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의 책임있는 답변 없어...단일화 제안 진정성 폄하·왜곡"
등 돌린 안철수-윤석열...단일화 결렬 책임 놓고 '진실공방'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의 단일화 결렬을 전격 공식 선언했다.
안 후보는 20일 오후 1시 30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제부터 저의 길을 가겠다”고 선언하며 “저의 단일화 제안으로 혼란을 느끼셨던 국민들게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양해의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 후보께 본선거 3주의 기간 중 일주일이라는 충분한 시간을 드렸다”며 “단일화가 성사되지 못한 책임은 제1야당과 윤석열 후보에게 있음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결렬 책임을 국민의힘과 윤 후보에게 돌렸다.
아울러 “물론 저에 대한 비판의 소지도 있을 것”이라며 “겸허하게 수용하겠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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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20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결렬을 선언하고 있다. [안철수 유튜브 캡처] |
이로써 안 후보는 지난 13일 후보 등록 직후 윤 후보에게 여론조사 국민경선 방식의 단일화를 전격 제안한 지 일주일 만에 그 제안을 철회했다.
20대 대선 레이스에서 막판 최대 변수로 거론됐던 야권 단일화가 좌초되면서 이번 대선은 일단 다자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윤 후보 간 지지율의 박빙 구도가 이어질 경우 단일화 불씨가 언제든지 되살아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관측도 있다.
안 후보는 단일화 결렬 결심 배경과 관련, 국민의힘과 윤 후보 측의 책임을 돌리며 비판했다.
자신이 단일화 제안을 했던 데 대해선 “어떻게 해서든 단일화 프레임에 가두려는 정치 환경과 구도를 극복해보려는 고육지책이었고,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합쳐달라는 여론의 뜻을 받들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심 끝에 또 철수하려 하느냐는 비판과 조롱을 기꺼이 감수하면서 일주일 전에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 후보 단일화 제안에 승부수를 던졌던 것”이라며 “그런데 제 제안을 받은 윤석열 후보는 일주일이 지나도록 가타부타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기자회견으로 제 생각을 공개적으로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윤 후보의 뜻이라며 제1야당의 이런저런 사람들이 뛰어들어 제 단일화 제안의 진정성을 폄하하고 왜곡시켰다”며 “가짜 뉴스는 더욱 기승을 부렸고 일부 언론들은 더 적극적으로 편승했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심지어는 저희 당이 겪은 불행을 틈타 상 중에 후보 사퇴설과 경기지사 대가설을 퍼뜨리는 등 정치 모리배 짓을 서슴지 않았다”며 “국민의 열망을 담아내고자 한 제 진심은 상대에 의해 무참하게 무너지고 짓밟혀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생각하는 정치 상례는 후보인 제가 제안을 했으면 마땅히 윤 후보가 직접 대답하는 것이었지만 윤 후보의 책임 있는 답변은 오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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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부인 김미경 교수가 20일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
안 후보는 또 “지난 일주일간 무대응과 일련의 가짜뉴스 퍼뜨리기를 통해 제1야당은 단일화 의지도 진정성도 없다는 점을 충분하고 분명하게 보여주었다”며 “오히려 시간을 질질 끌면서 궁지로 몰아넣겠다는 뻔한 수법을 또 쓰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래서 상을 마친 어젯밤, 더 이상 답변을 기다리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야권후보 단일화 논의가 일주일만에 일단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지난 일주일 간 양당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증이 쌓이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13일 안 후보의 단일화 공개 제안 이후 양측에서는 꾸준히 물밑 대화를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고, 지난 16일엔 두 후보의 ‘빈소 대면’도 긍정적 기대감을 더한 상태였다.
하지만 이날 안 후보가 돌연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화 결렬'을 선언하며 국민의힘과 윤 후보를 향해 “정치 모리배” 등 거친 언사로 비난을 쏟아부으면서 두 사람의 단일화는 일단 결렬되고 말았다.
그 결별 배경을 두고 양당이 상반된 해석을 내놓으면서 진실공방까지 벌어지는 양상이다.
국민의당은 “윤 후보가 답변하지 않고, 제1야당은 진정성이 없다”고 주장하며 화살을 국민의힘과 윤 후보에게 돌렸으나 국민의힘은 “대화가 무르익으며 후보 간 회동까지 조율했었다”며 반박했다.
이에 단일화 결렬을 놓고 당분간 상호 진실공방과 책임론이 뒤섞이며 공방이 격화될 조짐이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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