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나노 반도체 세계 최초 양산...'초격차 기술'로 TSMC 제치나

전기전자·IT / 김형규 / 2022-06-30 17:04:59
기존 ‘핀펫’ 방식 한계 극복한 GAA 기술 적용

삼성전자가 세계 첫 3나노(nm) 반도체 양산에 성공했다. 세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계 1위인 대만 TSMC보다도 먼저 이룬 성과다.

이는 기술적 우위를 선점해 TSMC를 따라잡겠다는 삼성전자의 전략으로 해석된다. 반면 반도체 미세 공정 단위보다 수율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왼쪽부터) 정원철 상무와 구자흠 부사장, 강상범 상무가 화성캠퍼스 3나노 양산라인에서 3나노 웨이퍼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30일 세계 최초로 GAA(게이트 올 어라운드) 기술을 적용한 3나노 파운드리 공정 기반의 초도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성과는 최근 이재용 부회장의 네덜란드 ASML 본사 방문과 반도체 부문 임원진 교체 등 삼성의 반도체 경영 쇄신 노력과도 맞물린 결실로 해석되고 있다.

3나노 공정은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도 가장 앞선 기술로 알려져 있다.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GAA 신기술을 적용한 3나노 공정은 전 세계 파운드리 업체 중 삼성이 유일하다.

반도체는 회로의 선폭의 단위가 작아질수록 더 많은 소자를 집적할 수 있어 고성능으로 분류된다. 현재 스마트폰 등에 널리 사용되는 반도체는 주로 5나노 공정이며 최신 고성능 제품엔 한 급 위인 4나노 공정 반도체가 탑재된다.

3나노 반도체는 칩 회로 선폭이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3 수준임을 의미한다. 삼성은 이 같은 초미세 공정에 기존 ‘핀펫(fin-fet)’ 방식 대신 업계 최초로 GAA 기술을 적용했다.

반도체에서 게이트는 트랜지스터의 전류가 흐르는 채널을 제어하는 장치다. GAA는 이 채널의 아랫면까지 총 4개 면을 게이트가 모두 둘러싸는 방식을 뜻한다. 이를 통해 채널의 3개 면만 감싸는 핀펫 구조보다 전류 흐름을 더욱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기술로 알려져 있다.

또 채널을 얇고 넓은 나노시트 형태로 구현한 독자적 멀티 브릿지 채널 FET(MBCFET) GAA 구조를 사용해 전력 효율을 더 높일 수 있게 했다. 나노시트의 폭을 조정하면서 채널의 크기를 다양하게 변경할 수 있고 전류도 더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에 따르면 3나노 GAA 1세대 공정은 기존 5나노 핀펫 공정과 비교해 전력을 45% 절감하고 성능을 23% 높였다. 또한 면적은 16%가량 작아졌다. GAA 2세대 공정에서는 전력이 50% 절감, 성능은 30% 향상되고 면적은 35% 축소될 예정이다.

나노시트 GAA 구조 적용과 함께 3나노 설계 공정 기술 공동 최적화(DTCO)를 통해 소비전력‧성능‧면적(PPA)를 극대화했다.

삼성은 3나노 공정의 고성능 컴퓨팅(HPC)용 시스템 반도체를 초도 생산한 데 이어 모바일 SoC(통합형 칩) 등으로 확대해 파운드리 서비스 시장을 주도해나갈 방침이다.
 

▲ 삼성전자 화성 캠퍼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의 적극적인 초미세 공정 반도체 개발은 파운드리 업계 1위인 TSMC를 따라잡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삼성은 D램 메모리, 낸드 플래시 메모리 등 메모리 반도체 분야 1위를 지키고 있지만 파운드리 업계 진출은 지난 2017년으로 다소 늦은 편이다. 반면 TSMC는 1987년 설립 당시부터 위탁생산에 주력해온 기업으로 파운드리 업계 선두를 놓친 적이 없다.

이에 삼성이 주력 무기로 내세운 건 기술력이다. TSMC와 달리 삼성은 설계 능력까지 갖춘 IDM 제조사로 분류된다. 기술력을 앞세워 초미세 공정 반도체를 개발‧선점해 1위와의 격차를 줄여나가겠다는 행보다.

하지만 업계에선 미세 공정 기술력보다 수율을 높이는 게 급선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반도체 완성품의 양품 비율인 수율 측면에서 TSMC와 삼성의 격차는 아직 큰 것으로 보인다. 


대형 고객사인 퀄컴의 경우 내년부터는 자사 ‘스냅드래곤 8 Gen 2’ 칩셋 생산을 삼성에서 TSMC로 변경한다고 전해졌다. 

 

업계는 특히 이 칩셋이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에 주로 탑재되므로 향후 삼성 매출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 역시 자사 칩셋을 아이폰 6까지는 삼성‧TSMC에 함께 위탁하다 아이폰 7부터 TSMC에 전량 맡기고 있다.
 

구글‧테슬라‧IBM 등이 여전히 삼성의 고객사로 남았으나 초미세 공정 반도체를 필요로 하는 기업들은 아니다. 


삼성 관계자는 이 같은 수율 문제에 대해 “4나노 공정까지도 수율에 있어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한 바는 없다”며 “(3나노 공정 파운드리도) 양산을 시작했으니 일정 수준이 됐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일축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의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 ASML CEO(왼쪽), 마틴 반 덴 브링크 ASML CTO(오른쪽)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한편 삼성은 최근 반도체 경영 쇄신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반도체 초미세 공정에 필수인 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ASML 네덜란드 본사를 방문해 경영진과 협력을 논의했다.

이달 초에는 DS 부문 신임 반도체 연구소장과 파운드리 제조기술센터장, 파운드리 기술혁신팀장 등 반도체 부문 핵심 임원진을 교체하기도 했다.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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