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씽·시그닉 앞세워 美 공략…태광 자체 브랜드 SIL과 역할 분담 주목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태광그룹 편입 후 첫 대형 브랜드 재편이다. 애경산업이 성분 중심 스킨케어 브랜드 '원씽(ONE THING)'을 완전히 품고 화장품 중심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생활용품 기업 이미지를 벗고 글로벌 토탈 뷰티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 아래 스킨케어를 핵심 성장축으로 낙점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원씽 흡수합병이 단순한 자회사 정리를 넘어 태광 체제 애경산업의 첫 승부수라는 평가와 함께, 향후 태광그룹 내 뷰티 포트폴리오가 어떻게 재편될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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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경산업이 스킨케어 브랜드 '원씽'을 완전히 품고 화장품 중심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챗GPT4] |
18일 화장품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애경산업은 최근 자회사 ‘원씽’(ONE THING)과의 흡수합병을 완료했다. 지난 2022년 원씽을 인수한 지 약 4년만이다.
원씽 합병 배경에는 성분에 대한 소비자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효능과 원료 중심의 제품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스킨케어 시장의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특히 원씽은 병풀과 어성초, 인진쑥 추출물 등 화장품의 핵심 성분에 집중하는 브랜드 철학을 앞세워 성장해 왔다. 애경산업은 이 같은 브랜드 정체성과 성장성을 높게 평가해 스킨케어 사업 확대의 핵심 축으로 낙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합병은 태광그룹 편입 이후 추진 중인 사업 구조 재편과도 맞물려 있다.
앞서 애경산업은 올해 3월 태광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뒤 '글로벌 토탈 뷰티 기업' 비전을 제시했으며, 화장품 사업 비중을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의 32% 수준에서 오는 2028년까지 5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이를 위해 애경산업은 최근 화장품 사업 조직을 세분화해 스킨케어 사업부를 신설하고,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마케팅 조직도 새롭게 구축하는 등 화장품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 및 사업 체계 재정비를 진행하고 있다. 원씽과의 합병 역시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에서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애경산업은 화장품 중심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애경산업은 시그닉(Signiq)과 원씽 두개 브랜드를 중심으로 미국 사업 확대에 역점을 두고, 생활용품은 케라시스와 바디 브랜드(럽센트/샤워메이트 등)들을 글로벌로 키운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종대·김건우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주요 사업들을 글로벌로 키우기 위해 마케팅 부문이 신설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디지털·글로벌 마케팅 조직을 중심으로 약 30명의 인력을 확보했으며, 마케팅, 스킨케어, 헤어케어 각 부문장을 모두 외부에서 영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이어 “마케팅비를 전체 매출의 5%에서 9%까지 크게 올리면서 글로벌/디지털 마케팅 역량을 제고하고, 당분간 마진보다는 매출 증대에 사업 무게 중심을 둘 계획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애경산업은 이번 원씽의 흡수합병 이후, 원씽을 포함한 스킨케어 브랜드 전반에 대한 포트폴리오 점검과 중장기 성장 로드맵 수립을 진행하고, 브랜드별 차별화된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원씽의 경우 향후 브랜드 정체성 재정립을 통해 단순 성분 중심 브랜드를 넘어 미니멀하면서도 감도 높은 글로벌 스킨케어 브랜드로 포지셔닝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브랜드 대표 제품인 병풀 라인을 중심으로 클렌저과 크림 등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브랜드 헤리티지를 강화하는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애경산업 내 스킨케어 사업 조직과의 협업을 통해 브랜드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애경산업의 영업·마케팅·연구·생산 전문성을 기반으로 국내외 채널 전략 고도화 및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성장 기반 구축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애경산업은 원씽이 가진 ‘성분 중심 스킨케어’ 정체성을 더욱 강화하는 동시에 소비자들이 자신의 피부 고민에 맞는 솔루션을 선택할 수 있도록 브랜드 경험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특정 브랜드를 벤치마킹하기보다는 원씽만의 차별화된 브랜드 철학과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K-스킨케어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애경산업의 행보에 대해 화장품업계는 최근 스킨케어 시장 변화와 맞물린 전략적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태광그룹 편입 이후 애경산업과 태광의 화장품 사업이 어떤 관계를 형성할지 여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이는 애경산업이 화장품 비중 확대를 선언한 것과 별개로 태광그룹이 자체 화장품 브랜드 사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태광그룹은 지난 1일 신설 코스메틱 계열사 실(SIL)이 첫 브랜드 ‘사핀(Safin)’을 론칭하고 스킨케어 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SIL의 경우 신규 브랜드 기획과 브랜딩, 콘텐츠 마케팅, 디지털 기반 소비자 소통에 집중하는 방식을 통해 프리미엄 스킨케어를 중심으로 새로운 브랜드와 사업 모델을 빠르게 실험하고 전개하는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태광그룹은 두 회사를 뷰티 사업의 양 축으로 운영하며 글로벌 K-뷰티 시장 공략과 B2C 사업 확대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태광그룹 차원에서 애경산업과 자체 화장품 사업 간의 균형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가 향후 중요한 포인트"라며 "화장품 시장 경쟁이 워낙 치열한 만큼 그룹 후광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려우므로 대표 제품과 마케팅 역량이 브랜드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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