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변종 대마 밀반입 혐의로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던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29)씨가 자진 체포된 것으로 알려져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인천지검 강력부(김호삼 부장검사)는 4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이씨를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검찰 청사를 찾아가 스스로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오후 6시 20분쯤 혼자 택시를 타고 인천지검 청사를 찾았으며, 2시간 뒤인 오후 8시 20분쯤 그를 긴급체포했다.
![CJ그룹 이재현 회장 아들 이선호씨. [사진= 연합뉴스]](https://megaeconomy.co.kr/news/data/20190905/p179565972339917_735.jpg)
당시 이씨는 검찰 관계자에게 “주위 사람들이 많은 고통을 받아 마음이 아프다”며 “법적으로 가능하다면 하루빨리 구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검찰은 자진 출석한 이유를 거듭 확인한 뒤 그의 심리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긴급체포했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심경에 변화를 일으킨 피의자가 변호인 없이 혼자 청사로 찾아와 구속을 바란다고 해 다소 당황스러웠다"면서도 "피의자 상태를 고려해 긴급체포했으며 절차에 따라 나머지 수사도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이씨는 지난 1일 오전 미국발 여객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던 중 마약 소지자로 적발됐으며, 변종 마약인 액상 대마 카트리지와 캔디·젤리형 대마를 밀반입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세관 당국은 입국객들을 대상으로 한 수화물 검색 과정에서 이씨의 액상 대마 밀반입을 적발한 뒤 그의 신병을 검찰에 인계했다.
당시 인천공항세관 측은 입국객들을 대상으로 수화물 엑스레이(X-ray) 검색을 하던 중 이씨의 여행용 가방에 담긴 마약을 찾아냈다.
여행용 가방에 담긴 마약은 액상 대마 카트리지였으며 어깨에 메는 백팩(배낭)에도 캔디·젤리형 대마 등 변종 대마 수십 개가 숨겨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또 변종 대마를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간이 소변 검사에서도 마약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세관 당국으로부터 이씨를 인계받은 검찰은 당일 조사 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그를 입건한 뒤 귀가 조치했고, 이틀 후인 지난 3일 검찰의 출석 요구에 따라 이씨는 피의자 신분으로 인천지검에서 재차 비공개 조사를 받았으나 5시간 만에 또 귀가했다.
검찰이 이씨를 체포하지 않고 2차례나 조사 후 귀가 조치하자 올해 같은 혐의로 경찰에 구속된 다른 대기업 자제들과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후 검찰은 4일 이씨의 서울시 중구 장충동 자택에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을 실시, 집 내부에서 혐의 입증을 위한 각종 증거물 확보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 2일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검찰이 피의자를 먼저 조사한 후 뒤늦게 다음 날 영장을 집행하면서 증거를 숨길 시간을 주는 등 '뒷북 압수수색'을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씨가 검찰에 찾아가 스스로 체포를 원한 이유는 정확히 알려지고 있지 않지만 자신의 일로 인해 사실상 후계자 수업을 받던 CJ그룹의 대외적 이미지에 미칠 악영향 우려와 검찰의 불구속 수사에 대한 사회적 형평성 논란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심리적으로 극심한 중압감을 느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변호사도 없이 검찰에 나와 스스로 체포를 원한 이씨의 결정이 온전히 잘못을 뉘우치면서 이루어진 단독 결정이었는지는 불투명해 향후 그 배경에 대한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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