 탱커 14척 중 13척을 수주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아울러 올해 1~8월 수주금액(누계)에서도 한국이 113억 달러로, 중국(109.3억 달러)를 제치고 세계 1위를 회복했다. 1~7월 누계에서는 중국이 104억 달러로 우리나라(96억불)보다 앞섰다.
다만, 수주량 기준으로는 1~8월 기간에 한국이 464만CGT로 중국(502만CGT)에 근소한 차이로 뒤져 2위를 달렸다. 수주량은 전 세계 발주 1331만 CGT 중 44.9%였다.

이처럼 수주량은 뒤졌으나 수주금액에서는 중국을 앞지를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나라가 LNG운반선, VLCC(초대형 유조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의 경쟁우위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1~8월 중에 발주된 LNG운반선 27척 중 24척(88.9%)을 한국이 따냈고, VLCC도 17척 중 10척(58.8%)을 우리나라가 가져왔다.
특히, 중국과 일본 조선업계의 경우 자국 발주 및 수주 물량이 대부분을 차지해 한국이 전 세계 발주 물량의 대부분을 독식한 셈이다. 우리나라가 수주하지 못한 LNG운반선과 VLCC는 중국과 일본 등 자국발주와 수주물량 뿐이었다.
올해 1~8월 선박 건조량은 676만CGT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증가했다.

수주절벽이 있었던 2016년의 영향으로 지난해 772만CGT로 최저 건조량을 찍었으나, 17~18년 수주 증가로 인해 올해 4월 이후 건조량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약 1~2년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수주와 생산 간 차이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수주 호조로 조선산업 고용도 건조량과 유사한 추이를 보이며 회복 추세다.
지난해 8월 10만5천명으로 최저점을 기록했으나 올해 7월부터 11만명 대 고용을 회복했다. 11만대 고용은 지난 1월 이후 18개월만이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全 세계 발주가 글로벌 경기하강,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당초 예상보다 부진한 상황에서, LNG선, VLCC 등 고부가가치 선종의 압도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1위를 지속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면서, “17~18년 수주확대의 결과로 최근 건조 및 고용도 완만한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부는 “올해 하반기 이후 러시아, 카타르, 모잠비크 등의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예정돼 있어 수주가 보다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 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
Compensated Gross Tonage의 약어로, 실질적인 작업량의 크기를 표시하는 선박의 중량 단위다.
선박의 단순한 무게에 선박의 부가가치, 작업 난이도 등을 고려한 CGT계수를 곱해 산출한다.
최고급 LNG선은 선박 중량×0.75, VLCC는 선박 중량×0.3으로 계산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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