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석화, 공급과잉에도 멈추기 어려운 '생존형 가동'
조선·방산, 수주 호황에도 필수 공정만…납기 맞춤 '선별 운영'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추석 연휴를 맞는 국내 중후장대(무겁고, 길고, 크고) 제조업 공장의 풍경이 업종별로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철강·석유화학은 중국발 공급 과잉과 내수 부진에도 고로와 나프타분해시설(NCC)을 쉽게 멈출 수 없어 추석 기간에도 상당수 설비를 계속 돌리는 반면 수주 호황을 누리는 조선·방산은 오히려 필수 공정을 제외하고 대부분 휴무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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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챗GPT4] |
같은 ‘연휴 가동’이라도 속사정은 다른 것이다. 철강·석유화학은 공장을 세웠다가 다시 돌리는 데 드는 비용과 공정 부담 때문에 수익성이 낮아도 설비를 유지해야 하는 ‘생존형 가동’ 성격이 강하다.
반면 조선·방산은 밀린 일감이 많더라도 모든 생산공정을 24시간 돌리는 산업은 아닌 만큼 납기와 공정 일정에 맞춰 필요한 인력만 투입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롯데케미칼 등 주요 철강·석유화학 업체들은 추석 연휴에도 핵심 생산설비를 정상 또는 평시 수준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반면 HD현대와 삼성중공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은 대부분 휴무에 들어간다.
◆ 철강업계, 불황에도 고로는 '연중무휴'
철강업계에서는 고로를 중심으로 추석 연휴에도 생산라인 가동이 이어진다.
고로는 한 번 가동을 중단하면 재가동까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시황이 좋지 않더라도 연속 가동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따라 주요 철강사들은 연휴 기간에도 고로 중심의 조업을 유지하되, 공장별 생산 방식과 설비 특성에 따라 가동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현장 조업은 추석 연휴에도 정상적으로 운영된다”며 “올해 상반기보고서 기준 가동률이 약 90% 수준이라는 점을 참고하면 연휴 기간 가동 상황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 역시 고로는 연중무휴로 정상 가동한다. 다만 인천·포항공장은 연휴 기간 휴무에 들어가는 등 생산시설별로 운영 일정을 달리할 예정이다.
반면 전기로를 기반으로 하는 동국제강은 고로 업체보다 생산량 조절에 상대적으로 유연하다.
전기로를 사용하는 동국제강은 상대적으로 생산 조절 여지가 크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전기로 기반 회사여서 고로보다 휴·가동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며 “시장 상황과 수익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가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기로 기반 회사여서 고로보다 휴·가동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며 “시장 상황과 수익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가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화학업계, 시황 부진에도 NCC는 계속 돈다
석유화학업계도 비슷하다. NCC(나프타 크랭킹 센터)는 나프타를 고온에서 분해해 에틸렌·프로필렌 등 석유화학 기초원료를 생산하는 설비다. 정기보수나 고장 등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연속 가동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NCC는 정기보수 등 특별한 이슈가 없으면 365일 가동한다”며 “추석에도 시황을 감안해 정상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NCC 설비를 보유하지 않은 한화솔루션도 연휴 기간 별도의 가동 일정 변경 없이 생산시설을 운영한다. LG화학은 현재 70~80% 수준인 가동률을 추석 연휴에도 유지할 예정이다.
중국발 공급과잉과 내수 부진으로 범용 석유화학 제품의 수익성이 악화한 상황에서도 주요 설비는 계속 돌아가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량을 줄이더라도 NCC 운영 부담이 적지 않아 완전 셧다운보다는 가동률 조정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 조선업계, 수주 호황에도 필수 공정만 가동
반면 수주잔고가 두터운 조선업계는 연휴라고 해서 생산시설 전체를 풀가동하지는 않는다.
조선은 철강 고로나 화학 NCC처럼 설비를 연속 가동해야 하는 장치산업과 달리 선박 건조 공정과 인력 투입 일정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HD현대 관계자는 “명절에는 일부 필수 공정 인력을 제외하고는 출근하지 않는다”며 “수주 물량에 맞춰 꼭 필요한 공정만 진행한다”고 말했다. 현재 가동률이 100% 안팎인 만큼 별도의 추가 대응 계획도 없다는 설명이다.
삼성중공업 역시 설비 정비 인력 등을 제외하면 추석 연휴에는 대부분 휴무에 들어간다.
한화오션은 임금·단체협상이라는 변수가 있다. 회사 관계자는 “조선업계에서 임단협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곳이 있어 노조 파업 등에 따른 주요 생산설비 가동 중단과 생산 차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 방산, 수주 늘어도 '무조건 풀가동'은 아니다
방산업계도 대규모 수출 수주에도 연휴 전체를 생산에 투입하는 모습은 아니다.
주문이 늘었다고 해도 방산 제품은 공정별 생산 일정과 납기, 인력 투입 계획에 따라 생산이 이뤄지는 만큼 조선과 마찬가지로 연휴 기간 전면 풀가동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일부 필수 공장을 가동할 수 있지만 대부분 사업장은 추석 연휴에 휴무를 실시한다.
현대로템은 납기 일정에 맞춰 생산계획을 조절하고 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생산은 상황에 따라 최적화해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으며 적기 공급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생산계획은 보안상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추석 제조업 현장은 ‘공장을 돌린다=호황’이라는 공식이 반드시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철강·석유화학은 시황 부진에도 멈추기 어려워 공장을 돌리고, 조선·방산은 일감이 많아도 공정과 납기에 맞춰 연휴 가동을 조절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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