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강한결 기자] 세계 자동차 업계에 북극 한파보다 더 차가운 해고바람이 불고 있다. 세계 자동차 시장을 주름잡는 기업인 포드와 재규어랜드로버가 최근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GM의 구조조정 소식에 이은 것이라 자동차 업계가 느끼는 체감 한파는 더 매섭다.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 차세대 자동차로 꼽히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개발 등 업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자동차업체들이 잇따라 구조조정에 나서는 모습이다.
1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포드 자동차가 비용 절감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유럽에서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국제 모터쇼의 포드 자동차 [사진=연합뉴스]](https://megaeconomy.co.kr/news/data/20190111/p179565845310943_177.jpg)
신문은 포드가 유럽지역에서 공장폐쇄와 비인기 차종 생산중단에 나서면서 계획 중인 인력 감축 규모가 최대 수천 명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드의 유럽·중동·아프리카 담당 사장인 스티븐 암스트롱은 "우리는 유럽지역에서의 사업 변화를 위해 결정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드는 지난해 12월 독일 자를루이 공장에서 C-Max 콤팩트와 그랜드 C-Max 세단 생산중단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라 자를루이 공장은 기존 3교대에서 2교대로 운영되고, 1600명의 인력도 감축될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재규어랜드로버 역시 중국 시장 부진, 디젤차량에 대한 규제 등으로 실적이 부진해지자 대규모 직원 감축에 나선다.
10일 공영 BBC 방송에 따르면 재규어랜드로버는 전체 4만명 규모인 영국 내 고용인력의 8분의 1인 5000명을 감축하는 방안을 이날 발표한다.
최근 영국 자동차업계는 중국 시장 판매 부진, 디젤 차량 판매 감소, 브렉시트(Brexit) 이후 영국의 경쟁력 약화 우려 등에 시달리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의 경우 가장 수익성이 높은 중국 시장에서 최근 몇 달간 판매량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중국 소비자들이 고가 상품에 대한 소비를 줄인 데다, 중국 내 판매 네트워크에서 더 많은 인센티브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또한 폭스바겐의 '디젤 게이트' 이후 정부 규제 강화, 소비자들의 선호도 하락 등으로 재규어랜드로버 차량의 90%를 차지하는 디젤차 판매 역시 부진을 겪고 있다.
포드와 재규어랜드로버에 앞서 지난해 5월 한국 군산공장 폐지를 결정한 미국 자동차회사 GM 역시 대규모 구조조정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11월 GM은 북미 5개, 해외 2개 공장 생산중단을 결정했다.
![한국GM [사진= 연합뉴스]](https://megaeconomy.co.kr/news/data/20190111/p179565845310943_601.jpeg)
GM은 올해에도 미국에서 판매를 중단할 자동차를 생산하는 5개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거나 이들 공장에서 다른 차종 생산하는 방안을 마련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일 한국GM은 연구개발(R&D) 신설 법인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를 공식 출범했다. 기존 한국GM 전체 인원 1만3000명 가운데 엔지니어링과 디자인 부문 인력 3000여명이 신설 법인으로 소속이 변경됐다.
한국GM 관계자는 "신설 법인이 이날 공식 운영에 들어갔지만 직원들 휴가가 끝나는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하게 될 것"이라며 "일부 조직개편만 있을 뿐 사무실 등이 바뀌는 것은 아니어서 직원들이 체감하기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GM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GM이 군산공장을 폐쇄하고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19일 GM노조 측은 R&D 신설법인 출범을 반대하는 8시간 총파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둔화와 차세대 자동차로 꼽히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개발 등 업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자동차업체들이 잇따라 구조조정에 나서는 모습이다. 그같은 움직임을 전 세계 기업이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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