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정창헌 기자] 녹내장은 진단을 받는 순간 많은 환자들이 ‘실명’이라는 단어를 먼저 떠올리는 질환이다. 한 번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이 어렵고, 치료가 늦어질 경우 시야 손상이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녹내장 진단이 곧 실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조기에 발견하고 꾸준히 관리하면 진행 속도를 늦추고 오랜 기간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질환이다.
![]() |
| ▲ SNU청안과 김성아 원장 |
녹내장은 시신경이 서서히 손상되면서 시야가 좁아지는 만성 안질환이다. 초기에는 통증이나 뚜렷한 시력 저하가 거의 없어 스스로 알아차리기 어렵고, 중심 시야는 비교적 늦게까지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환자는 “잘 보이는데 왜 녹내장인가”라는 의문을 갖기도 하지만, 검사상 시신경 손상이나 시야 결손이 확인된다면 이미 질환이 시작된 상태일 수 있다.
녹내장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완치’라는 개념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다. 녹내장 치료의 목표는 손상된 시신경을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추가 손상을 막고 남아 있는 시야를 최대한 오래 보존하는 데 있다. 따라서 녹내장은 한 번 치료하고 끝나는 질환이 아니라, 혈압이나 당뇨처럼 장기간 관리가 필요한 질환으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치료는 주로 안압 조절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안압은 시신경 손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 요인으로, 환자 개인의 시신경 상태와 진행 정도에 따라 목표 안압을 설정하고 이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관리한다. 초기에는 안압 하강 안약을 꾸준히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필요에 따라 레이저 치료나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기도 한다.
다만 안압 수치만으로 녹내장을 판단하거나 관리할 수는 없다. 특히 한국인에게는 정상 범위의 안압에서도 시신경 손상이 진행되는 정상안압녹내장이 적지 않다. 따라서 안압 검사뿐 아니라 시신경 모양, 망막신경섬유층 두께, 시야 변화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하며, OCT 검사와 시야검사 등을 통해 질환의 진행 여부를 정기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녹내장 관리에서 환자의 역할도 중요하다. 증상이 없다고 안약을 임의로 중단하거나 검진 간격을 놓치면 질환이 조용히 진행될 수 있다. 반대로 의료진과 꾸준히 소통하며 치료 반응을 확인하고, 안약 사용 여부와 생활 습관,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치료 계획을 조정하면 시력 보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녹내장은 환자마다 진행 속도와 위험 요인이 다르다. 가족력, 고도근시, 당뇨나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 안압 변동 폭, 시신경 구조 등에 따라 관리 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 같은 녹내장 진단을 받았더라도 어떤 환자는 안약 하나로 안정적으로 관리되지만, 어떤 환자는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결국 녹내장 치료는 환자와 의료진이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맺고 함께 관리해나가는 과정이다. 실명에 대한 막연한 공포로 진료를 피하기보다, 자신의 눈 상태를 정확히 이해하고 정기적인 검진과 치료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녹내장은 완전히 없애는 질환은 아니지만, 꾸준한 관리로 삶의 질을 지킬 수 있는 질환이기도 하다.
SNU청안과 김성아 원장은 “녹내장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곧바로 실명을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증상이 없다고 가볍게 여겨서도 안 된다”며 “녹내장은 완치보다 진행 억제가 중요한 질환이기 때문에 환자 개인의 시신경 상태에 맞는 장기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료진과 꾸준히 소통하며 정기 검진과 치료를 이어간다면 불필요한 공포를 줄이고, 남아 있는 시야를 안정적으로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짚었다.
[ⓒ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