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달 전이 과정서 성공적 발사‧관제‧항행으로 연료절감 성공
2025년 두 차례 개기월식에 배터리 방전될 가능성은 변수
연장기간에 영상획득 지역 확대‧보완관측‧추가 검증시험 등 시행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우리나라의 첫 달 탐사선 ‘다누리’가 임무기간을 연장하며 이름에 담긴 의미 대로 ‘달을 남김없이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27일 달 탐사 사업 추진위원회를 통해 다누리의 임무운영 기간을 당초 계획인 1년에서 3년으로 연장했다고 밝혔다.
![]() |
▲ 다누리 본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
위원회의 이번 결정은 그간 다누리의 관측 결과와 잔여 연료량, 연구자들의 요구를 종합해 이뤄졌다.
이에 따라 다누리의 임무기간은 당초 계획이었던 올해 1월부터 12월까지 1년 동안에서 2025년 12월까지 3년 간으로 세 배나 큰 폭으로 늘어나게 됐다.
국‧내외 연구자들은 국내 최초 달 뒷면 촬영 등 다누리의 관측결과가 우수하고 임무수행을 위한 연료량도 여유가 있다며 달 탐사 연구성과 확대를 위한 임무기간 연장을 요구해왔다.
당초 계획된 1년의 임무운영 기간에는 제한된 범위의 자료획득만 가능했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임무기간을 연장하면 달 표면 촬영 영상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고, 자기장측정기‧감마선분광기의 보완관측을 진행하는 등 성과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
▲ 다누리의 6개 임무 탑재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
임무기간 연장을 위해서는 잔여 연료량이 최대 관건이다. 그런데 다누리는 지구-달 전이 과정에서 성공적인 발사‧관제‧항행으로 약 30kg의 연료를 절약했다. 전이 과정에서 당초 최대 202.64㎏을 소모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172.92kg만 소모해 임무운영 간 연료의 여유가 있는 상황으로 예상된다.
항우연은 임무기간 연장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다누리의 잔여 연료량과 본체 부품에 대한 영향성을 분석했으며 그 결과 2025년까지 연장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임무궤도 진입 후 작년 12월 27일 기준 다누리의 잔여연료량은 약 86kg이었다. 연간 연료사용량이 약 26~30kg인 것을 고려하면 2년의 임무연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본체 부품도 임무연장 시 태양전지판과 배터리가 노후화되는 2025년에 일간 임무시간이 단축되는 것 외에는 2025년까지 임무운영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25년에는 태양광 발전이 불가능한 개기월식이 두 차례(25년 3월 14일과 9월 7일) 있을 것으로 예상돼 다누리의 배터리 방전으로 임무수행이 조기종료 될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 |
▲ 다누리 탑재체 성과활용의 주요 목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
태양전지판의 생성 전력과 배터리 용량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줄어든다. 내년까지 2년 동안은 하루종일 운영이 가능하지만 2025년에는 하루 최대 16시간까지만 임무수행이 가능할 것으로 항우연은 예상했다.
이같은 판단 자료를 근거로 달 탐사 사업 추진위원회는 다누리의 임무운영 기간을 2년 연장한 ‘달 궤도선 다누리 임무운영 기간 연장 및 향후 운영계획안’을 이날 심의‧확정했다.
다누리에는 6개의 탑재체가 실려 임무를 수행 중인데, 미 항공우주청(NASA) 탑재체(섀도우캠)를 제외한 5개의 과학탑재체는 국내의 연구기관과 학계에서 직접 개발한 것이다.
다누리는 올해 12월까지는 당초 계획한 달 착륙 후보지 탐색, 달 과학연구, 우주인터넷기술 검증 등의 임무를 수행하게 되고, 내년부터 연장된 2년 동안에는 영상획득 지역을 확대하고 보완관측 및 추가 검증시험 등을 수행할 계획이다.
![]() |
▲ 다누리 임무기간 연장에 따른 6개 탑재체 추가 임무운영 계획.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
탑재체별 임무운영 계획을 보면, ‘고해상도 카메라’(항우연 개발)는 올해 달 착륙 후보지 43곳 촬영에 이어, 임무연장 기간에는 50곳 이상의 달 착륙 후보지를 추가 촬영하고 달 중위도(+60°~-60°) 지역도 전체 촬영할 예정이다.
‘편광 카메라’(한국천문연구원 개발)는 올해 달 중위도 지역(+60°~-60°)의 편광영상을 얻은 데 이어, 임무연장 기간에는 60°이상 달 고위도 지역의 편광영상도 획득할 계획이다.
‘자기장 측정기’(경희대 개발)는 올해 달 주변 자기장 측정자료를 얻은 데 이어, 임무연장 기간에는 보다 자세한 자기장 지도와 달 내부구조‧형상 획득을 위한 달 주변 자기장 보완관측을 수행할 예정이다.
‘감마선분광기’(한국지질자원연구원 개발)은 올해 감마선‧방사선 자료 획득으로 5종의 원소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임무연장 기간에는 감마선‧방사선 보완관측을 통해 10종 이상의 원소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섀도우캠’은 올해 달 위도 81.5° 이상의 고위도 지역 내 주요 영구음영지역을 촬영할 계획이고, 임무 연장기간에는 달 위도 75° 이상의 전 지역을 촬영할 예정이다.
‘우주인터넷 탑재체’(한국전자통신연구원 개발)는 올해 자료전송 기술검증시험을 실시하고, 임무 연장기간에는 탑재체 성능유지 검증시험을 수행할 계획이다.
![]() |
▲ 다누리의 달 표면 촬영 결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
다누리 임무운영을 통해 획득한 탐사자료는 2026년까지 달 착륙 후보지 3차원 지형 영상, 달 표면 원소‧자원 지도 등을 제작하는데 활용하고, 국내 연구자들이 창의적인 융합연구를 수행하는데도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앞으로 달, 화성, 소행성 등 우주탐사 시 생성되는 자료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분석까지 수행할 수 있는 우주탐사 자료시스템도 2026년까지 구축할 계획이다.과기정통부 조선학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이번 임무운영 기간 연장을 통해 ‘다누리’라는 이름 그대로 남김없이 달을 누리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며 “다누리가 연장된 기간까지 임무를 차질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다누리는 국가우주개발중장기계획에 따라 2016년부터 개발한 우리나라 최초의 달 궤도선이다.다누리 개발을 통해 우리나라는 심우주 항행에 필요한 탄도형 달 전이방식(BLT)의 궤도운영능력을 확보하고 대용량 고추력 추진시스템을 국산화했으며, 심우주 통신에 필수적인 직경 35m의 대형 심우주 통신용 안테나를 구축함으로써 향후 본격적인 우주탐사에 필요한 기반을 갖출 수 있었다.
![]() |
▲ 다누리의 지구 위상변화 관측 촬영 결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
다누리는 과기정통부의 달 탐사선 명칭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이름이다. 순 우리말인 ‘달’과 누리다의 ‘누리’가 더해진 이름으로, 달을 남김없이 모두 누리고 오길 바라는 마음과 최초의 달 탐사가 성공적이길 기원하는 의미가 담겼다.
다누리는 2022년 8월 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X사의 팰콘9 발사체에 실려 성공적으로 발사됐고 이후 정상적으로 분리된 뒤 탄도형 달 전이궤도(BLT)에 진입했다.
이후 성공적 궤적수정으로 당초 예상했던 총 9회보다 5회나 적은 최종 4회의 궤적수정기동(TCM)만으로 같은 해 12월 27일 달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발사한 지 4개월 22일만이었다.
다누리가 달 궤도 진입에 최종 성공함에 따라, 우리나라는 달 궤도선을 개발해 달까지 도달할 수 있는 진정한 우주탐사 역량을 확보하며 7번째 달 탐사 국가로 도약했다.
당초 다누리는 임무궤도 진입 과정에서 총 5회의 달 임무궤도 진입기동(LOI)를 수행할 예정이었으나 3회의 수행만으로 목표 궤도에 도달하는 데 성공했다.
다누리는 TCM, LOI 횟수 감소 등의 성공적인 여행으로 항행 과정에서 연료를 예상(260㎏)보다 65%인 167㎏의 연료만 사용하며 93kg나 절약할 수 있었다.
![]() |
▲ 다누리의 최초 지구-달 촬영 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
다누리는 전이궤도 항행 중이던 22년 8월 26일 지구로부터 약 124만km 거리에서 고해상도 카메라로 지구와 달이 함께 있는 사진을 촬영했고, 다른 탑재체인 자기장측정기는 다누리 발사 후 약 5시간 뒤, 지구자기장의 경계면(자기권계면)을 관측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다누리는 또 올해 1월 2일부터 2월 3일까지 약 1개월 간의 시운전운영기간 중, 달 임무궤도(달 상공 약 100km) 상에서 달 표면을 고해상도 카메라로 촬영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