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강한결 기자]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회장에 취임하면서 한진그룹도 3세 경영을 시작했다. 선친인 고(故) 조양호 전 회장 장례를 마친지 일주일만에 경영권 승계를 끝낸 것이다.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24일 이사회를 열어 한진칼 사내이사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을 한진칼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했다고 공시했다. 조원태 신임 회장은 한진그룹의 대표로 경영을 이끄는 역할을 맡는다.
한진그룹은 지주회사인 한진칼을 통해 대한항공 등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기 때문에 한진칼 대표이사 회장이 실질적으로 한진그룹의 총수 권한을 갖는다.
![[사진 = 연합뉴스]](https://megaeconomy.co.kr/news/data/20190425/p179565886713489_122.jpg)
한진칼 이사회는 "조 신임 회장 선임은 고 조양호 회장의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그룹 경영을 지속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조 신임 회장이 그룹 창업 정신인 수송보국(輸送報國)을 계승·발전시키고, 그룹 비전 달성을 차질없이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 신임 회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선대 회장님들의 경영이념을 계승해 한진그룹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 현장 중심 경영, 소통 경영에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한진그룹은 지난 8일 조 전 회장이 미국에서 급작스럽게 별세하면서 회장 유고 상황이 됐다. 그룹 경영권 향방에 관심이 쏠렸지만, 조 전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사장이 경영권을 승계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경영에 관여한 적이 있지만, 각각 '땅콩 회항'과 '물컵 갑질' 사건으로 경영에서 물러나면서 재기가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만 조 신임 회장이 실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선친의 지분을 안정적으로 상속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그룹 경영권 확보에 핵심인 한진칼 지분은 한진가가 28.8%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한진칼 지분은 조 전 회장이 17.84%(우선주 지분 2.40% 제외)로 가장 많고, 조원태(2.34%), 조현아(2.31%), 조현민(2.30%) 등 삼 남매가 각각 3% 미만을 갖고 있다.
하지만 조 전 회장 지분 상속 과정에서 막대한 상속세가 발생한다. 상속세 규모는 2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이유로 한진가가 자금 확보를 위해 상속 주식 일부를 처분해 현금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한진칼 지분까지 처분하는 경우 한진가 지분이 줄어들면서 KCGI, 국민연금의 지분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진다.
경영권 공고화의 관건은 한진칼 지분을 팔지 않고 상속세를 마련하는 것이다. 일각에선 조 신임 회장이 주식담보대출과 배당을 통해 상속세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 신임 회장은 2003년 8월 한진그룹 정보기술(IT) 계열사인 한진정보통신의 영업기획 담당으로 입사했으며 2004년 10월 대한항공으로 자리를 옮겨 경영기획팀, 자재부, 여객사업본부, 경영전략본부, 화물사업본부 등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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