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장찬걸 기자] 그동안 삼성전자에 밀려 글로벌 반도체 왕좌를 내줬던 인텔이 정상을 탈환할 수 있을까.
미국 인텔이 지난해 4분기 매출 실적에서 성전자에 뺏겼던 정상을 7분기만에 되찾았을 게 유력시된다.
![미국 인텔이 지난해 4분기에 180억달러(20조원)가 넘는 매출을 올리면서 삼성전자에 뺏겼던 정상을 7분기만에 되찾았을 게 유력시된다. [사진= 연합뉴스]](https://megaeconomy.co.kr/news/data/20190127/p179565850891582_362.jpg)
27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87억달러(약 20조9000억원)로, 전분기(192억 달러)보다 소폭 줄었으나 1년 전 같은 분기(171억 달러)보다는 9%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메모리 반도체 중심의 삼성전자가 시장의 수요 부진과 가격 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데 비해 비메모리 위주의 인텔은 그 영향권에서 벗어난 데 따른 것으로, 올해도 일단 인텔이 유리한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오는 31일 사업부문별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매출은 20조원에 미치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들어 삼성전자 관련 투자 리포트를 낸 9개 증권사의 반도체 매출 전망치 범위는 18조4000억∼19조4000억원이다.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지 않는 한 인텔에 뒤진다는 얘기다.
![SK하이닉스는 24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 40조4천451억원과 영업이익 20조8천438억원을 각각 올렸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작년 반도체 부문에서만 매출 84조원과 영업이익 45조원 안팎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https://megaeconomy.co.kr/news/data/20190127/p179565850891582_596.jpg)
삼성전자는 또한 4분기 어닝 쇼크로 인해 연간 영업이익 60조원을 처음 돌파할 것이라는 기대가 무산됐다.
인텔은 당초 작년 매출이 708억 달러(약 79조4000억원)라고 밝혔다. 이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 전망치 범위(85조9000억∼86조9000억원)의 하단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치였다.
하지만 올해 전문가들의 예상은 달라졌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다운턴(하강국면)이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인텔이 레이스 초반 승기를 잡은 것으로 평가됐다.
인텔은 올해 1분기 매출 전망치를 160억 달러(약 17조9000억원), 올해 전체 전망치를 715억 달러(약 80조1000억원)로 각각 제시했다.
국내 9개 증권사의 올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 전망치는 15조2000억∼17조5000억원, 올해 전체 전망치는 66조3000억∼78조2000억원이다. 모두 인텔보다 열세에 있다고 본 것이다.
최근 들어서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다시 관망세로 돌아섰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조기 회복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는데다 인텔의 공정전환 지연 사태가 장기화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더해지면서 섣불리 승부를 점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다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 강자로 자리매김한 SK 하이닉스 역시 후발주자로서 Top 5의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7년 2분기에 매출 기준으로 인텔을 처음 앞지르며 무려 24년간 반도체 업계에서 '황제'로 군림하던 인텔을 권좌에서 끌어내렸다. 특히 2017년 전체로도 1위를 차지했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연초이기 때문에 메모리와 비메모리 업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 "올해는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내년에는 삼성전자가 다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원조 반도체 강자 인텔과 현시점의 정상인 삼성전자, 신흥강자 SK 하이닉스의 반도체 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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